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대출판문화원의 스테디셀러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1~5)의 집필에 참여한 필자들이 제32회 동아시아사랑방포럼(이하 사랑방포럼)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 8월 29일 서울 종로2가에 있는 학사다방 북카페에서 저녁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이어진 자리였다.
‘국민주권 시대의 한일간 상호인식과 문화교류’를 주제로 한 이번 사랑방포럼에는 일본 나고야를 비롯해 경북 포항 등 여러 곳에서 60여 명이 참석했다. 2018년 12월에 발족한 동아시아사랑방포럼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모인 모임으로, 방송대 일본학과 학부·대학원생·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경수 일본학과 명예교수는 격려사에서 “오늘은 10~20대 그리고 30대, 40~70대가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정 어린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소고 슌스케 국제교류기금 서울사무소장은 유창한 한국어로 ‘일본의 젊은 세대가 과거와 달리 한국을 배우려는 분위기가 높아졌다’고 소개하면서 사랑방포럼이 두 나라 문화교류에 더욱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한일간 상호인식과 문화교류’를 표방한 사랑방포럼이었기에 발표 역시 주제 범위에서 진행됐다. 1부에서는 신규린 학생(과천외과 일본어과 3학년)이 「고교생이 바라본 일본이라는 나라」를, 한국에서 일본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구라 스미요 강사(방송대·수원여고 강사)가 「지금 보러 갑니다―외국인 강사의 도전」을, 여행 전문가인 우제붕 동문(한진여행사)이 「일본 100대 명산을 정복한 후」를 각각 발표했다.
2부에서는 국내에서 아나운서로도 활동하고 있는 도이 미호 한성대 교수가 「한국에서 일본을 배우고 일본에서 한국을 사랑하다」를, 일본 릿쿄대를 졸업하고 ENS업계에 취업한 최지혜 씨가 「일본에서 대학 졸업과 한국에서의 취업」을, 재일 한국인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물으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살아가는 김순자 일본어 강사가 「재일 한국인 준코(純子), 한국과 일본에서 살아가기」를 각각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한일 두 나라에서 삶을 이어가거나 학업을 했거나, 장차 좀더 넓게 탐구하려는 이들의 복잡다단하면서 섬세한 생각들이 묻어났다.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4』에 「일본인의 상(賞), 진정한 영예」를 발표했던 담임 이우진 교사의 추천으로 포럼에 참가한 과천외고 일본어과 3학년 신규린 양은 백범 김구의 ‘문화의 나라’를 언급하면서, 일본을 더 공부해 일본과의 진정한 문화 교류를 이루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최지혜 씨는 방송대 일본학과에서 공부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공부하기로 결심한 뒤, 취업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분투를 설명했다. 재일 한국인 김순자 강사는 일본에서 ‘자이니치’로 살아가면서 겪는 정체성의 문제를 솔직하게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전인옥 방송대 명예교수는 “오늘 사랑방포럼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발표 모두가 가슴을 울렸는데, 일본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5』에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한 이유」를 게재했던 박오영 동문(아성무역 대표)은 “재일 코리안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상세히 설명해주신 김순자 강사님의 발표를 들으면서 뭉클했다. 많은 자료를 준비해 놓으셨는데 발표 시간이 제한돼 모두 들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특히 밤늦은 시간까지 포럼에 참여해서 눈망울을 밝혀주신 일본학과 포럼 회원님들을 보면서, 졸업 후에도 식지 않는 학문의 열정을 볼 수 있어서 저에게도 귀감이 됐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총평에 나선 강상규 교수는 “거창한 역사의 현장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일상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오늘 다양한 발표를 통해 각자의 일상이 지닌 소중한 의미를 공유했다. 사랑방포럼은 앞으로도 다양한 논의를 통해 일본 공부를 통해 각자의 성숙을 꾀하고자 한다”라고 포럼을 마무리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