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3월, 봄학기가 시작했다. 새롭게 도전에 나선 신·편입 학우들을 만나, 어떤 계획과 꿈을 안고 방송대 공부를 시작했는지 들어본다. 281호에서는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장윤서 학우(생활과학부)를 만났다.
‘자기만의 패션 브랜드’를 가지겠다는 장윤서 학우는 올해 27세다. 그는 남들이 다 가는 대학을 선택하지 않고 아버지에게서 ‘등록금’ 명목으로 지원받은 돈을 경제적 독립의 지렛대로 삼았다. 다행히 계획한 대로 풀리면서, 좀더 전문적인 공부로 눈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물론 그의 자발적 의지이지만, 여기에는 30년에 걸쳐 6개 학과를 졸업한 부친(장창호·보건환경안전학과)과, 20년에 걸쳐 8개 학과를 졸업한 작은아버지(장웅상·국어국문학과)의 영향도 크다.
2대에 걸쳐 방송대에 적을 둔 이들은 많지만, 장윤서 학우처럼 50년이라는 시간이 응축된 경우는 드물 것이다. 아버지와 작은아버지 모두가 방송대에 재학 중인 이들 ‘장씨 가족’의 꿈은 ‘가족 합계 방송대 생활 70년’이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딸이 그 70년 역사에 깊숙하게 관여하게 될지 궁금하다. 과연 장 학우는 어떤 꿈을 품고 이 도전에 합류했을까.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곁에서 늘 무언가에 몰입해계시는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보며,
방송대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열린 기회’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 같아요.
덕분에 스물일곱이라는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도
‘늦었다’는 불안함보다는‘나도 이제 그 길에합류한다’는
설레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방송대 생활과학부를 선택했는데,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어떤 꿈을 품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에 디자인 공부를 시작해 봤는데, 하면 할수록 제 안에 무언가를 더 배우고 성장시키고 싶은 욕심이 크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젠가 나만의 색깔을 담은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도 꾸게 됐고요. 그래서 이번에 ‘의류패션’을 공부하고 싶어 생활과학부에 입학하게 됐어요. 앞으로 4년 동안 차근차근 전문성을 쌓아서, 제 이름을 건 멋진 브랜드를 세상에 선보이는 게 목표이자 꿈입니다!
학우님의 방송대 입학에 영향을 끼친 분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세요. 두 분이 방송대에서 취득하신 학위만 합해서 무려 14개나 되는데, 지금도 여전히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계시거든요.
긴 시간 방송대 공부를 하시던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보면서, 방송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요
제게 방송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집안의 풍경처럼 익숙한 곳이었어요. 곁에서 늘 무언가에 몰입해 계시는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보며, 방송대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열린 기회’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 같아요. 덕분에 스물일곱이라는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도 ‘늦었다’는 불안함보다는 ‘나도 이제 그 길에 합류한다’는 설렘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두 분처럼 저도 이곳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반짝이는 열정을 배워가고 싶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반짝이는 열정’이란 표현이 흥미로운데요.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등록금’을 받아 그걸로 작은 투자 등을 하면서 경제적 자립을 모색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선택을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엔 저도 남들처럼 평범한 대학 진학을 목표로 했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대학 생활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듣다 보니, ‘과연 정해진 틀 안의 공부가 지금 나에게 정말 최선일까?’라는 고민이 깊어지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교과서 속 지식보다 세상에 나가 직접 부딪히며 경제적 자립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훨씬 커졌던 것 같아요.
다행히 제 뜻을 존중해 주신 아버지께서 대학 등록금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원해 주셨고, 그 소중한 자산으로 투자를 시작하며 제힘으로 성과를 만들어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이었지만,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으면서 제 삶을 책임지는 법을 미리 연습할 수 있었던 정말 값진 시간이었어요. 그런 자립의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 다시 시작하는 이 공부가 저에겐 더 간절하고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또래와 다른 선택을 하면서 살아온 20대로서 학우님이 생각하는 ‘대학’과 ‘대학 공부’란 어떤 의미일까요
어릴 적 저에게 대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코스였고, 공부는 오직 대학에 가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또래와는 조금 다른 속도로 20대를 지내오면서 배움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꼭 강의실에 앉아 전공 서적을 펴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 제가 세상에 직접 부딪히며 경험한 모든 시도와 과정이 전부 귀한 공부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이런 경험을 거쳐 다시 돌아온 대학은 저에게 예전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제 대학은 정해진 시기에 등 떠밀려 가는 곳이 아니라,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 분명해졌을 때 언제든 그 열정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 선택한 만큼, 앞으로의 대학 공부는 제 꿈인 브랜드 론칭을 향한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돼줄 것 같습니다.
방송대를 선택할 때, 방송대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요
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걸 느꼈지만, 직장 생활과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그때 문득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해주셨던 “방송대에는 열심히 일하며 공부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시간 제약 없이 일과 공부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가장 큰 확신을 줬어요. 무엇보다 방송대는 또래 친구들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학우님들이 계시잖아요. 저는 그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저보다 훨씬 선배님이신 분들이 뜨겁게 공부하시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 열정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현실적인 조건과 배움의 가치,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방송대라고 생각했습니다.
방송대를 선택한 이상, 이제는 ‘방송대 패밀리’로 최선을 다하실 것 같은데,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제 인생 모토가 ‘미래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게 매일 최선을 다하자’예요. 방송대라는 새로운 길 위에서도 늘 이 말을 마음속에 새기며 걸어가고 싶습니다. 특히 배움의 길을 먼저 닦아오신 아버지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적어도 아버지가 실망하시지 않을 만큼 성실하게 임할 생각이에요.
사실 요즘은 다시 학생이 되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초심을 잊지 않고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 배워보려 해요. 제가 세운 목표대로 졸업할 때쯤에는 저만의 브랜드가 멋진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 않을까요? 그때 다시 한번 이곳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한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