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나는 증권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요리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일본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을 취득한 후에는 약 25년간 ‘민간 외교관’의 마음으로 일해왔다.
그 과정에서 영어권 관광객과 마주칠 때마다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늘 마음에 남았다. 어느새 영어는 내게 ‘인생의 숙제’가 됐고, 마침내 영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시험 자격 요건으로 영어 토익 점수 760점이 필요했기 때문에 2017년 1월부터 학원을 다니며 토익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지인으로부터 방송대 영어영문학과(이하 영문과) 교수님들의 학습 내용과 교재가 매우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2019년 2월에 1학년으로 입학했다. 물론 영어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토익 공부도 병행했다. 2019년 12월 세 번째 도전에서 영어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거머쥐었을 때, 그것은 단순한 자격증 이상의 의미였다. 오랜 꿈이 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닥친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든 계획을 멈추게 했다. 하늘길이 닫히고, 사람들의 만남이 단절된 시기에 나는 오히려 방송대 영문과에서 학문에 몰두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었다. 3학년 때는 알레테이아 스터디 그룹에 가입해 스터디 그룹 회장으로서 학우들과 함께 공부했다. 4학년 때는 서울지역대 영문과 학생회장, 전국연합회장, 단과대 인문과학대 회장을 맡아 학교 공동체와 소통하며 봉사의 보람을 누렸다.
특히, 영문과 스터디를 소개하는 마로니에 축제, 서울총학생회가 주관하는 ‘한마음 체육대회’에서 영문과 포차 운영, 전국총동문회가 주관하는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 등 여러 행사에서 땀 흘리며 학생회 임원들 그리고 스터디 학우들과 함께 웃고 어울린 시간은 대학 시절의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됐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점도 있었다. 행사 때마다 영문과 동문이 없어 늘 타 학과의 텐트에 의지해야 했던 현실은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앞으로는 후배들이 당당히 모일 수 있는 동문회를 반드시 세워야겠다”라고 다짐했다.
나와 같이 활동했던 학생회 임원들 중 발기인 14인 모임을 구성해 2024년 1월 18일 ‘영어영문학과 동문회’를 만들어 서울총동문회에 가입했다. 이후 동문과 재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며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했다. 12월 17일에 송년회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 행사도 다채롭게 구상하고 있다.
나는 방송대 졸업 직후 2023년 2월 성균관대 대학원 TESOL 학과(언어AI 영어공학과로 학과명 변경)에 진학했는데, 올해 8월 25일에 언어AI 영어공학과 1기로 졸업하면서 대학원 석사학위와 TESOL 자격증도 받았다. 이제 필자는 ‘AI와 나의 영어’라는 새로운 주제를 마음속에 품고 배움의 기쁨을 나누기 위한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가고자 한다.
돌아보면, 방송대 영어영문학과는 필자에게 새로운 인생 전환점이자 더 큰 꿈으로 이어지는 디딤돌이었다. 또한 배움의 의미와 공동체의 가치를 깨닫게 해 준 소중한 배움터였다. 방송대와의 만남은 나에게 단순한 학업의 기회가 아니라, 삶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준 고귀한 인연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