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확실한 자격증 취득 방법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방송대를 만나게 됐습니다. 방송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으로 편입학을 했고, 학사과정 중에 2급 자격증을 땄습니다.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응시한 사회복지사 1급 시험에도 합격했습니다.
방송대와의 만남은 처음부터 저의 얄팍한 계산이 먼저 깔려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우연히 본 방송대문학상 공고문은 방송대와 저와의 만남을 그 어떤 다른 차원의 것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그 어떤, 정말 다른 차원으로 말이죠. 방송대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당선 소식을 접하고 어떤 소설 속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선인장에 옷을 입혀주고 좋다고 춤을 추던 ‘생 날것’ 식인종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배가 난파당하고 한 사내가 태평양 한가운데, 어느 무인도에 홀로 살아남습니다. 사내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식민지를 건설하고 스스로 섬의 총독이 된 그는 식인종 ‘프라이데이’를 구출해 주고 노예로 삼아 영어를 가르치고 기독교를 전파합니다. 바로 ‘로빈슨 크루소’입니다. 하지만 제가 방송대문학상을 받고 떠올린 소설 속 장면은 미셀 투르니에가 쓴 『방드리디, 태평양의 끝』이란 장편소설에 등장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대니얼 디포가 쓴『로빈슨 크루소』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이름도 로빈슨 크루소 똑같습니다.
역시 한 사내가 태평양 한가운데, 어느 무인도에 홀로 살아남습니다. 그도 처음에는 무인도를 개척하려 합니다. 하지만 우연한 폭발사고로 ‘다른 로빈슨 크루소’는 문명의 재건을 포기하고 무인도라는 섬과 하나로 동화합니다. 무인도 그 자체인 태양과 바다, 바람과 풀의 향기에 그대로 녹아 들어버립니다. 그리고 식인종을 구해줍니다. ‘방드르디’(프랑스어로 ‘금요일’)입니다. ‘다른 로빈슨 크루소’도 처음에는 방드르디를 통제하고 문명을 가르치려 듭니다. 하지만 오히려 방드르디가 가진 인간 그 자체의 ‘생 날것’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방드르디는 난파선에서 건져 보관하고 있던 옷들을 섬의 선인장에 입혀주고는 춤추고 노래합니다. ‘다른 로빈슨 크루소’는 그런 방드르디를 보며 비로소 나란히 함께 서는 친구가 됩니다. ‘다른 로빈슨 크루소’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는 섬에 그대로 남습니다. 이미 섬 그 자체였기 때문이죠.
방송대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제가 썼던 소설을 프린트해서 다시 한번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꼼꼼하게 또 읽어봤습니다. 정말 ‘생 날것’ 그 자체였습니다. 소설이 까끌까끌해서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상을 받았다니, 춤도 추고 싶었습니다. 방드르디처럼 말이죠. 저는 방송대문학상 수상 이후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글쓰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대문학상에 도전하는, 혹은 도전하려 하는 학우님들께 진정한 마음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방송대문학상은 학우님에게 ‘문학이라는 무인도’가 되어 줄 것입니다. 학우님은 이제 그 섬에서 ‘다른 로빈슨 크루소’가 되면 됩니다. 아니, 그냥 로빈슨 크루소가 돼도 상관없습니다.
방송대문학상에 도전하십시오. 태양과 바다, 바람과 풀 냄새와 물컹하게 피어오르는 방송대문학상이란 무인도에서 학우님만의 소설 속 주인공 ‘방드르디’나 ‘프라이데이’를 만나 보십시오. 도전하기만 하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