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방방톡톡]

나는 생각한다. 학교는 기회다. 그 기회에는 꿈을 이루기 위한 토대가 포함돼 있다. 다시 말해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내가 방송대에서 공부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며,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100세의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삼중당 문고본으로 나온 한 책에서 “인간은 던져진 존재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학문의 세계에 ‘던져진’ 한 청년이 전문대에 입학했다. 전문대에 입학한 이유는 세 가지다. 4년제보다 등록금이 저렴해서, 조기졸업하고 취업하려고, 노력은 했는데 성적이 안 나와서다.
부전공을 하기 위해 방송대도 다녔다. 등록금은 7만원, 그러나 이중학적이 되어서 자퇴하고 말았다. 전문대와 방송대를 다니면서 AFKN 미국 라디오 방송을 자주 들었는데, 묘한 감정이 생겨나곤 했다. 예컨대 모스코바 특파원이 전해주는 뉴스를 들으면 갑자기 모스크바 대학생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베이징 특파원의 목소리에 베이징의 대학생들을, 미국 기자에게서는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의 대학생들을 떠올리게 됐다. 
방송대 영문학과를 다시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하버드대 교수들의 추천도서에 동화(아동문학)가 포함돼 있었는데, 그 작품을 원서로 읽고 싶어서였다. 나는 그들과 경쟁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국내 대학생과 경쟁하다 보면 잘못하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나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학교 생활하는 학우는 못 보았기 때문에 ‘이거 혹시 내가 착각 속에서 사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들었지만 영국의 시인 T.S. 엘리어트가 “착각이라도 좋으니 자신 있게 인생을 살라”라는 말이 든든한 빽이 됐다.
방송대를 지원한 학우들의 계기는 모두 다 소중하다. 미국의 명사회자 오프라 윈프리는 “우리 모두는 활짝 피어나도록 만들어진 존재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간은 ‘꽃’이라는 뜻인가? 나아가서 방송대 학우들 모두가 언젠가는 아름답게 필 존재라는 의미인가? 마로니에 공원의 봄길을 거닐다가 만난 혜화동 교정의 목련꽃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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