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졸업 선물의 진화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더 큰 배움을 위한 시발점의 의식인 졸업식.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졸업식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졸업장을 배부하는 방식으로 졸업식을 대신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기념식 없는 졸업식을 해야하는 지인에게 예상치 못했던 의미 있는 졸업 선물을 준다면 아쉬운 마음을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기 위한 선물은 무엇이 좋을까? 경제·문화적 상황이 바뀌면서 선물도 시대적 조류에 부응하고 있다. 
 
 
졸업장을 ‘모시는’ 벨벳 졸업장통
한국 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60년대만 해도 학교에 갈 수 있는 사람보다 못가는 사람이 더 많았다. 학교에 다닌다 해도 보자기에 책을 싸다니던 시절이었다. 학교를 다니는 것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졸업은 커다란 의미였다. 그래서 가방과 함께 졸업장을 말아 집어넣을 수 있는 졸업장통이 최고 선물로 꼽혔다. 
 
힘들고 어렵게 공부해 도달하게 된 졸업. 그래서 졸업식에서 받은 졸업장은 정말 소중하다. 아무 데나 보관할 수 없다. 졸업장통은 졸업장을 둘둘 말아 넣는 긴 원통형으로 두꺼운 종이나 나무로 만들어졌다. 그중에서도 벨벳으로 감싸 고급스러운 느낌의 졸업장통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70~80년대에는 만년필과 손목시계필기구가 변변치 않았던 70년대.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만년필은 모든 학생들의 로망이었다. 잉크를 묻혀 펜촉으로 글을 썼던 그 시절, 잘못하다 잉크라도 엎지르게 되면 책은 온통 물이 들었다. 그러나 만년필은 이런 염려가 없었다. 학업에 정진하라는 의미를 담아 선물하던 만년필은 ‘파카’나 ‘파이롯트’라는 브랜드가 인기 있었다. 이외에 손목시계도 졸업 및 입학 선물의 단골이었는데 이는 자유로워진 시간을 잘 관리하라는 의미가 있다. 
 
  
경제 성장, 호출기와 CD플레이어90년대 경제 성장과 맞물려 졸업·입학 선물로 전자 제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90년대 이전만 해도 언제 어디서나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워크맨으로 알려진 카세트는 획기적인 미니 사이즈로 휴대가 가능해 어느 장소에서도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미니카세트는 영어 열풍이라는 순풍을 만나 날개 돋친 듯 팔린 졸업 선물이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에는 휴대용 CD플레이어에게 그 자리를 내주게 된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일명 ‘삐삐’는 무선호출기를 부르는 명칭이었다. 호출이 오면 ‘삐삐’ 소리가 나서 이 흉내를 내 부른 것이다. 삐삐에 전화번호가 찍히면 그 번호로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용건을 해결했다. 폭발적인 수요로 1997년 가입된 호출기가 1천만 대를 넘을 정도로 졸업 및 입학 선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 기기와 성형수술도
2000년대에 접어들자 광 통신망이 깔리고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디지털 기기가 입학·졸업 선물로 자리잡는다. 2000년대 전반에는 PMP, 전자사전, MP3, 노트북 등이 최고의 선물이었다. 후반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입학·졸업 선물로 각광받았고 앞으로도 당분간 이들의 인기는 선물 시장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는 졸업·입학 선물 경향에 커다란 이정표가 세워진 시기이기도 하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선물 시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수능 시험을 마친 후 성형 수술을 졸업·입학 선물로 선호하기 시작했다. 남학생은 대학 졸업 즈음에 취업을 위해 몸매 및 피부 관리를 위한 회원권, 눈과 코 등의 성형수술 및 시술권을 선물로 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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