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대이자 최고 연령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국립 고등교육기관이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방송대 교육 시스템의 특성상, 학우와 동문이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마주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며 깊은 유대감을 느낄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줄 대규모 화합과 소통의 장이 드디어 다가온다. 오는 9월 5일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제12회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이하 마라톤 축제)’가 뜨거운 열기 속에 개최된다. 5km, 10km 코스 출발은 8시다. 이번 마라톤 축제는 단순히 기록을 다투거나 순위를 겨루는 스포츠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나이와 지역, 전공의 벽을 뛰어넘어 재학생과 동문이 함께 발을 맞추며 ‘방송대인’이라는 하나의 자부심을 확인하고, 대학의 도약과 발전을 위한 동력을 한데 모으는 범공동체적 축제의 장이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함께 달릴 때 우리는 하나가 된다”
마라톤 축제를 총괄 지휘하는 최기재 대회장(제29대 전국총동문회장)은 “이번 축제는 동료, 친구, 그리고 가족과 함께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힘차게 달리며 화합을 다지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방송대를 사랑하는 선후배님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재학생, 동문, 가족 그리고 시민이 함께 달리며 ‘방송대’를 생각하는 행사라는 뜻이다.
마라톤 축제가 매년 전국 방송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땀 흘려 함께 달리는 과정에서 얻는 진한 감동과 울림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11회 마라톤 축제 당시 79세의 최정미 학우는 휠체어를 타고 5km 경기에 나섰다. 졸업반이라고 소개한 그는 “처음으로 방송대 마라톤 축제에 참가했는데, 참가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는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을 통과했다.
전주에 거주하면서 22년 간 방송대에서 공부한 최근옥 동문은 2024년 제10회 마라톤 축제에 참가했다. 최고령 나이로 어린 손주와 함께 5km를 끝까지 달렸다. 국어국문학과 등 9개 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22년 동안 방송대를 다니면서 가장 즐거웠던 일을 꼽으라면 온 가족이 함께한 마라톤 축제를 꼽고 싶다. 나는 건강달리기 5km 코스를 선택해 미운 아홉 살 손주와 친구로서 달렸다. 완주 기념 메달을 목에 걸면서 손주에게 공부도 마라톤처럼 끈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줬다. 손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즐거운 축제를 처음부터 참여치 못했던 게 아쉬웠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계속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을 달리고 싶다.”
마라톤의 매력과 학업의 평행이론
생활체육지도과 박상현 교수는 2022년부터 마라톤 축제에 참가했다. 특히 지난 11회 마라톤 축제에는 두 딸과 함께 5km를 완주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큰딸이 리듬체조를 하고 있어 체력에 관심이 많아 5km를 도전한 것이다. 완주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는데, 결승점을 향해 씩씩하게 달려가는 모습에서 뭉클함을 느꼈다고 한다.
박 교수는 “2022년에 우리 학과 동문들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이후 신생 학과인 생활체육지도과 학생과 동문이 이 축제를 가득 채우길 소망하는 마음에서 참여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마라톤과 방송대에서의 학업 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고 말한다.
“마라톤은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운동이다. 내가 흘린 땀방울과 훈련량만큼 앞으로 나아가고, 포기하지 않고 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마침내 결승선이라는 완주의 기쁨을 만들어낸다. 방송대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과정 역시 마라톤과 완전히 같은 궤적을 그린다. 생업과 가사, 학업을 병행하다 보면 누구나 중간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데드포인트(dead point)’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걸음을 옮기면, 어느덧 그 고비를 넘어 ‘일차적 완주’이자 ‘졸업’이라는 영광스러운 결승선에 다다를 수 있다.”

동문·재학생이 함께 만드는 ‘대학 문화’
마라톤 축제 초대 조직위원장을 지낸 최홍대 동문의 설명에 따르면,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의 탄생에는 ‘국민에 대한 보은’의 의미도 담겨 있다. 방송대만의 행사가 아니란 뜻이다.
“2007년 6월 첫 마라톤 축제를 시작했을 당시 ‘I LOVE 방송대. 제1회 방송대와 국민이 함께하는 마라톤 축제’라고 명명했는데, 여기엔 방송대의 발전과 성장에 힘을 보태준 국민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보은의 뜻을 피력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제12회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가 지니는 가장 핵심적인 궁극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바로 ‘지속 가능한 대학 발전 문화의 구축’에 있다.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한 대학의 발전과 명성은 단순히 뛰어난 강의 시스템이나 현대적인 시설 확충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가지는 강한 공동체 의식, 선후배 간의 끊임없는 교류, 모교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부심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질 때 진정한 명문 대학으로서의 위상이 확립된다”라고 지적했다.
마라톤 축제 현장에서 동문과 재학생이 나누는 따뜻한 인사와 어깨동무, 함께 땀 흘리며 끊어내는 결승선의 테이프는 곧 방송대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든든한 초석이 된다. 동문은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발전기금 기부, 재능 기부, 진로 멘토링 등으로 모교에 기여하고, 재학생은 이러한 자랑스러운 전통과 내력을 이어받아 향후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훌륭한 동문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마라톤 축제는 이러한 발전적 선순환 문화를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체화하는 가장 직관적이고 역동적인 장이다.
최기재 대회장은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명언이 있다. 이 말은 평생 배움의 길을 걷고 있는 모든 방송대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격언일 것이다. 오는 9월 5일,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리는 제12회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를 서로의 손을 잡고 방송대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 문화 구축을 다짐하는 역사적인 자리로 만들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초가을의 청명한 바람을 맞으며 상암동의 푸른 들판을 함께 달려보자. 그 길 끝에서 더욱 단단해진 방송대 교육공동체와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하는 스스로의 당당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