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1대 총선 톺아보기

4월 15일 열리는 21대 총선이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번 총선에는 새로운 선거제도가 적용된다. 더구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위성정당, 연동형 캡 등 생소한 용어들까지 등장해 유권자는 매우 혼란스럽다.

독자들의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돕기 위해 최근『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출판한 조성복 교수(중앙대 독일유럽연구센터)를 <위클리>가 만나봤다. 조 교수는 오랫동안 연동형 선거제도를 연구했을 뿐만 아니라 국회, 정당, 대학 등에서 일하며 독일의 정치·경제 시스템을 우리 정치에 접목하고자 힘쓰고 있는 현장 연구자이기도 하다.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지난 2018년『독일 정치, 우리의 대안』이라는 책을 냈다. 마침 국회에서도 독일 선거제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도 높아졌다. 이와 같은 결과로 지난해 12월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였던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뀌었다. 이런 가운데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의 대다수가 준연동형 선거제도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복잡하게 바뀐 선거제도를 얼른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압축적인 분량으로 쉽게 서술한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유권자에게 연동형 선거제도를 제대로 알리고, 이들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게 굉장히 낯선 개념이다. 기존의 선거제도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가 따로 구분되어 있었던 과거 선거제도와 달리 각 정당의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수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어떤 정당이 30% 지지를 받았다고 가정하면 전체 300석에서 90석을 받는 것이다. 만약 이 정당이 지역구에서 40석을 얻었다면, 이 정당은 추가적으로 50석을 비례대표로 얻게 된다. 마찬가지로 10% 지지를 받은 정당(30석 당선)이 지역구에서 1석을 얻은 경우, 나머지 29명은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된다.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무엇인가

정당 득표율의 50%만을 연동해 의석수에 반영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정당득표율이 10%이면 일반적인 연동형에서는 300석의 10%인 30석을 얻지만, 준연동형에서는 그 절반만 적용해 15석을 얻도록 했다. 그래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부른다. 이것이 2019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선거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이다. 이에 더하여 정당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에 배정할 수 있는 의석수를 전체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0석으로 제한했다. 비례대표 적용의석에 상한선을 둔 것이다. 이를 흔히 ‘연동형 캡(cap)’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연동배분의석이 30석을 넘을 경우에는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30석으로 줄이게 되어 있다. 다만 이 준연동형 선거제도는 이번 21대 총선에만 적용되는 한시적 규정이다.

 

‘위성정당’ 설립의 문제와 같은 제도적 허점이 있다. 미리 막을 수 없었나

제도상의 미비점으로 위성정당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비례의석을 늘리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시행했다면, 위성정당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설령 제도가 미비했더라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위성정당을 불허했으면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선관위가 위성정당의 설립을 너무 쉽게 허용해 버렸다. 가령 미래한국당의 시도당 사무실 주소가 논밭에 위치한 외딴 창고였다든지,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위해 현역의원을 꿔주는 등 각종 편법이 난무하고 있는데, 위성정당을 새로운 정당이라고 보고 설립을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독일에서도 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당과 선거연합 등이 만들어지는데, 선관위는 그들의 정강이나 정책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 정당 인정 여부를 판단하며, 이러한 과정은 최소 3개월 이상의 시간을 두고 이뤄진다.

 

