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당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예일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행복’ 강좌를 ‘코세라’(Coursera)를 통해 온라인으로 무료 제공합니다.”
<CNN>은 지난달 23일 예일대 300년 역사상 가장 인기있는 과목 중 하나인 ‘행복’ 강의가 온라인에 풀렸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예일대 학생의 정신 건강이 피폐해져서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코세라 무료 강의는 통상 일주일간 제공되는데, 행복 강의는 기간 제약이 없다. 코로나19는 세계에서 가장 등록금이 비싼 대학 강의를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하면서 기존 고등교육 체계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동영상 강의, 실시간 화상 강의 등에 대한 국내 대학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해외 대학들은 이전부터 비대면 강의를 적극 추진해왔다. 온라인 강의를 비롯한 비대면 강의의 시초는 2000년대에 등장한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공개강의)다. 무크는 기존 대학의 강의실 수업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무크를 통해 수업 전에 강의를 들은 후 강의실에서는 토론식 수업을 하는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역진행 수업 방식) 방식으로 강의의 패러다임이 옮겨간 것이다.
무크, 대중들을 위한 아이비리그
전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온라인 공개강의인 코세라는 2012년 4월 스탠퍼드대 교수들이 설립했다. 예일대, 프린스턴대, 컬럼비아대 등 세계 120여개 대학이 인문·사회·자연과학·공학 등 분야의 강의를 제공한다. 하버드대와 MIT대가 공동 출자한 ‘에드엑스’(edX), 컴퓨터 공학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유다시티’(Udacity)가 연이어 문을 열며 무크 열풍에 불을 붙였다. 유럽에서는 영국 개방대(Openuniversity)의 ‘퓨처런’(Futurelearn)을 시작으로 2013년 11개 대학이 참여한 ‘오픈업에드’(OpenUpEd)까지 무크 전성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무크의 유용성에 대해 다프니 콜러 코세라 공동설립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아인슈타인이나 다음 스티브 잡스는 아프리카의 외딴 동네에 살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그런 사람에게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들은 기발한 생각을 떠올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평가처럼 무크는 대중을 위한 아이리비그를 열었다.
무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자격증 발급이다. 코세라와 에드엑스는 강의를 무료 수강할 수 있지만 자격증 발급에 따른 비용이 요구된다. 아리조나주립대를 비롯한 해외 몇몇 대학은 ‘크 2 Degree’ 제도를 운영한다. 학생은 오프라인 대학의 1/6 수준의 등록금을 내고 실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미네르바 스쿨, 미래 인재를 만들다
가장 파격적인 형태로 온라인 수업을 도입했다고 평가받는 대학은 2012년 설립된 미네르바 스쿨이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고등교육을 고민하던 미국의 벤처 창업가 벤 넬슨이 실리콘밸리 벤처 기업들의 투자를 받아 설립했다. 캠퍼스는 없지만 전 세계 7개 도시에 기숙사를 운영한다. 기
미네르바 스쿨의 모든 강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무크나 칸 아카데미처럼 모두에게 열린 플랫폼이 아니다. 미국 대학 연합인 KGI(Keck Graduate Institute)의 인가를 받은 4년제 대학이다. SAT나 ACT 등 표준화된 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에세이 쓰기, 수학, 논리·창의적 사고 등 자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신입생 200명을 모집하는데 올해 70여개국 2만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하다. 2020-2021학년도 기준 1년 등록금은 기숙사비와 식비를 포함해 3만1950달러다. 한화로 약 4000만원 정도다.
학생들은 4년 동안 부에노스아이레스, 런던, 베를린, 샌프란시스코, 서울, 타이베이, 하이데라바드 등 7개 도시를 번갈아 가면서 산다. 온라인에 구축된 수업 플랫폼에서 강의 자료를 선 학습한 후 실시간 온라인 토론 수업에 참여한다. 학생의 수업 참여도가 측정돼 교수가 소극적인 학생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 수업 중 소그룹 활동을 진행할 수도 있고, 수업의 모든 과정이 저장되기 때문에 학생의 복습도 가능하다.
또한 각 도시의 주요 기업과 인턴십을 진행하는 등 실제 협업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경험을 한다. 대도시 가운데 위치한 대학 건물들을 벗어나, 학생의 잠재력을 향상시켜 우리 시대가 직면한 가장 복잡한 문제들에 도전하게 만드는 고등교육 과정인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기술에 대한 논의만 활발할 뿐 고등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 세계를 무대로 살아갈 미래 인재에게 필요할 역량을 키우기 위한 고등교육 체제라는 점에서 미네르바스쿨이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