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별자리를 지나 MBTI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사람의 성격을 4가지에서 16가지로 분류하게 됐으니, 우리는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1학기 종강을 맞아 방송대 진로·심리상담실에서 ‘나를 알고 상대를 이해하는 MBTI 워크숍’(이하 MBTI 워크숍)을 4회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했다.
MBTI 워크숍은 6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4회에 걸쳐 줌으로 진행됐다. 회차별로 40명, 모두 160명의 학우가 참여했다. 학우들이 학업에 열의가 넘치다 보니 이번 워크숍도 조기에 정원이 마감됐다.
MBTI 워크숍은 조별로 네 가지 선호 지표를 소개하고, 각 지표별 특징을 알고, 스스로를 알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조별 토론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약도를 하나 그리더라도 성향에 따라 완벽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는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는 해냈다. 아무 탈 없이 마무리된 것이다. 
방송대의 특성상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의 학우들을 만날 수 있지만, 타인의 감정에 무딜 것처럼 보이는 희끗한 머리의 남성 학우들을 이 워크숍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은 젊은 20대들에게도, 장년의 40~50대들에게도 관심 사항이리라. 워크숍에 참여해 보니 누구나 자신을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한다는 걸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편견 없이 타인을 대해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 당연한 일도 가끔은 무뎌질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워크숍 같은 자극이 세상을 올바로 볼 수 있는 시선을 갖추게 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방송대가 이런 프로그램을 더 자주 제공해 주면 좋을 것 같다.
MBTI 워크숍은 줌으로 진행됐다. 온라인 진행은 매우 큰 장점이 있다. 방송대처럼 전국에 퍼져있는 학우들을 연결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다. 이는 우리 대학이 가진 네트워크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지만, 아쉬움도 있다. 이번 워크숍 같은 행사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진행된다면, 더 많은 학우들이 참여해 실제 얼굴을 서로 마주 보면서 정보도 교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이점이 클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오프라인에서 이런 활동을 한번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다. 지역대학이 가지는 물리적 한계를 가끔 방송대 게시판에서 느낄 수 있으니, 그런 소외감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지방 소멸 시대를 살고 있지 않은가.
FP(감정과 인식 기능을 주로 사용하는 성격을 지닌 유형)들은 TJ(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는 성격 유형)를 향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마음이 없다.”, “친절하지 못하다.”, “차갑다.”, “이해부터 해주면 안되나” 등의 이야기다. 성황리에 진행된 이번 워크숍에 참여해 얻은 수확을 표현한다면, 분명한 TJ인 나는 “이해는 하지만 해결이 먼저 아니겠냐”라고 말하고 싶다.
부산=김혜린 학생기자 rapindrum@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