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령대가 전국 각지에서 모이는 방송대에서 학우들은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 자치활동을 하는 학생회, 취미를 함께 하는 동아리 등 다양한 모임에서 활동하며 성희롱·성폭력 등의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성희롱·성폭력의 유형이 딥페이크나 SNS 등 디지털 매체와 플랫폼을 통해 진화해가는 등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매년 국가기관 구성원 전원은 폭력예방교육을 의무로 이수해야 하는데, 방송대 인권센터(인권센터장 이석호) 실무진을 만나 궁금한 점들을 Q&A로 풀어봤다. 인권센터 실무진은 방송대생이 연 1회 온라인으로 수강해야 하는 ‘폭력예방교육’(성폭력·가정폭력 각 1시간 이상씩)을 이번 여름방학 동안 꼭 이수하기를 권유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폭력예방교육은 어떤 교육인가요
폭력예방교육은 △성희롱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 등 4개의 큰 주제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폭력으로부터 구성원을 보호하고, 폭력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건강한 인권존중문화 조성을 하기 위한 온라인 교육입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고, 주변에 그런 사람도 없는데 꼭 들어야 하나요
대학생이라면 모두 들어야 합니다. 학점과는 무관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매년 이수해야 하는 교육이죠. 올해 들었다고 해서 내년에 안 들어도 되는 교육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현재 국내 모든 대학과 공공기관 구성원들은 의무 이수하고 있고, 사기업 중에도 시작한 곳이 많이 생겼고요. 생각해 봅시다. 지금은 피해자가 없어 보여도,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어요. 또 누군가를 도울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요. 폭력예방교육을 받으면 무엇이 문제이고 또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도움이 될지도 배울 수 있습니다.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 예방 차원에서 꼭 들으셔야 합니다.
교육 내용은 무엇인가요
폭력예방교육은 크게 말씀드리면 ‘나를 지키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다룹니다. 누구나 폭력 상황에서 피해자, 행위자, 주변인이 될 수 있잖아요? 교육에서는 폭력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또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처럼 다른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전반적으로 나와 너, 우리 사회의 관계상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이야기들입니다. 실제 강의에 나오는 사례를 설명하면 강의를 들으실 때 흥미가 떨어질 테니 동화로 예를 들어볼게요.『선녀와 나무꾼』에서 선녀의 날개옷을 숨겨 가정을 이룬 건 가정폭력일까요?『흥부 놀부』에서 놀부가 흥부네 가족을 쫓아내고 유산을 독차지한 것은 가정폭력일까요? 교육을 들으면, 그동안 당연히 여겨왔던 어떤것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생기게 됩니다.
교육을 이수하지 않더라도 폭력은 ‘나’와 무관할 것 같은데요
어느 누구도 폭력과 무관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고 ‘나에겐 아무 일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때론 안전을 망칩니다. 사전 예방 차원에서 폭력 예방을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한 성인이 언제나 필요합니다. 폭력예방교육에서 서로의 경계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무심코 상처 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피할 수 있고 폭력 상황에 적극 대처할 수 있습니다.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2차 가해 상황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교육을 받지 않는다면 피해자 혹은 가해자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한다거나 조언, 충고하며 소문을 유포할 수도 있겠죠. 가정폭력으로 예를 들어 볼게요. 피해자임에도 ‘내가 잘못한 건가?’하고 자책하는 피해자에게 정확한 상황 판단 없이 “너도 가만히 있진 않았겠지” 등의 말을 하면 2차 가해가 됩니다.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계속 겪으며 결국 폭력의 악순환에 갇힐 위험도 증가하는 거죠.
폭력예방교육을 들으면 어떤 점에서 좋은가요
성폭력 예방교육은, 개인적으로는 서로의 경계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내일이 아니면 남의 일이라 치부했던 방관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일이 곧 사회적인 일이다” 라고 인식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겠고요. 가정폭력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죠. ‘맞을 만해서 맞은 거지’, ‘내 자식인데 때리는 게 어때서?’ 등 가정에서 벌어진 폭력이 은폐된 사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도록 하는 것이 가정폭력 예방교육의 목표입니다.「가정폭력방지법」등 관련 법률로 피해자가 법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알려줄 수 있죠. 두 교육을 들으면 가볍게 넘겨왔던 사소한 언행, 의미 없는 비난이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말이나 행동들인데, 강의 듣고 나면 제가 더 예민해질 거 같아 걱정이에요
오히려 균형 잡힌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교육입니다. 예전에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말이나 행동들이 누군가에겐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자신도 누군가에게 불편한 행동, 말을 하지 않게 되고, 동시에 누군가가 자신을 불편하게 해도 참고 넘기지 않게 되겠죠. ‘예민’해지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아는 것’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최근 디지털을 통한 폭력범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요
많이 아시겠지만, 폭력 상황이 현장에서 디지털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인간 행동이 발전하는 속도만큼 디지털 예절 교육이 비등한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지 않기도 하고요.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 볼게요. 미성년 자녀가 스마트폰으로 음란물을 볼 수도 있고, 그걸 누군가에게 전송할 수도 있겠죠. SNS에서 부계정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돼 디지털 공간에서 익명성에 숨어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괴롭힐 수도 있고요. ‘친교의 의미로 한 말이다’라고 해명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폭력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폭력예방교육 안에 스토킹, 교제폭력, 디지털 성폭력, 딥페이크 성범죄 등이 강조되는 내용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 얘기는 우리가 새롭게 익혀야 하는 대처법도 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매년 폭력예방교육이 같은 내용일 수 없다는 이야기죠.
꼭 들어야겠네요. 어디서 들을 수 있나요
유노(U-KNOU) 캠퍼스에서 수강할 수 있습니다. 수강 방법은 ‘메인 화면 접속→‘폭력’으로 키워드 검색→「성폭력·가정폭력 예방교육(학생용)」 교과목 클릭→[수강하기] 클릭→[마이페이지] 클릭→[학습목록] 메뉴 하단 [무료강의]에서 해당 교과목 클릭 후 1, 2강 수강’ 순으로 들어가서 들으면 되죠. 강의 분량은 1시간씩이고요.
1년에 2시간 듣는 강의가 효과 있을까요
2시간짜리 교육 한 번으로 사람이 바뀌지는 않지만, 사람이 바뀌는 시작은 바로 그 2시간일 수 있죠. 짧은 시간이지만, 다 안다고 생각했으나 실은 제대로 몰랐던 중요한 내용들을 한 번이라도 배우게 되는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말이 성희롱이 될 수 있구나’, ‘이런 상황은 가정폭력이었네’ 하고 기준을 새롭게 알게 되면, 말과 행동의 변화는 분명히 생깁니다.
수강 후, 폭력예방교육에 더 관심이 생긴다면 어디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요
공식적인 자료는 여성가족부, 여성가족진흥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생산하고 있어요. 홈페이지에 카드뉴스를 비롯해 도움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자료와 정보들이 있습니다. 여성가족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시리얼’도 추천해요. 자녀를 둔 분이라면 각 지역 교육청에도 무료 공개한 자료들을 자녀의 연령대(초·중·고)에 맞게 이용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