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와 인연을 맺은 때는 2007년이었다. 현재 네 번째 수업 과정이 진행 중인데, 기억에 남는 일을 적어 본다.
처음 문화교양학과 3학년으로 편입학했다. 젊은 시절에는 장차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학문을 공부해야 하고, 나이 들어서는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내용을 배워야 한다.「행복에 이르는 지혜」과목의 중간시험에 ‘행복한 삶을 위한 나의 소망’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생각을 적으라는 문제가 있었다. 안분지족의 내용을 적었다. 끝없는 욕망을 채우려고 발버둥을 치지 않고, 자신의 분수를 알고,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며 평안한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행복한 삶에 이르게 한다고 적었다.
졸업 논문은「강희맹의 생애와 작품」이라는 제목으로 썼다. 18대 선조(先祖)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1960년대 어렸을 적, 선친께서 선조를 기념하기 위해 편도로 하루 걸리는 먼 곳까지 가시는 것을 봤다. 매년 가을 경기도 시흥시 소재 재실인 연성재(蓮城齋)에서 열리는 시제에 참석하셨다고 한다. 선조의 업적과 작품을 찾아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몇 년 후 국어국문학과 3학년에 편입학했다.「국문학 개론」중간시험에 ‘읽고 감동받은 문학작품에 관해 예술의 효용성 중심으로 논하라’라는 문제가 있었다. 박완서 작가의 1976년 작품「휘청거리는 오후」를 택했다. 등장인물들이 살아가면서 휘청거리는 순간을 보면서 ‘엿보는 재미’가 있고, 서로 입장이 달라서 발생하는 갈등을 품고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썼다.
「고전소설강독」과목 과제물은 ‘경판본 고소설「홍길동전」과 박태원의「홍길동전」을 비교, 분석해 보시오’였다. 경판본 고소설「홍길동전」은 서울시립도서관 어느 곳에도 없었고, 대학본부 중앙도서관에 1권밖에 없었다. 대출 불가 도서였다. 바로 방문해 책을 읽어보고, 필요한 부분을 복사하려고 하니 ‘복사 금지’라고 했다. 사진 찍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백지에 베꼈다. 아슬아슬 힘들었다.
다시 중어중문학과에 편입학했다. 욕심을 부려 3학년에 등록했다. 중국어를 전혀 몰랐다. 입학 전,「초급중국어Ⅰ」교재를 구입해 입모양 사진을 보면서 발음 공부를 시작했다. 어불성설이었다. 입학 후,「초급중국어Ⅱ」출석수업 시간에 좌우 돌아가면서 중국어로 한마디씩 하라고 했다. 온몸에서 땀이 났다.
「현대중국연극영화감상」과목 수업내용 중에 ‘화양연화(花樣年華)’ 감상이 있었다. 홍콩 영화로 왕자웨이 감독의 2000년 작품이다. 량차오웨이(梁朝偉)와 장만위(張曼玉)가 출연해 도시인의 내적 불안과 고독, 외로움을 표현했다. 일본 스즈키 세이준 감독 작품인 영화「유메지」(1991)의 타이틀곡「유메지의 테마」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절제된 감정을 바이올린의 애절한 소리로 대신한다. 생각날 때마다 들으면 등장인물들의 애절한 심정이 느껴진다.
작년에는 도시콘텐츠·관광학과에 편입학했다.「현대인의 여가생활」과목 중에 스포츠댄스 배우기가 있다. 룸바, 자이브, 왈츠의 스텝을 익힌 후, 교수님과 보조 강사들이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록 온라인 수업이긴 하지만, 기본을 배울 수 있었다.
다양한 현장과 이야기를 수업 여정에서 배울 수 있었다.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그 의미를 확인하게 해주는 일도 있고, 앞으로 살아가는 날에 도움이 되는 내용도 많다. 방송대 수업 여행의 길을 이어가면서 곳곳에 숨어있는 향기를 계속 찾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