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9대 방송대 총장 선거 Start!

제9대 방송대 총장 선거가 본격 시작됐다. 3인의 교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기호순으로 1번 김옥태 교수(미디어영상학과), 2번 유범상 교수(사회복지학과), 3번 김종오 교수(경영학과)다. 지난 2022년 <KNOU위클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총장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소통능력 △책임감 △개혁성 등이 가장 역점을 둘 분야로는 △교육 콘텐츠 업그레이드와 확대 △방송대의 사회적 이미지 개선 △교육 환경 개선과 다양한 장학제도 확대 개선 △우수 교원 충원 △법학전문대학원 신설 △교수, 직원, 학생 상호존중의 대학문화 정착 △박사과정 개설 등이 꼽혔다.(관련기사「행정 능력 갖추고 소통 잘하는 총장 기대」<KNOU위클리> 107호). 인공지능(AI)으로 교육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세 후보는 어떤 비전을 제시할까? 총장 선거 일정 소개와 함께 교수, 직원·조교(본부·지역), 학생들이 새 총장에게 바라는 점들을 익명으로 들어봤다(총장임용추천위원회 관계자 제외).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찾아오는 방송대가 아닌, 찾아가는 방송대’ … 로스쿨 설치, 전국민 AI 교육 힘써야

제9대 방송대 총장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교수, 직원, 조교, 학생들은 새 총장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을까? 먼저 교수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A 교수는 ‘찾아오는 방송대가 아닌, 찾아가는 방송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년 동안 방송대 학생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은 단지 인구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방송대에 기대하고 요구하는 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누군가 찾아오겠지’라는 수동적인 방송대가 아니라, 배움이 필요한 시민을 향해 먼저 다가가는 능동적인 방송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은행, 스탠퍼드대 등의 국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기술 도입이 숙련과 경험이 부족한 20~30대 ‘주니어’의 일자리를 줄이고, 40~50대 ‘시니어’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리는 이른바 연공 편향적 기술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한다. 청년 세대는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을 쌓을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시니어 세대는 AI에 적응하지 못하면 늘어난 일자리의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세대 모두에게 불리한 미래가 예상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방송대는 ‘두 세대의 절망을 연결해 희망으로 바꾸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AI 시대에 뒤처질까 두려운 시니어에게는 디지털·AI 문해력을,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해야 할 주니어에게는 실전형 역량과 경력 사다리를 제공하는 대학으로 먼저 찾아가는 방송대, 세대와 경력의 단절을 메우는 새로운 평생교육 플랫폼으로 거듭나기를 새 총장께 간절히 바란다.”

 

B 교수의 제안은 좀 더 구체적이다. 코로나19 이후 일반대학에 도입된 온라인 교육과 사이버대학의 온라인 석·박사 과정 설치에 케이무크 대중화로 인해 원격교육기관으로서의 방송대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많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입학자원까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 총장은 방송대의 국립원격평생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방송대의 미래에 대해 세 가지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먼저 로스쿨 설치다. 원래 로스쿨은 직장인이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일하다가 필요를 느끼면 공부해서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만들었지만, 등록금이 비싼 데다가 직장인이 법 공부를 하려면 현업을 그만두고 예전 고시생처럼 공부해야 한다. 법조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신력 있는 교육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적임자는 방송대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전 국민 AI 교육으로, 이 역시 방송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자 해야 하는 책무가 있는 분야다. 마지막으로 고교학점제 관련 프로그램이다. 본부와 13개 지역대학이 각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고교학점제 관련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지금까지 대학생 대상 고등교육 제공 프레임을 넘어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에 양질의 중등교육을 제공하는 확장의 개념이다. 사회가 방송대에 요구하고 방송대가 잘할 수 있는 이 세 과업에 역점을 두고 교육부든 기재부든 국회든 방송대가 적임자임을 설득해 예산을 받아 실현해 낼 수 있는 네트워크 능력을 가진 분이 총장이 되면 좋겠다.”

 

예산 확보 위해 발로 뛰고, 지역대학 권역화 사업은 논의는 공론장으로

직원 C는 직접 발로 뛰는 총장, 학생과 소통하는 총장을 기대하고 있다. “총장은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예산을 확보하고 방송대를 널리 알리는 데 직접 발로 뛰는 분이 되면 좋겠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학생과 더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학생이 있어야 학교가 존재한다. 학습 프로그램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들도 경청해서 학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재정을 투입한다면, 남녀노소 막론하고 마음껏 공부하는 방송대가 될 것 같다.”

