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마로니에

혼자 읽으면 일기이고, 둘이 읽으면 편지이며, 셋이 읽으면 책입니다. 넷부터는 모르겠네요. 하하하.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이하 출판문화원)은 이름 그대로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곳입니다. 셋 이상의 사람들이 이곳을 구성하고 있죠. 쓰는 사람부터 엮는 사람, 그리고 파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출판문화라는 기치 아래 얽혀있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파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가능한 한 많은 독자에게 책을 읽힐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게 저의 일입니다. 영어로는 마케터라고 하는데 영 간지러워 굳이 한글로 풀어서 소개하곤 합니다. 요컨대 돈과 책의 교환 과정에 기름 치는 사람이죠(다른 분들은 닦고 조이는 분들인가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할 수밖에 없겠네요). 학우 여러분이라면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교재로 공부하고 계실 텐데요. 아쉽게도(?) 저는 교재가 아니라 교양도서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평소에 서점에서 보시는 그런 책들이죠. 지식의날개, 에피스테메 등의 이름으로 독자를 만나고 있어요. 처음 들어보시나요? 이제 아셨으니 됐습니다.


<KNOU위클리>를 유심히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교양출판팀은 꾸준히 양서를 내며 독자들과 소통해 오고 있습니다. 방송대의 설립 취지에 맞게 넓은 주제의, 개론부터 심화에 이르는 다양한 심도의 책을 다루고 있죠. 말랑한 에세이부터 묵직한 학술서, 방대한 주제별 백과사전까지 그 범위가 넓습니다. 아시다시피 방송대가 영어로 ‘Open University’인데 그 이름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제가 출판문화원에 온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그간 책을 알리며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세상에는 정말이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마저도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싶을 때가 있는데 제법 많은 사람들이 책의 손을 잡아주곤 했습니다. 저는 단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광경을 상상할 뿐이지만 모니터 앞에서 독자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때면 제 세계가 조금 확장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독자가 있다. 그리고 그 책을 만들고 전하는 사람도 있다.’ 한 권의 책이 나올 때마다 한번씩 돌아봅니다. 역시 가만히 있으면 오만해지는 게 사람인가 봅니다.


상당한 출판 마니아가 아니라면 출판사를 보고 책을 구매하는 경우는 없을 테니 브랜드 소개는 최대한 줄였습니다. 학교생활 중 저희 책을 보시면 ‘언젠가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었지’ 하며 출판문화원을 떠올려 주시면 좋을 듯해 실없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럼, 이것만 기억해 주세요. ‘한 명이 읽으면 일기이고, 두 명이 읽으면 편지이며, 세 명이 읽으면 책이다.’ 무슨 의미냐고요? 여러분이 생각해 보시길. 하하하. 다음에 만나요! (기약은 없지만.)


PS. 지식의날개 필사 공모를 개최합니다! 그냥 숨만 쉬어도 힘든 세상입니다. 저희가 추천한 세 권의 심리학 도서 중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생활에 위안을 주는 문장을 찾아 종이에 옮겨보세요. 약식동원(藥食同源,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음)이고 책이 마음의 양식이라면, 약서동원(藥書同源)이라는 말도 가능하겠죠? 공모 개요는 지식의날개 인스타그램 계정(@wings_of_knowledge1)을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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