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5일 경기도 양수리에서 대학원 생활과학과 연합 MT가 열렸다. 학부도 아닌 대학원에서 연합 MT를 한다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생활과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한 이들이 ‘방송대학보 위클리’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도 들어보고 싶어 취재에 나섰다. 학부 MT와 비슷해 보였지만, 행사 중심에는 선후배 간의 대화가 우뚝 놓여 있었다. 앞서간 선배들이 들려주는 밀도 있는 전공 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대학원 생활과학과 연합 MT에 관한 간략한 스케치와 함께 각각의 전공 영역을 밟고 있는 21기 정순이(가정복지상담학)·김기정(의류패션학)·박덕용(식품영양학) 원우에게 대학원 공부의 의미를 들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가장 큰 차이는 ‘깊이’다.
대학원은 전공 분야를 훨씬 더 세밀하고 깊이 있게 탐구한다.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 연구하고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김기정 21기 원우회장
대학원 생활과학과 연합 MT의 풍경
연합 MT에는 30여 명의 원우들이 참석했다. 이미 석사과정을 마무리한 원우들에서 올해 대학원에 진학한 이들까지 다양했다. 대학원 기수로는 17기부터 23기까지다. 연합 MT는 21기 원우회가 주관·주최했다. 이날 원우들은 자기소개 시간에 방송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이유와 공부의 의미를 공유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19기 장윤서 원우는 “선후배가 서로 만나 전공 학습의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소중한 자리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기정 21기 원우회장은 “오늘 이 시간은 단순한 만남을 넘어 선배님께는 따뜻한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자리이며, 동기들에게는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시간, 후배 원우님들께는 든든한 버팀목과 방향을 찾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MT의 성격을 정리했다.
올해 대학원에 진학한 두병순 23기 원우(식품영양학)는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농학과에 재학하다 생활과학부로 전과해 오늘에 이르렀다. 선후배가 함께 만나는 오늘, 정말 궁금한 게 많은데, 밤새 물어볼 작정이다(웃음)”라고 말하면서, “위클리에서도 대학원 지면을 좀더 만들어주면 좋겠다”라고 당부를 건넸다.
이번 연합 MT에 대해 김선아 대학원 생활과학과 학과장은 “대학원 생활과학과는 학문적으로는 전공심화를 추구하면서도 융합형 인재의 양성을 위해 워크숍이나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비대면 중심의 원격대학이라는 한계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번 연합 MT는 상이한 전공의 원우가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면서 융합형 인재로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의미를 매겼다.
그렇다면 생활과학과 원우들은 왜 학부를 졸업하고 곧이어 대학원에 진학한 것일까. 이들 원우들이 대학원 문을 두드린 이유는 명확했다. 학부에서 쌓은 기초를 바탕으로 더 깊은 전문성을 확보해 사회에 이바지하거나,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함이었다.
학부는 ‘무엇’을, 대학원은 ‘왜’를 묻는 곳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정순이 원우는 “몸이 아픈 환자들에게 신체적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건강한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느꼈다. 절망 속에 있는 환자들에게 진심 어린 공감이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보다 전문적인 상담 지식을 배우고자 진학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패션 명장의 길을 가고 있는 김기정 원우는 내면의 갈망에 집중했다. 그는 이렇게 귀띔했다. “학부를 졸업한 뒤 더 깊이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제 안에는 늘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스스로를 더 넓게 성장시키고 싶어 대학원 생활과학과를 선택했다. 백번 생각해도 잘한 결정이었다.”
35년 차 베테랑 경찰관으로서 정년퇴직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박덕용 원우는 “5개 학과(방송대 3개 학과 포함)를 졸업하며 적성을 찾던 중, 식품영양학 분야에서 심도 있는 지식을 쌓고 싶어 대학원을 선택하게 됐다. 방송대는 저렴한 등록금으로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자기계발을 하기에 최적이다”라고 말했다.
