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의 원인
로버트 마우어 미국 UCLA 임상심리학 교수는 인간의 작심삼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그 원인을 뇌와 생존의 관계로 밝혀냈다. 우리의 뇌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 본다. 예를 들어 갑자기 맹수를 마주하게 되면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숨을 곳을 찾고 도망치도록 신체에 명령을 내린다. 뇌에는 이 ‘방어 본능’이 장착돼 있다.
그래서 인간의 뇌는 평소 하지 않던 공부나 운동을 하거나 술, 담배 등을 급하게 끊는 모든 행동을 ‘위협’으로 인지해 방어 본능 시스템을 가동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방어 본능은 ‘포기’라는 결말로 급격하게 전개된다. 방어 본능으로 인해 신년 계획을 지속하지 못하기 시작하면 짜증, 좌절감, 우울함 등에 휩쌓여 계획 자체에 대해 잊으려 한다. 대부분의 연간 계획이 삼일을 넘기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 아닐까?
작심삼일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인간의 본능인 ‘늑장’ 때문이다. 캐나다 캘거리대 경영대 교수이자 행동과학연구소 설립자인 피어스 스틸은 자신의 저서 『결심의 재발견』에서 “인간은 원래부터 늑장을 부리도록 만들어진 존재”라며 “늑장은 거의 중력만큼이나 흔하며, 역시 중력만큼이나 우리를 아래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늑장을 부리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를 구체적인 개념으로 보고 미래를 추상적인 개념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손에 넣고자 하는 단기적인 성향이 장기적인 인내를 방해한다. 충동성이 강한 사람들은 쉽게 산만해지고 고통을 회피하려 한다. 그래서 어렵거나 막연하면 생각에서 멀리 미루어 버린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계획
쌀쌀한 아침, 이불을 박차고 나와 계획한 대로 운동을 하지 못해 ‘난 왜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 걸까?’라는 자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목적과 목표를 구분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목적이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방향이고 목표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목적이 없으면 목표도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위해 건강이나 재정적인 안정을 바란다. 그러나 이를 얻기 위해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다. 계획 없는 삶은 사업계획서 없는 사업가처럼 무모하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 목적이라면,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절약’보다 ‘적금통장을 만들어 월급의 20%는 예금한다’라는 실체적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표는 가정이나 회사와 같이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서 수립하고 정리해야 한다. 과도하게 월급의 50%를 적금으로 들고 빠듯한 생활비로 불편한 삶을 살아야 한다면 이것도 행복한 삶이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무리한 계획은 실행의 확률을 낮게 해 쉽게 포기하게 만들고 이것으로 인해 좌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계획은 작은 단계를 밟아 나가 성취감을 느끼고 이것으로 더 큰 도전에 대한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생활과 그 변화에 맞춰 무엇을 없애고(Eliminate) 늘리고(Raise) 줄이고(Reduce) 새로 만들어야 하는지(Create) ‘ERRC 관점’에서 정리해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다음 해의 목표를 더욱 효율적으로 세우기 위해 지난 1년의 계획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점검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기록은 관리의 기술
계획의 점검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기록이다. ‘지난해에는 무슨 목표를 세웠나?’ ‘얼마나 지켜졌는가?’ ‘계획한 목표를 실천할 수 있었던 혹은 없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등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기록이다. 자신의 하루, 한 달, 일 년에 대한 것들을 기록하지 않는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해 개선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지 않는 것과 같다.
이러한 자료를 쌓아놓지 않았다면 실행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자신의 계획을 리뷰하고, 수정할 계획은 재빨리 고쳐 나가는 것인데, 돌아볼 자료가 없이는 효과적인 시간과 체력 배분 등과 같은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시간과 체력처럼 한정된 자원을 보다 창의적으로 확장해 실행에 옮기는 것의 시작은 다이어리 쓰기다.
다이어리는 거창할 필요는 없지만 구체적으로 기입하는 것이 좋다. 먼저 기간별 계획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정리한다. 예를 들어, 열두 달은 한 달씩 혹은 두 달씩 묶어 수행해야 할 일의 기간을 구분한다. 그 후 주간 혹은 일간의 세부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한 대로 정해진 기간에 일이 끝나지 않기 때문에 백업 플랜을 작성해 놓거나 목록을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구체적인 기록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계획을 기록해 점검하면 계획을 세울 때 더 많은 시간이 걸렸더라도 결과적으로 더 빨리 목표에 도달할 수 있어 여유롭다. 시간과 체력의 낭비를 줄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서다. 그래서 일과 시작 혹은 잠들기 전에 다이어리를 쓰는 것은 지속가능한 새해 결심을 이룩해 달콤한 열매를 따기 위한 기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