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역시 대학들은 2020년 새해 달력을 선보였다. 대학 달력을 보면 각 학교마다 지닌 역사, 문화, 명소 등 고유한 가치와 개성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 달력은 해당 학교의 ‘브랜드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된다. 또 한편으로는 대학 달력을 사용하는 이들에겐 달력이 가지고 있는 유니크한 포인트를 발견하는 쏠쏠한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위클리>는 대학출판부가 있는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달력’ 사례를 모아봤다.
Case #1. 참신한 콘셉트 살려라
대학 달력의 일반적인 제작 포맷에서 벗어나 참신한 콘셉트로 달력을 제작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신구 조화’를 고려한 이미지로 세대별 취향을 저격한다든지, 특정 단어를 집중 부각해 메시지를 전달한다든지, 재미와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스토리텔링에 무게를 둔다든지…. 이러한 차별화된 콘셉트 전략이 여기에 해당된다.
성신여대 : 과거와 현재가 공존… 시간의 흔적 품은 풍경화
시간의 흔적을 켜켜이 쌓아 그린 풍경화 같은 느낌이 든다.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바로 성신여대의 달력 이야기다. 1월 달력의 이미지를 보면 상단에는 빛바랜 추억이 담긴 과거의 학교 전경 사진이, 하단에는 새롭게 올라간 건물이 보이는 최근의 학교 전경 사진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셈이다. 
충북대 : 우리는 나보다 위대하다… ‘우리’11회 강조
우리는 나보다 위대하다. 충북대 달력의 콘셉트 포인트다. 1월부터 12월 사진을 묘사하는 카피 가운데 ‘우리’라는 단어가 무려 11회나 등장한다. 충북대 관계자는 대학 달력과 관련해 “정보기술에 능하고 대학 진학률이 높지만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 등으로 사회진출이 두려운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 친구, 스승, 동문 등 ‘우리’가 함께하고 있음을 사진에 스토리를 입혀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국방송통신대 : 스타일리시하고 엣지 있게… 실용성은 덤
한국방송통신대 달력의 콘셉트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스타일리시’와 ‘엣지 있게’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에 실용성은 덤이다. 월별로 재학생과 동문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해 웹툰 느낌으로 표현했다. 이 때문에 세련되고 감각적인 멋이 느껴진다는 평가다. 학교 달력의 특징을 살려 학사력과 학년도 기준(14개월, 1월~다음연도 2월)으로 제작하고, 월별로 컬러를 다르게 만든 탭을 추가해 달력의 활용성을 높였다. 실용성 측면에선 탁상용 달력의 업무 활용도를 고려한 디테일을 한껏 살렸다. 백삼균 한국방송통신대 출판문화원장은 80만 명의 폭넓은 동문 네트워크가 우리 대학의 강점”이라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들을 소개하는 감성 스토리텔링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즉,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리더로 자리잡은 동문들을 달력의 모델로 활용한 것이다.
한국외국어대 : 특수외국어 교육 선도대학 이미지 부각
한국외대는 외국어 교육과정에 특화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학 달력에서도 이러한 비전과 가치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올해 달력은 특수외국어 국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이미지로 구성된 게 차별화 포인트다. 각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처럼 대한민국 특수외국어 교육을 선도하며 국제사회의 리더를 키울 글로벌 융복합 대학의 비전을 향해 달려가는 점을 그려냈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1월 이미지로 포문을 연 국가 및 랜드마크는 태국의 새벽사원으로 알려진 왓 아룬(Wat Arun)이다.
Case #2. 내부자원 활용도 높여라
대학 구성원이 직접 만든 작품이나 학내 박물관에 소장된 고문헌 등이 달력 제작에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대학 달력이 구성원들 간 소통을 강화하고 교감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경남대 : 전통무늬 ‘색동’이 빚어낸 아름다움을 만나다
우리나라 산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작품이 달력 안에 쏙 들어왔다. 경남대 달력에는 계절별로 한국의 산에 색동을 입힌 모습을 나타낸 색동산 이미지가 삽입됐다. 색동산을 표현한 작가는 이 대학 산업디자인학과 최성규 교수다. 최 교수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전통무늬 ‘색동’과 한국의 둥글둥글한 ‘산’의 매력을 현대 미술과 팝 아트 등의 어떤 이즘에 구애됨 없이 그만의 해석과 해결방법으로 한국의 대표 이미지를 표현했다. 경남대 달력에서도 이와 같은 작품의 분위기와 현대적으로 그려낸 한국 전통의 선이 주는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계명대 : 달력 곳곳에 120년의 역사 숨결 느껴
계명대의 역사는 120년을 갓 넘었다. 지난 1899년 대구에 영남지역 최초로 설립된 의료기관 제중원(濟衆院)에 뿌리를 둔 대구 동산기독병원과 계명대가 통합되면서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게 된 것이다. 계명대가 제작한 달력은 이 대학에서 소장한 고문헌으로 구성돼 있어 이러한 역사가 고스란히 숨 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력의 가장 맨 앞 장은 신한첩(보물1946호, 17세기) 표지와 속지로 되어 있고, 이미지 좌측에는 ‘古代와의 遭遇 ∏’라고 쓰여 있다.
