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가치에 '같이'를 더하다]

 

만약 당신에게 ‘100명을 고용하는 사업’과 ‘100명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업’ 중 어느 쪽이 더 가치 있냐고 물어본다면, 어떻게 답변하실 수 있을까요? 요즘처럼 실업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시점에 물어본다면, ‘100명을 고용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대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만약 같은 질문을 50년 전인, 1970년대에 물어봤다면 어떻게 대답하시는 분들이 많을까요? 아마도 ‘100명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업’이 더 가치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문제를 해결함에 대해 어느 것이 더 가치가 있느냐 하는 것은 대부분 우리가 어떤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있느냐와 관련이 높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노동불안정, 소득 및 주거불안,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기부나 자원(봉사)활동과 같은 선한 활동에 대한 참여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부나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이왕 기부나 자원(봉사)활동에 참여를 한다면, ‘보다 가치 있는 일’, ‘같은 돈으로 보다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에 참여하고자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최근 ‘사회적 가치’, ‘임팩트 중심의 기부’ 등의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배고파 울고 있는 아이를 돕는다면?

배가 고파 울고 있는 한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를 돕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고, 울음의 원인인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면, 이 아이는 다시 배가 고파 울게 됩니다. 그러면, 또 다시 눈물을 닦아주고,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음식을 주게 됩니다. 과거의 관점에서 제공하던 일반적인 도움은 이걸로 끝이 납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의 삶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요? 허기가 덜 하다는 것과 배고픔으로 인한 죽음의 위협이 없어졌다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이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을까요?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사회적 가치’, ‘임팩트 중심의 기부’ 등이 등장합니다. 단순히 아이들의 울음을 해결해주는 것을 뛰어넘는 방법을 찾아내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아이가 울고 있는 이유는 배고픔이지만, 실제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되고 근본적 원인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부모가 부재하거나 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후자라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부모에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가난한 나라에서 부모에게 염소와 같은 가축과 함께 가축을 기르는 방법을 가르쳐주어, 이러한 상황의 반복적 발생을 막습니다. 음식을 제공하여 울음을 그치게 하는 것과 가축을 기르는 방법을 부모에게 제공하는 것 중 어떤 방법이 매력적인가요? 사실 매력의 유무를 떠나 두 방법 모두, 아이에게는 필요합니다. 우선은 아이의 허기로 인한 위험을 해결해야 하고, 그리고 난 이후에 다른 방법을 통해 장기적으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얼핏 보기에 별 것 아닌 방법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이러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많은 단계와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울고 있는 아이의 부모를 찾아야 하고, 그 부모가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 적합한 방법을 찾아 제안하고, 수용하게 하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과정의 대부분은 해당 지역에 있는 활동가들을 통해 진행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기부금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더 큰 결과물(임팩트)을 만들어내는 것은 해당 사회문제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활동가들의 노력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낸 기부금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해당 사회문제 속에 뛰어들어 해결책을 만들어 내고 있는 활동가들입니다.

 

간혹 우리는 우리의 기부금이 아동을 위한 음식 등에 100%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부금의 가치를 극대화해 사용되기를 원한다면, 기존의 관점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몇 %가 직접 지원되는지’를 궁금해하는 것에서 ‘해당 업무를 하고 있는 활동가들에게 몇 %를 사용하고 있는지’로 말입니다.

 

투명성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로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IAB(Industry Advisory Board) 자문교수, EBS 사회혁신 전문위원, 서울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사회적 가치의 재구성』 『모금,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 등이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기부와 관련해 투명성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투명성은 기본적으로 다루어져야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투명성을 지키지 못하는 조직에 기부를 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투명성을 넘어 우리의 기부금이 얼마나 잘 사용되고 있는지,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당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입니다.

 

우리의 기부금을 활동가의 인건비로 얼마를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인건비로 활동가들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느냐로 관점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에 큰 돈, 작은 돈의 구분은 없습니다. 다만, 기부금들이 이왕이면, ‘보다 큰 가치’, ‘보다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의미있지 않을까요? 우리의 작은 관점의 변화가, 작은 참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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