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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검정고시를 마치고 방송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40~60대 학우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시 쓰기 모임에서도 열심히 활동했었죠. 하지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갖고 있는 저에게 학업은 늘 넘기 힘든 높은 벽과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저의 어려움을 유심히 살피던 학생서비스센터 선생님들이 교육학을 공부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고심 끝에 교육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고, 그것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습니다.


교육학과에 입학해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평생교육’ 그리고 ‘안드라고지(andragogy)’라는 생소한 개념이었습니다. 평생교육은 유네스코(UNESCO)가 제1~3차 세계성인교육회의를 통해 확립한 용어로서, 태교에서 시작해 유아교육·아동교육·청소년교육·성인교육 등을 수직적으로 통합한 교육과 가정교육·학교교육·사회교육을 수평적으로 통합한 교육을 총칭하는 것입니다. 또 ‘안드라고지’는 아동교육(pedagogy)과 대조되는 성인교육의 원리로,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배우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저는 ADHD로 인해 남들보다 학습능력이 뒤처진다는 자책감에 시달려왔습니다. 하지만 교육학 수업을 통해 안드라고지의 역사와 원리를 배우며, 평생교육의 관점에선 저의 ‘학습장애’가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자 개인적 특성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특히 놀스(Knowles)와 같은 학자들이 정립한 성인 학습 과정의 특성을 공부하면서, 저와 같은 학습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교육학 공부는 제게 단순한 지식 습득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과정이었습니다. 다른 학우들과 함께하는 수업을 통해 어떻게 하면 학습불안을 해소하고 집중력을 유지하며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명확하고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학습내용을 체계화하며, 상호작용을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이 저와 같은 학습자에게 얼마나 효과적인지 몸소 체험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교육학과 교과목들을 이수하며 39학점이라는 소중한 결실을 얻었고, 한때는 30분도 집중하기 힘들었던 제가 이제는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제 저의 꿈은 명확해졌습니다. 제가 겪었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배움에서 소외된 이들을 돕는 평생교육사가 되고 싶습니다. 평생교육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자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적절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그들이 배움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격려하는 조력자이자 설계자입니다. 저는 ADHD라는 저만의 특별한 상황을 전문 지식과 결합해, 학습장애를 겪는 이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돕는 따뜻한 길잡이가 되고자 합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과정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닙니다. 길을 잃고 헤맬 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신 국어국문학과와 교육학과의 여러 교수님, 늘 곁에서 힘이 되어준 학생서비스센터 선생님들, 잘 해낼 수 있을까 망설이던 제 손을 잡아준 학우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남은 학기 동안 더욱 정진해,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능하고 따뜻한 평생교육사가 되겠습니다. 저의 도전이 배움의 문턱에서 망설이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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