세 원우는 학부 과정과 대학원 과정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학습의 깊이’와 ‘탐구의 방식’을 꼽았다. 정 원우의 말을 들어보자. “학부 과정은 가족학, 아동복지, 상담개론 등 전공의 기초 이론을 폭넓게 배우는 과정이다. 반면 대학원은 가족상담 및 심리치료, 사례분석, 연구방법론 등 실제 현장과 연결된 심화 학습이 중심이다. 단순히 이론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탐구 과정이다.”
김 원우는 그간의 대학원 경험을 이렇게 정리했다. “가장 큰 차이는 ‘깊이’이다. 대학원은 전공 분야를 훨씬 더 세밀하고 깊이 있게 탐구한다.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 연구하고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박 원우의 체감은 어떨까. 그는 “학부 때는 한 학기에 5~6과목을 수강하며 기초를 닦지만, 대학원은 2과목을 수강하더라도 연구논문 위주의 수업이 주를 이뤄 훨씬 심도가 있다. 특히 궁금한 분야의 논문을 직접 찾아보고 석학들의 과학적인 근거를 확인하며 해답을 찾는 습관도 길러줬는데, 시야가 훨씬 넓어진 것을 느낀다”라고 전문적 시야의 확장을 강조했다.
스스로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방송대 학부 공부가 그렇듯 대학원 공부 역시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원우들은 개인 학습과 스터디 모임의 조화를 성공의 핵심으로 꼽았다.
정 원우는 연구자료와 논문을 깊이 있게 분석하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개인 학습과 함께 스터디 모임을 병행했다. “독서와 연구를 통해 폭넓게 사고하면서 내용을 심도 있게 분석하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됐다.” 김 원우 역시 “혼자 깊이 생각하는 시간도 중요했지만,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며 서로 배우는 시간 또한 큰 힘이 됐다”라고 전했다.
특히 박 원우는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줌(ZOOM)을 통한 스터디 활동으로 학습 정보를 얻고 동질감을 느끼며 위안을 삼았다. 또한 원우회 MT나 행사에 참석해 선배님들로부터 배운 아낌없는 조언과 충고가 공부를 마무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대학원 과정을 마무리하는 원우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그들은 배움을 통해 얻은 자부심과 자신감이 인생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정 원우는 “상담과 인간 이해에 대한 전문적인 시각을 배우며 나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방송대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라고 자부했다. 김 원우도 스스로에게 점수등급으로 ‘상’을 주고 싶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공부를 아주 잘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했고 힘들었지만, 부족했던 사람이 끝까지 해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박 원우는 실무와의 연관성을 높게 평가했다. “정년 후 요식업을 하게 된다면 꼭 알아야 할 미생물 제어와 위생 관련 분야 등을 배우며 ‘대학원에 들어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석사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객관적인 전문 자격을 갖췄음을 입증하는 것이기에 결코 의미 없는 일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세 원우는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정 원우는 “대학원은 단순히 학위를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왜 배우고 싶은가’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평생학습이라는 마음으로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의 속도로 나아간다면 배움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우는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진정한 성장은 결국 배움에서 나온다. 용기를 내어 도전하자”라고 두려움 없는 도전을 권했다.
박 원우 역시 “변화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은 언제나 교육이다. 방송대 대학원의 학습 과정을 충실히 따르고 동기들과 스터디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방송대, 2027년부터 ‘박사과정’ 운영
방송대는 오는 5월 27일까지 2026학년도 가을학기 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한다. 희소식을 하나 전하자면, 방송대에도 박사과정 개설이 가까워졌다는 것.
이와 관련해 이관용 대학원장은 “내년 봄학기부터 박사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3개 학과가 대학원 박사과정 개설을 희망하고 있는데, 5월 중 대학원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을 내릴 것이다. 10월부터는 박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방송대만의 ‘박사과정’ 정체성을 깊이 고민하고 있으며, 용기를 내준 학과 교수님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학부-석사과정-박사과정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교육 기회를 국민에게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