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변화의 출발선에 서다

방송대는 올해도 어김없이 새 얼굴들을 맞이했다. 올해 입학하는 4만3천여 명의 신·편입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자의 특별한 계기와 남다른 사연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게 될 테지만 학업에 대한 열망은 하나다. 하지만 방송대를 최종 선택하기까지 치열한 고민이 있었으리라. 왜냐하면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하기 힘든 학생도 많을 뿐더러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방송대 진학 여부가 도움이 되는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반대와 사이버대 등 학비와 평판을 따지는 사회적 시선을 고려하는 지원자도 꽤 많다. 이처럼 방송대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의 사연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올해 방송대에 합격한 신·편입생의 얘기를 통해 이들이 왜 우리 대학을 선택했는지, 우리 대학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 향후 우리 대학에 무엇을 기대하는지 등에 대해 들어봤다.

‘평생학습’부터 ‘자격증’에 이르기까지 
‘방송대’라고 하면 몇 가지 키워드로 수렴된다. 평생학습, 원격교육, 온라인 교육, 국립대, 자격증 등이 대표적이다.  
방송대의 코어층은 40대 여성이라고 익히 알려져 있다. 4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조예영 학우는 올해 컴퓨터과학과 신입생이 된다. 조 학우는 ‘방송대’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키워드에 대해 평생교육, 자기개발, 나이에 상관 없이 입학가능한 대학 등을 꼽았다. 조 학우가 방송대에 입학한 이유는 컴퓨터 관련 업무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그는 “주변 얘기를 들어보니 방송대 교육과정이 충실하고 강의도 이해하기 쉽다고 들었다”며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정보와 관련된 일에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컴퓨터과학과에서 공부할 경우 ▲정보처리기사 ▲전자계산기조직응용기사 ▲전자기사 ▲전자계산기기사 ▲반도체설계기사 ▲무선설비기사 등과 같은 자격증 취득에 유리하다는 게 졸업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시간·장소 구애없어 일·학습 병행 최적
원격교육시스템으로 시·공간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학생들이 원하는 스케줄에 따라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직장인들이 방송대를 가장 많이 찾는 이유기도 하다. 
부산지역대학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한 강부석 학우는 “시간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기대가 된다”며 “근무의 특성상 학습시간이 나는 때가 한정적인데 온라인을 통한 원격교육은 이러한 부분을 해결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에 교육학과에 입학한 A학우도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을 자유롭게 스케줄링할 수 있어 회사에서 일하면서 자기주도학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소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내 시간만 잘 관리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학습이기에 기분 좋은 긴장감을 갖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2019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 연령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3040세대가 1만6천500여명으로 50%에 육박한다. 방송대에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자기계발을 하는 3040샐러던트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터디그룹 등 기대감 상존
온라인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지만 온라인 수업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여러 지원책이 마련된 점도 새내기들이 눈여겨 보는 대목이다. 
조예영 학우는 “배움과 열정을 지닌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학습에 참여하는 만큼 이러한 경험과 지식을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학우는 “스터디그룹, 학생회, 동아리 등 오프라인 활동에도 학우들의 참여가 활발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영란 서울디지털대 평생교육학과 교수는 방송대에서 지원하는 학습 관리 서비스나 관련 제도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방송대에 입학했다고 하면 나 자신과의 레이스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튜터나 학생들 간의 자율적인 스터디 모임이 방송대에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러한 지원 서비스에 문을 두드리고, 빨리 연결되고, 적극 참여하는 것이 나의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완주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평생교육 지향점 두고 일부 견해차
앞서 언급했듯이 방송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평생교육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평생교육’에 대한 올해 신입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인터뷰에 응한 학우들의 얘기를 종합했을 때 평생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약간의 견해차를 드러냈다. 
강부석 학우는 기초학문 영역에 중점을 둔 평생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학우는 “취업 후 일을 하다가 보니 실무적인 부분은 현장에서 배울 수 있지만 해당 직무의 기본적·이론적 내용과 관련해선 회사에서 잘 알려주지 않는다”며 “직업적으로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 경우 탄탄한 기초학문에 대한 이해가 절실한데 국립대인 우리 대학이 이 같은 교육을 담당했으면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와 달리 조예영 학우는 시민참여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조 학우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학력이 높지만, 의외로 공교육이 충분히 선진화·정상화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사교육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가 생활화되지 못하고 권위주의와 폐습에 사로잡혀 있는 면도 보인다”며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 개발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성인들의 인식 개선과 능력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재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평생교육의 공급자적 측면에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입학자원에 대한 추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사하는 과정을 거쳐 평생교육 학습모델을 개발하거나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나노디그리(온라인 단기강좌 수료증) 모델을 개발·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대 선택, 지인의 입학 권유가 주효
앞서 언급한 이유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방송대를 선택한 입학생들이 많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주변인의 권유로 입학의 문을 두드린 케이스도 있다. 
자녀의 권유로 만학도의 꿈을 펼쳐나갈 것이라는 김금자 학우는 올해 유아교육과 신입생이 된다. 김 학우는 “사실 컴맹이라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데 걱정이 앞선다”고 속내를 털어놓으며, 저 같은 학생들을 위해 전통음악과 같은 학과도 개설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보건환경학과에 입학한 B학우는 직장 상사의 권유로 방송대에 입학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이전 대학에서 공부했던 전공과 다른 일을 하다보니 업무 전문성이 부족함을 느꼈다. 그러던 찰나 방송대를 졸업한 직장 상사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방송대 문을 두드리게 됐다”며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면서 전문성을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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