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우리가 뉴스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소식이야 많을수록 좋으련만 현실은 꼭 그렇지도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바로 ‘가짜뉴스(Fake News)’의 문제다. 물론 가짜뉴스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사회적 현상의 하나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현대사회에서 더 심각해졌을 뿐인데 그것은 아마도 과학과 기술, 특히 정보와 통신기술 발달이 이 가짜뉴스에 터보 엔진을 달아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온 나라에 번져버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몸에 병균을 감염시키는 것처럼 가짜뉴스가 우리 사회를 감염시키고 있다.
공공연한 편견적 행위의 증가
왜 그럴까? 사회적 언론(Social Media)이 온상이 되어 양산되는 폭발적인 가짜뉴스는 바이러스처럼 우리 사회에 퍼져나간다. 누구라도 순식간에 자신이 범하지도 않은 범죄로 ‘무대’에 서게 될 수 있다. 우리는 각종 재화와 용역의 소비자로서 당연히 각종 정보의 소비자이기도 하다. 정보의 소비자로서 우리는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하여 우리에게 제공되는 공공연한 편견적 행위의 증가를 목격하고 있다. 이것이 가짜뉴스의 시작이다. 일반소비자들이 너무나도 다양한 매체가 쏟아내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정보가 뭐가 뭔지, 옳고 그름을 다 알 수 없다. 이에 더하여 심지어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신뢰해야 하는 지도자들까지도 이런 사회적 행태와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사회적 언론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대부분의 정보는 이미 우리가 동의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편집’된 것이다. 결국 자신에게 맞추어진 정보만 소비하게 되고 그것이 정보의 전부이고 또 그 정보가 옳다고 믿기 시작한다. 시간이 갈수록 마치 우리가 소비자로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골라서 소비하는 것처럼 아마도 내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보게 될 것이며, 이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실험에서처럼 그렇게 큰 고릴라조차 눈에 보이지 않는, 어쩌면 보지 않으려고 하거나 볼 수 없게 되지 않을까.
이것이 심화되면 심리학에서 말하는 소위 ‘확증편향 또는 확인편견’의 단계가 시작된다. 이제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의 신념을 확인해주고 확증해주는 정보만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게 된다. 일단 사람들이 이 가짜정보를 믿기 시작하면, 오히려 적확한 정보를 의문시하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과학적 증거조차도 의심하게 되며, 나아가 자신이 가진 정보와 다른 정보는 음모로 몰아세우게 되고 급기야 자신의 태도까지 바뀌게 된다.
문제는 이런 가짜뉴스와 정보가 우리의 인식과 태도를 변화시키고 그렇게 변화된 인식과 태도는 우리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학적 연구에서 드러나듯 가짜뉴스는 자연재해나 테러의 공격에 대한 실제 이야기보다도 더 빨리, 더 멀리, 더 깊이 퍼져 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구나 이런 현상의 대부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온라인의 가상세계에서 촉발되지만 현실에서 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테러의 추세 중 하나인, ‘외로운 늑대’ 테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터넷을 통한 ‘급진화’가 그 실례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정보에 의존해 중요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왜곡, 허위, 조작된 정보에 기초하여 의사결정을 한다면 정확한 결정을 할 수 없다. 그 결과, 우리에게 불필요한 물품구매에 불필요한 재정을 낭비하게 된다. 과장되거나 허위 사실로 불필요한 또는 필요 이상의 공포에 휩싸여 우리의 삶의 질을 훼손하며, 특정 국가 국민이나 인종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일삼게 하고, 특정 집단이나 인종에 대한 혐오나 공포를 갖게 하여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폭력을 가하기까지 하게 된다. 심지어는 국민의 직접선거를 왜곡시키고 나아가 민주주의 전체를 훼손하기도 한다.
심리적 백신 활용
우리 사회에 독버섯처럼 기생하는 이 새로운 가짜뉴스 바이러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 무릇 사회적 일탈에 대한 대책은 대체로 가해자 중심과 피해자 중심으로 나눌 수 있는데, 범죄와 같이 가해자의 범행 동기를 억제하는 것이 그 하나다. 통신수단의 발달로 1인 방송시대가 활짝 열린 요즘 가짜뉴스를 생산할 잠재적 가해자를 억제하는 범죄예방은 더 어려워지게 마련이고, 당연히 그 대안으로 피해자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방향으로 하여 피해예방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사회심리학의 고전적 이론인 소위 ‘접종이론’에 따르면 행동과학자들이 제시하는 일종의 ‘심리적 백신’을 활용한 ‘심리적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백신이 아주 약한 정도의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나면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만들어 주듯이 허위적, 아주 미미한 정도의 허구적 주장에 사람들을 예방적으로 사전에 노출시킴으로써 설득에 대한 심리적 저항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짜뉴스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기 위해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어떤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그 바이러스를 철저히 연구해야 하듯이, 가짜뉴스에 대한 보다 철저한 점검과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