고려대 : 교정 곳곳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
고려대 달력은 구성원의 손길로 탄생된 굿즈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이 대학에 재직 중이면서 사진작가 타이틀을 지닌 김한겸 의과대 병리학 교수와 이영렬 세종캠퍼스 학생복지팀 차장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고려대 관계자는 “교정 곳곳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는 작품들은 교우로서의 큰 애정이 담겨 또 다른 감동과 공감으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단국대 : 한국의 전통미, 새해 달력에 담았다
석주선기념박물관은 1967년 11월 단국대학교 박물관으로 개관했다. 이 곳은 4만여 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예술적 가치가 높은 한국전통 어린이 복식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단국대가 제작한 달력은 계절에 맞는 복식유물을 이미지 소재로 삼았다. 성두현 단국대 출판팀장은 “단순히 날짜와 학사일정을 알려주는 달력 기능을 넘어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의 소장품을 소개해 어린이 복식 정보와 박물관 홍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말했다.
영남대 : 대학과 인연 깊은 작가의 작품 선보여
영남대는 일반 탁상용 달력에 비해 사이즈가 큰 편이다. 월별로 사진 작품들이 수록돼 한 장의 달력을 넘길 때마다 작품집을 연상케 한다. 작품을 그린 주인공은 이 대학 사범대학 회화과 교수를 역임한 유산(酉山) 민경갑(閔庚甲) 작가다. 민 작가는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영남대에서 근무했다. 그는 1970년 4월, 영남대 개교 3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낙동강천리도’를 그렸다. 낙동강천리도는 달력 후면 표지로 활용됐으며, 무위(無爲), 진여(眞如) 등 민 작가의 기증 작품이 달력의 이미지로 활용됐다.
Case #3. 그림 되는 풍경 담아라
캠퍼스 내 아름다운 명소나 랜드마크로 꼽을 만한 장소를 달력의 이미지로 삽입하는 대학도 있다. 사실 대학 달력들을 보면 학내 건물이나 부속기관, 카메라 앵글에 담을 만한 장소를 달력의 이미지로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가령 계절을 고려한 이미지에 텍스트 설명을 곁들여 월별 페이지를 구성하는 방법으로 달력 제작이 이뤄진다.
서울대 : 미술 작품과 건물, 통(通)하였느냐
서울대는 어마어마한 캠퍼스 크기로 유명하다. 교지면적은 620만 6392㎡(2015년 기준)로 국내 대학 중 가장 넓고, 재학생 기준 교지보유율도 640%에 달한다. 또한 관악산 기슭에 인접해 아름다운 캠퍼스를 자랑한다. 올해 서울대 달력에는 이 같은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수의과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을 비롯해 박물관, 미술관, 중앙도서관 등 대표적인 건물들을 담았다. 특징적인 것은 국립중앙박물관 작품 가운데 건물과 매칭이 되는 미술 작품을 같이 배치했다는 점이다. 
연세대 : 기독교 교육 이념 고스란히 담아내
연세대는 기독교 교육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이러한 가치는 달력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1월의 달력을 살펴보자. 눈이 소복이 쌓인 연세대 연희관을 배경으로 성경 말씀이 다음과 같이 씌여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만드셨습니다(에베소서 2:10).”이러한 레이아웃은 계절적 분위기에 맞춰 1월부터 12월까지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 연세대 홍보팀 관계자는 “연세만이 느낄 수 있는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어우러지는 하나님의 말씀들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작게나마 위로와 평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 ‘이화林’ 주제로 아름다운 캠퍼스 보여줘
아름다운 캠퍼스로 널리 알려진 이화여대는 ‘이화林’을 주제로 달력을 만들었다. 이화여대는 다양한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숲속 같은 대학 캠퍼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각 계절별 자연의 변화와 다채로운 색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으로 구성돼 있다. 김헌민 이화여대출판문화원장(행정학과 교수)은 “매년 사진작가를 섭외해 1년에 걸쳐 사진을 촬영하고 해마다 사진의 주제나 콘셉트를 정해 여기에 맞게 달력을 구성한다”며 “이화구성원과 이화달력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이화는 다르다’라는 차별성과 수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