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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다정한 마음으로
학생 곁에 머물며 발전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단단한 일이면서도, 때로는 느슨해지는 마음을 스스로 붙잡아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반복되는 커리큘럼, 비슷한 일과, 학생들과의 관계 속에서 책임감은 여전했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조금씩 무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직업적으로 열심히 살고는 있었지만, 그 ‘열심’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지 않게 된 시간들이 조금씩 생기게 됐음을 발견한 것이다.

 

예전부터 갈망했던 교육학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흐트러진 나 자신을 다시 세워보고 싶은, 작지만 큰 결심에 가까웠다. 퇴근 후 강의를 듣고, 늦은 밤 과제를 준비하며, 주말에는 출석수업에 참여하는 일상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강의를 듣는 시간만큼은 정신이 또렷해졌다. 익숙하다 여겼던 ‘교육’ 분야가 새롭게 보이게 됐고, 잊고 지냈던 질문들이 하나둘씩 다시 떠올랐다.

 

출석수업에서 만난 학우들은 또 다른 배움터였다. 연세가 많은 분도, 젊은 분도 ‘교육과 배움’이라는 같은 질문을 품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얼마나 좁은 시선으로 학생들과 교실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됐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강의실의 자리가 오히려 나를 더 겸손하게 만들었다.

 

평소 말수가 적고 늘 고개를 숙이고 있던 학생이 있었다. 수업 시간에 눈을 잘 마주치지 않았고, 과제도 형식적으로 제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요즘 학교생활은 좀 어때? 예전에 낯설고 재미를 못 찾겠다고 했잖아?”라는 짧은 질문이었다. 학생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금은 기다렸다는 듯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날 이후로 수업 시간에 조금씩 참여하기 시작했고, 발표를 하겠다고 손을 드는 날도 생겼다.

 

며칠 뒤 학생이 작은 쪽지를 건넸다. “선생님이 다정하게 여쭤봐 주셔서, 제가 괜찮지 않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괜찮아지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선생님인데도 공부를 참 열심히 하시네요!”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거창한 것을 해준 것이 아니었다. 한 번 더 바라보고, 물어봤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마음에는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 사실이 나를 깊이 흔들어 놓았다. ‘아, 맞아! 초임교사 시절, 학생들과 함께 청소하며 먼저 다가가는 선생님이 되기로 했었지?’라는 자문과 함께.

 

그날 이후 스스로에게 묻게 됐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순간을 무심히 지나쳐왔을까? 익숙함이라는 이름으로, 바쁨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의 신호를 놓치고 있지는 않았을까? 동시에 다짐했다. 더 늦기 전에, 더 많이 배우고, 더 깊이 이해하는 선생님이 돼야겠다고.

 

다시 공부를 시작한 지금, ‘교육’과 ‘선생님’이라는 이름을 더욱 깊게 배우고 있다. 나는 이제 단순히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다정한 마음으로 학생들 곁에 머물며 계속해서 발전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자신에게 다시 묻는다. 지금 어떤 선생님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앞으로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 여전히 완전한 답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분명한 방향은 생겼다. ‘멈추지 않는 선생님, 배우기를 포기하지 않는 선생님 그리고 누군가의 작은 변화를 끝까지 믿고 기다려주는 선생님’이 되기로!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나와 같이 발전을 위하는 길 위에 서 있을 것이다.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지치더라도 그 모든 시간이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끌고 있을 것이고, 우리 모두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며, 그래서 더 단단해져서 넓어져 가는 중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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