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방방톡톡]

막연하게 작가를 꿈꾸던 시절. 우연히 읽은 어떤 글에서, 진정 어린 아름다움을 발견했을 때 느껴지던 감동은, 긴 여운과 함께 질문을 남겼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인가.
그에 대한 답이었을까. 동영상 플랫폼에서 글쓰기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됐다. 요지는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다작(多作). 많이 읽고, 읽은 것을 되새김질하며 생각한 뒤, 많이 써야 한다는 뜻이다. 명징하면서도 간단한 비법이었다. 이후,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어떻게 생각을 할 것인가. 세상의 모든 일에 법칙이 존재하듯 글쓰기에도 작법이 존재할 터, 어디서 작법을 배울 것인가. 숙제를 안고 고심하던 중 지인에게서 방송대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그녀는 소싯적에 일반대를 졸업했다. 문화해설사인 그녀는 우리 역사에 대한 지식이 남다르다. 하지만, 어느 날 세상에 대한 견문을 넓혀보고 싶은 열의가 일었다고 한다. 방송대 영문과에 편입을 했단다. 영어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배경은 물론, 서양의 역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게 됐고, 우리 역사뿐 아니라 우물 밖의 세상까지 거침없이 논할 수 있게 됐다.
그녀의 설득에 매료돼 방송대 국어국문학과에 등록했다. 교과서와 과제, 시험에 연관된 교양·철학·문학 도서를 읽었다.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나를 구성하는 물질의 빈 틈새마다 양질의 지혜와 지식이 채워졌다.
나는 강아지를 기른다. 그와의 산책은 의무에 가깝다. 하지만 산책은 어떤 생각을 되새김질하기엔 최적이다. 자연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도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강아지가 단잠에 빠지면 그때부터 글을 쓴다. 강의와 독서로 채운 지식과 지혜, 산책에서 얻은 감성들을 그러모아 A4지에 쏟아 비워낸다.
의도와 다른 내용의 글이 써질 때도 있다. 하지만 목표했던 주제를 염두에 두고 퇴고의 시간들을 거치면서 글은 완전체를 향해 나아간다. 감성적이면서도 객관적이고, 명료하면서도 진심이 우러나는 글쓰기야말로 채움과 비움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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