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4월 13일 오전 9시. 울산장애인종합복지관은 이른 아침부터 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과 활기로 가득했다. 은은한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쾌적한 식당에서는 김희덕 학우를 포함한 봉사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바삐 움직였다.
미디어영상학과 3학년인 김희덕 학우는 검은 앞치마를 두르고 제육볶음을 조리하며 장애인들이 든든하고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했다. 기자 역시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장화까지 신고 급식 준비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와 함께 깻잎과 상추를 씻고, 파프리카를 다듬으며 손발이 바쁘게 움직였다.
울산광역시 남구 무거동에서 사진관을 운영 중인 김 학우는 “현업에서 활동 중인 사진작가 김종운 학우의 권유로 미디어영상학과에 진학해 영상 공부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미 사진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영상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것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과 함께 그의 삶을 지탱하는 또 다른 기둥은 ‘봉사’다. 25년째 울산지역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 학우는 “학교에서 배우는 사진과 영상이라는 전문적인 기술을 봉사 현장에서도 동시에 살려낼 수 있어 무척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있어 배움과 나눔은 결코 분리된 영역이 아니었다. 그는 “방송대 진학 후 학업과 봉사가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서로 상승효과를 내는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그가 펼쳐온 수많은 사진 봉사 중에서도 마음속 깊이 박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은 순간이 있다. 중환자실에 입원해 힘겨운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중, 생의 최후가 다가옴을 직감하고 남편과의 마지막 웨딩 촬영을 간절히 희망했던 한 부인과의 만남이었다. 야위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나 카메라 앞에서 서로를 향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 보이던 시니어 부부의 모습은 김 학우의 가슴을 뜨겁게 적셨다. 그는 “그분들과 함께했던 찰나의 순간은 내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만큼 따뜻하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봉사 활동 영역은 사진 봉사에만 그치지 않고 소외된 이웃들이 있는 곳이라면 지역사회 곳곳 어디든 닿아 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진 촬영을 활용한 어르신 ‘장수사진 촬영 봉사’는 물론이고, 매년 겨울철이면 이웃들의 시린 손을 잡아주는 김장 봉사와 연탄 배달, 그리고 주거 환경이 열악한 가정을 직접 찾아가 땀 흘리는 집수리 봉사까지 다양하다. 특히 국제 NGO ‘따뜻한 손길’ 회원으로서 몽골 학교 교실 보수, 학용품 지원, 겨울용 게르 건축, 몽골 교사 및 학생 울산 선진지 견학 지원, 로힝야족 생리대 지원 같은 국제 구호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 학우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기꺼이 돕고 기대며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다”라고 강조하면서, 거창하고 거대한 봉사만을 생각하며 시작을 주저하는 이들에게 조용히 격려의 말을 건넸다.
“나의 아주 작은 손길 하나, 따뜻한 눈빛 한 번이 모이고 쌓이면 우리 사회 전체를 온화하고 따스하게 변화시키는 거대한 힘이 된다. 방송대 학우 여러분께서도 학업으로 바쁘시겠지만, 주변을 둘러보고 아주 작은 봉사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나눔이 주는 삶의 참된 기쁨을 꼭 한번 실천하고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사진을 ‘가장 소중한 매개체이자 기억의 증거’라고 확신하는 김희덕 학우. 소중한 매개체이자 기억의 증거인 사진을 통해 봉사에 앞장서는 그는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꾸준히 나의 몸과 마음을 보태겠다”라는 말을 전하며 오늘도 봉사 현장을 누비고 있다.
울산=천정희 학생기자 skyrelux@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