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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장학생으로 한 학기를 마친 후, 이 글을 쓰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제 목표와 꿈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어릴 적의 저는 작은 세상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제가 하교할 시간이 지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아 어머니가 찾아 나서시면 저는 길가에 쪼그려 앉아 작은 꽃이나 개미가 지나다니는 것을 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꽤 자주 그랬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우주라는 큰 세상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우주비행사가 나타났을 때였죠. 우주에 관한 정보를 알아갈수록 우주는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그에 비해 ‘나’는 정말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전까지 내가 인식하는 세상은 내가 본 것이 다였는데 우주를 알고 나의 세상은 더욱 커져갔고, 내가 인지하는 작은 세상의 크기는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과학에 대한 흥미가 높아진 중학교 시절, 세포를 마주했습니다. 이론상으로 마주한 것이었지만, 제가 느낀 세포는 하나의 작은 사회였고 세포 하나하나가 모여있는 사람 혹은 생명체는 또 하나의 작은 우주였습니다.


이 분야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생명화학공학과에 진학하려 했지만, 성적이 맞지 않아 차선으로 식품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생명 과목이 그 학과에도 있어서 후회하지 않는 학과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방학 때 과사무실에서 학생들끼리 모여서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을 때는 교수님이 오셔서 알려주시고 도와주시기도 했습니다. 2년의 공부를 마치고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졸업하는 해에 코로나 시즌이 걸려 취업의 문이 너무나도 좁아졌습니다. 졸업 후, 자격증 준비와 계약직 사무보조 일을 하다가 취업 준비를 다시 하는 시간이 3년 정도 흘렀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저는 딱히 꿈이라고 할 만한 목표가 없었습니다. 계약 기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작년 6월, 실업급여를 받으며 마음처럼 되지 않던 구직 생활을 이어갈 생각이던 저에게 편입을 알아보라며 조언을 해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취업도 되지 않고 학비가 걱정인 저에게 방송대는 어떠냐며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2024년도 2학기 편입 신청 기간이 얼마 안 남았을 때여서 서둘러서 편입 신청을 하고, 방송대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저의 편입 계기는 4년제 학위 취득과 학비가 비싸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업급여도 받고 구직도 알아보는 와중, 첫 번째 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일단 시작했으면 열심히 하자는 마음에 초반에는 강의를 열심히 들었지만 역시 혼자 공부하는 것은 나름대로 어려웠고 시험 기간이 한 달 정도 남았을 때가 되어서야 부랴부랴 강의도 듣고 문제도 풀어보며 준비했습니다.


기초지식이 있으니까 괜찮을 것이라며 설렁설렁 준비하던 것이 후회되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학점 관리를 망치겠다는 생각에 다음 학기에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동안에도 구직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안 되어서 심란해하던 찰나 학교공고에 출판문화원 근로장학생을 뽑는다는 글을 보았고 지원해 근로장학생이 됐습니다.


근로장학생으로 한 학기를 마친 후, 이 글을 쓰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제 목표와 꿈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학생 시절 찾았던 저의 우주는 생명체이자 사람이었고, 식품 관련 학과를 다니며 이제 새롭게 목표가 생겼습니다. 어느 식품 분야에서 취업하든지 저의 손이 닿는 식품을 섭취하는 분들에게, 다른 많은 우주에게 저의 손길이 이롭고 좋은 영향을 드릴 수 있기를, 그것이 제 목표가 됐습니다. 저의 수많은 우주가 되어주실 여러분, 오래도록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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