 

지역대학 D 직원은 새 총장이 지역대학 광역화·권역화 논의를 좀 더 열린 장으로 확장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역대학 효율화에 대한 논의가 너무 경제 논리에 치우쳐진 느낌이다. 권역화가 실현되면 거점지역대학은 업무 부담이 늘고, 하위지역대학은 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한국의 어떤 대학도 전국적인 지역캠퍼스가 없는데, 방송대는 13개 지역대학과 시·군학습관을 보유한 강점이 있다. 결국 예산의 문제겠지만, 비율로 놓고 보면 수도권만 늘고 지역은 소멸하는 상황에서 방송대마저 같은 경제 효율 논리를 적용한다면 평생고등교육을 실현한다는 방송대의 설립 이념에도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지역 학생들의 학습권을 오히려 방송대가 사명을 갖고 지켜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사이버대, 일반대학과 다른 방송대의 역할이라고 본다. 이런 논의가 공론장에서 열리고 새 총장은 교육부를 설득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

 

조교 E는 최근의 학내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예전에는 총장배 행사 같은 학과 사업을 해도 조교는 잠깐 있다가 가는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단과대학 교수진과 조교의 대화 기회도 늘어나면서 학과별 조교들의 고충을 전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겨 업무 진행 속도도 빨라졌다. 다만, 조교 임용 기간이 여전히 2~3년이어서 때마다 경력공채 신규지원을 하는 부분은 좀 아쉽다. 이미 일을 하고 있는데도 아직 취업 준비생 같은 기분이 드는데, 새 총장은 조교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지역대학 H 조교 역시 비슷한 고민을 토로했다. “지역대학은 출석수업이라는 중요한 업무를 담당한다. 주말에 이뤄지는 출석수업은 2년 계약직 신분인 조교들이 대부분 담당하는데 2~3년마다 현재 일하는 직장에 다시 취업원서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열심히 일할 수 있을까? 계약 기간 중에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거나 만료 전에 지역대학을 떠나는 조교도 많다. 지역대학의 학생들과 가장 가깝게 만나고 있는 조교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새 총장이 구조적인 논의를 해주면 좋겠다.”

학생,학생회와 더 소통하고, 총동문회 연계한 구인구직박람회 열어준다면?

학생 I 는 10년 전과는 상전벽해된 학습 환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강의를 듣다가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든 강의를 들을 수 있고, SNS를 통해 주기적으로 학과 행사, 시험 일정 등을 안내받고 있어서 공부하기가 너무 편해졌다고 했다. 다만 컴퓨터 활용 교육을 더 많이 제공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등록생에게 OT 전 컴퓨터 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OT 이후 본격적으로 온라인 학습에 익숙해져 중도 탈락률도 줄어들 것 같다. 지역대학이나 학과 자체적으로 하고 있지만, 학교 차원에서 더 많은 시수의 교육을 제공하면 스터디나 학생회의 부담도 줄어들 것 같다.”

 

학생들의 영원한 바람인 교수와 오프라인 만남을 희망하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학생 J 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zoom)으로 전환된 출석수업이 많아졌다. 최근 출석수업 3과목을 9시간 동안 줌으로 들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컴퓨터 화면만 바라봤다고 불평하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많이 바쁘시겠지만, 학생들이 직접 질문도 하면서 공부하고 싶은데 행사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보니 교수님들이 학생과의 오프라인 만남 횟수를 조금 더 늘려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새 총장은 학생회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행사 지원도 전폭적으로 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학생 K 는 “학과와 학생, 행정실과 학생 관계에서 소통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대동제, 체육대회, 총장배 경연 행사 등의 예산이 이런저런 사유로 축소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모임의 비중이 적어지고 있다. 학교가 학생회와 더 소통하면서 행사에도 더 지원을 해준다면, 전국의 학생들도 ‘내가 방송대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있다’라는 소속감이 느껴질 것 같다. 또한 학생회가 자치기구이긴 하지만, 학교가 학생회 행사를 관리, 감독의 시선보다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소통하고, 방송대뿐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 방송대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방송대가 주관하는 취업박람회를 열어달라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낸 학생도 있었다. “방송대 동문이 100만 명이라고 들었다. 동문 중에 기업 CEO나 인사 담당자도 전국 각지에 있을 텐데, 총동문회와 협의해 동문 재직 기업이 참여하는 전국적인 취업박람회를 연다면 AI로 인한 대량해고 시대에 기업과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KNOU위클리>와 연계해 동문 기업 CEO나 중역 임원 인터뷰 기사로 진로 멘토링까지 한다면, 방송대 인재풀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학교의 위상도 높아지지 않을까?”

 

제9대 방송대 총장 선거 기간은 11월 13일부터 11월 26일까지다. 후보 3인은 1차 공개토론회(11월 18일), 2차 공개토론회(11월 20일), 합동연설회(11월 24일)에서 공약과 포부를 발표한다. 대학본부 열린관 1층 대강당에서 오후 2시 30분부터 열리고, 선착순 200명까지 현장 방청이 가능하다(홈페이지 생중계 예정). 투표일은 11월 26일이다. 11월 24일 발행하는 <KNOU위클리> 271호에서는 두 차례 공개토론회 및 합동연설회에서 각 후보가 펼칠 공약을 지상중계 특집으로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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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i***
    새 총장님께 학생 중심 학습 환경 강화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충분한 스터디 룸 확보를 기대합니다. 또한 디지털 교육 인프라를 개선하고, 학생 의견을 학교 정책과 운영에 적극 반영하며, 취&middot;창업과 실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학생이 차별 없이 학습할 수 있는 포용적 교육 문화를 조성하여 방송통신대가 학생이 주체가 되는 혁신적 원격대학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2025-11-17 18:38:34
  • jym2***
    방송대 대학원에 박사과정 개설해 주시길 희망합니다.
    2025-11-17 17:37:16

사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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