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힐링을 배우다, 내 삶을 바꾸다

 

겨울방학도 중턱을 넘어가고 있는 요즘. 우리 대학 구성원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틈틈이 모아 둔 돈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려고 준비하거나, 집에서 밀린 드라마나 영화를 다운받아 ‘정주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터. 이와 반대로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전시와 공연 일정을 빼곡히 메모해놓고 벽돌깨기 하듯 하나씩 클리어하는 학생들도 존재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 혹은 가족을 위해 쉼과 여유를 찾는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위클리>는 겨울방학 동안 각기 다른 방식으로 힐링을 추구하는 방송대인들을 만나봤다. 
 
스피치 힐링, 불교대학 강사 꿈으로 이어져 - 윤옥희 학우(중어중문학과 4)
수출입통관업무를 관장하는 관세사무소에서 일하는 윤옥희 학우는 ‘스피치’를 통해 여유와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현재 윤 학우는 우리 대학 프라임칼리지에서 개설한 ‘오수향의 스피치 지도사’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윤 학우는 업무의 특성상 다양한 직업군을 만나야 하는 탓에 사람을 대할 때와 이야기를 풀어갈 때의 정석을 알고 싶어했다. 그러던 중 이 강좌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윤 학우는 “지금까지 수업을 들으면서 복식호흡과 발음연습은 물론 다양하고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오픈 마인드(open mind)’로 변해가는 자신을 보고 더욱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바쁜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12학기째 스피치 지도사 과정을 수강할 수 있었던 것은 ‘필터링’ 덕분이었다. 윤 학우의 표현을 빌리자면 스피치를 통해 내 안의 찌꺼기를 걸러내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시간으로 작용했다. 일종의 ‘스피치 힐링’이 된 것이다. 
원래 윤 학우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으나 스피치를 하면서 달라진 케이스다. 그는 “지난해 10월 150여 명이 참석한 스님 출판 법회 때 사회를 봤던 일이 떠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있었지만 긴장을 하거나 떨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단상에서 좌석에 있는 분들의 얼굴 표정까지 읽을 수 있었다”며 “스피치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향상시킨 덕분”이라고 밝혔다. 올해 졸업을 앞둔 윤 학우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명상심리상담학과에서 석사과정 신입생이 된다. 스피치를 통한 힐링이 불교대학의 강사라는 꿈으로 이어져 가고 있다. 
 
트럼펫 연주하는 순간순간이 힐링 - 양행효 남부학습센터 사서
월화수목금토일, 하루하루가 힐링 받는 느낌으로 살 수 있을까. 우리 대학 남부학습센터에서 사서로 일하는 양행효 씨에겐 가능하다. 양 사서는 퇴근 이후나 휴일에 개인 연습실에서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2시간씩 빠짐없이 트럼펫을 연주한다. 수요일에는 프라임칼리지 평생교육과정 강좌를, 금요일에는 인천KNOU에서 트럼펫 강의를 한다. 토요일에는 격주 단위로 코리안트럼펫터앙상블(단주) 합주 연습을 3시간씩 꾸준히 한다. 양 사서가  일주일 내내 자발적으로 트럼펫 연주를 할 수 있는 것은 즐길 수 있어서다. 
양 사서는 어떻게 트럼펫을 시작하게 됐을까. 그는 “어릴 적 로망으로 남아 있던 트럼펫을 40대가 되면서 꼭 배워 퇴임 후 좋은 곳에 쓰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취미로 시작한 트럼펫 연주가 이제 특기가 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외부의 연주 성과회나 발표회에 곧잘 초대받기도 한다. 지난해 4월에는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코리안 트럼펫터 앙상블 제6회 정기연주회에서 프로 연주자에 못지 않은 트럼펫 연주 실력을 선보였다.트럼펫을 연습하고 연주에 참여하는 순간순간이 양 사서에게는 힐링 그 자체다. 양 사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부하고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힐링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며 “새로운 악보를 준비하고 단원들과 연습하며 앙상블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상상도 못하는 희열을 느낀다. 이 순간이 가장 짜릿한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양 사서가 느끼는 또 다른 힐링 포인트는 ‘더불어 함께 하는 삶’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지낼 수 있고, 봉사와 참여를 실행하는 삶이 된다면 충분한 힐링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트럼펫 연주를 통해 힐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들려줄 만한 조언을 부탁했다. “트럼펫이라는 악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도전하려는 분들이 적다. 프라임칼리지 트럼펫 과정을 개설한 이유도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봉사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이라며 이번 봄학기에는 교수님, 직원, 학생분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힐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제7회 코리안트럼펫터 앙상블 정기연주회가 오는 4월 18일 오후 5시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된다”라며 홍보 멘트도 잊지 않았다.    
 
“받았으니 갚아야죠”… 봉사로 찾은 힐링 - 손미영 생활과학과 교수
 가장 어려웠던 시절에 손을 내밀어 준 이가 있다면 쉽게 잊혀지겠는가. 25년 동안 묵묵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 대학 손미영 생활과학과 교수는 그동안 자신이 해온 봉사의 성격이 달라진 그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손 교수는 정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손 교수는 “평생 사는 동안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1년 동안 우울증을 겪으면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며 “그 당시 어떤 분을 잠깐 뵈었는데 이 분에게 큰 도움을 받았고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사실 이전까지의 봉사활동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렀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보다 앞서 손 교수는 봉사를 시작한 지 10년이 흐른 뒤 가정에 문제가 있는 고등학생 남자 아이를 만났다. 아이를 만났을 당시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손 교수는 “상담 관련된 전문적 지식이 부족했고 스킬도 없었다. 물질적 봉사 외에 이런 측면에서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모자랐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손 교수가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한 이후부터 그가 하는 봉사활동의 질이 완전히 달라졌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할 때, 도움을 받은 그에게 정말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생긴 것이다. 손 교수는 “간절할 때 도움을 받으면 그 순간이 구원을 받은 것처럼 느껴진다”며 “어려움에서 벗어났다는 기분만으로도 천국이자, 행복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즉, 봉사활동으로 힐링이 되는 기분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손 교수가 생각하는 힐링이란 어떤 걸까. 뭐 대단한 비밀이나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게 아니었다. 잔잔함과 평안함을 느낄 수 있으면 족하다. 손 교수는 “제 나이 정도 되면  특별히 좋거나 나쁜 감정이 없다”며 “봉사라는 게 이렇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는데 그 사람이 어려움에서 벗어났다고 하는 사실만으로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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