이 책에서 “연동형 방식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에 중복출마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중복출마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의 ‘비례대표’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비례대표는 기존의 비례대표와 그 의미와 역할이 전혀 다르다. 과거 우리의 선거제도에서는 수많은 사표를 발생시켜 유권자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이 점을 보완한 것이 연동형 선거제도의 비례대표다. 따라서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별도로 다른 사람으로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를 동시에 그 지역구가 속한 해당 권역의 비례대표로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것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전제로 한다. 지역구 후보가 당연히 비례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아무도 못 하고 있다. 비례대표의 몫은 따로 있어야 한다는 과거 선거제도의 통념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례대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위에 언급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무엇인가』나 『독일 정치, 우리의 대안』을 참고하길 바란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강하게 비판해 온 더불어민주당이 4개 정당과 함께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현실정치의 어려움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이 같은 선택에 동의하기는 힘들다. 미래통합당은 꼼수를 부려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달랐어야 한다. 원래 취지를 살려 유권자에게 지역구는 자신에게, 정당투표는 진보개혁진영의 정당을 찍어달라고 하는 좀 더 당당한 모습을 취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그러한 당당함은 모든 지역구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듦으로써 선거제도를 개혁하고도 선거제도를 바꾼 취지를 살리지 못하게 되었다. 선거 이후에는 진보개혁진영과 같이 연대해 입법 활동을 한다면 당당하게 나서고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본다.

 

향후 선거제도 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나

제대로 된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속히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 비중을 비슷하게 하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특히 권역의 설정은 16개 광역시/도에 맞춰져야 한다. 그래야 연동형 선거제도를 시행하는 취지와 비례대표의 지역 대표성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도입은 기존의 과도한 중앙집중 현상에서 벗어나 정치의 중심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우리나라에선 비록 국회의원 등 정치권에 대한 인식이 좋지는 않지만,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 현행 300명은 너무 부족하다. 이는 국회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2020년 정부 예산은 512조 원을 넘었지만, 이를 감시하는 국회 예산은 1조 원이 채 되지 않는다. 국회의원 개인의 권한은 막강할지 모르겠으나, 국회가 입법부로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은 대단히 미흡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독자를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라고 할 수 있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치가 변해야 한다. 현재 정치권의 상황에서는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을뿐더러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가 바뀌려면 먼저 정당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 거대양당 체제에서는 어느 한 당이 무엇을 하겠다고 하면 나머지 한 당은 무조건 반대부터 외친다.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마찬가지다. 반대를 해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게 되고, 그래서 다당제가 된다면 변화는 가능하다. 다당제가 이뤄지면 과반을 확보해야 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입법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지 다른 소수 정당과 의견을 조정하거나 타협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수당의 비정규직, 여성, 청년 문제 등의 아젠다도 실현할 수 있다. 우리가 다당제를 해야 하는 이유다. 다음 국회에서 제대로 된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뀌게 된다면, 거대정당을 제외하고도 30~40% 지지를 받는 3~4개의 정당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각각의 정당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정책이나 색깔을 명확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게 된다. 모든 정당은 자신의 아젠다를 국민에게 끊임없이 보여주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양극화 문제가 해소되면서, 우리 정치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준연동형 선거제 의석배분 방식]

<개요>

■ (1단계) 전국 단위 준연동(연동비율 50%) 방식으로 각 정당별 연동배분 의석수 산정
■ (2-1단계) 각 정당별 연동배분 의석수의 합계가 비례대표 의석정수(47석)보다 작을 경우 ☞ 잔여 의석에 대해 기존 의석배분 방식(병립형) 적용 배분
■ (2-2단계) 각 정당별 연동배분 의석수의 합계가 비례대표 의석정수(47석)보다 클 경우 ☞ 각 정당별 연동배분 의석수 비율대로 배분

1. 의석할당정당 배분 총의석 산정
◎ (연동배분 의석수 산정) 의석할당 정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얻은 득표 비율에 따라 산정한 의석수에서 해당 정당의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 수를 뺀 후, 그 수의 50%에 이를 때까지 해당 정당에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을 먼저 배분

2-1. 각 정당별 연동배분 의석수의 합계가 비례대표 의석정수(47석)보다 작을 경우
◎ (잔여배분 의석수 산정) 잔여의석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의 득표 비율에 따라 산정한 의석을 배분

2-2. 각 정당별 연동배분 의석수의 합계가 비례대표 의석정수(47석)보다 클 경우
◎ (조정 의석수 산정) 연동배분 의석수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정수를 초과할 경우 각 정당별 연동배분 의석수 비율대로 배분(초과 의석 방지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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