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웠던 프로그래밍과의 첫 만남에서
키워낸 과감한 도전으로
기후와 인공지능을 잇기까지
방송대 신임교원으로 연구실 문에 걸린 컴퓨터과학과 명패를 마주하면 벅찬 설렘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방송대의 새로운 가족이 됐다는 사실은 제게 더없이 큰 영광입니다.
사실 제가 강단에 서기까지의 여정을 돌아보면, 잘 짜인 계획표대로 순탄히 걸어온 길은 아닙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던 문과생이었던 저는,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큰 결심을 하고 전공을 바꿔 IT와 비즈니스를 아우르는 정보시스템학과로 새롭게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문과생의 시선으로 마주한 프로그래밍의 세계는 거대한 벽과 같았습니다. 낯선 코드와 끝없이 쏟아지는 에러 메시지 앞에서 ‘내가 정말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한동안 깊은 방황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길을 헤매던 학부 시절, 제 인생의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여러 갈림길 사이에서 방황하던 저를 눈여겨보시던 교수님께서 건네주신 한마디에 이끌려 학부 연구생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연구실 들어와서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 딱 하나, 냄새나니까 라면만 끓여 먹지 마라”라고 말씀하시며, 어떤 엉뚱한 아이디어와 실패도 용인해 주시던 지도교수님 덕분에 두려움 없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막막했던 데이터와 코드는 점차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왔고, 그 열정을 동력 삼아 박사과정까지 단숨에 내달릴 수 있었습니다.
박사과정을 마친 뒤 KIST와 KAIST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딥러닝 기술을 기후학에 적용하는 연구에 뛰어들었습니다. 지구과학과 기후는 처음 접하는 생소한 분야라 모든 것이 낯설고 막막했지만, 동료 연구자들의 아낌없는 나눔과 가르침 덕에 새로운 환경에 온전히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KIST에서 처음으로 전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날씨 예측 모델을 개발했을 때 팀원 모두가 기뻐하며 축하해주던 순간은 지금까지도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인문학에서 정보시스템학으로, AI에서 기후 연구로 끊임없이 낯선 영역에 부딪혀봤기에, 저는 새로운 기술 앞에 선 방송대 학우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생성형 AI와 인공지능 기술의 흐름 속에서, 많은 분이 기대와 동시에 막연한 부담감을 마주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기술 변화의 속도를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비전공자이고 코딩도 어려운데 AI를 배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의 목소리를 자주 접합니다. 하지만 저는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공지능은 두려워해야 할 거대한 장벽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잠재력을 몇 배로 확장해 줄 가장 든든한 도구이자 파트너일 뿐입니다. 저 역시 낯선 기술 앞에서 수없이 방황했었기에, 여러분이 느끼는 그 막막함의 무게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방송대 컴퓨터과학과 강단에서, 학우 여러분이 급변하는 기술의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 있게 AI를 마주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복잡한 수식에 갇히기보다 각자의 일상과 직무 현장에서 AI를 강력한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나누겠습니다. 지도교수님과 동료 연구자들이 제게 학문의 문을 열어줬듯, 저 역시 탄탄한 강의와 연구를 통해 여러분의 배움에 든든한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출발선이 어디였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배움을 향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였습니다. 낯선 기술 앞에서의 막연한 두려움을 배움의 설렘으로 바꾸는 용기를 가지고, 여러분만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