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큰 위기와 전환점에서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겠다는 심정으로 방송대 공부를 시작했다. 오래전 등록만 하고 중단했던 방송대가 떠올라 우선 입학부터 결정하고 접수를 서둘렀다. 지금 생각해 보면 힘든 시기에 왜 공부를 하기로 했을까? 하는 의문은 나 자신도 아직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는 종종 ‘칭찬 돌려막기’를 한다.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식당 음식 같다고 하고, 식당에서 먹으면 집밥 같다고 한다. 멋진 그림을 보면 사진 같다고 하고, 잘 찍힌 사진을 보며 그림 같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난 4년간의 방송대 경험은 어쩌면 교육 같지 않았던 교육이었다. 물론 방송대에서 받은 교육은 최고였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학과 교육 이외의 교육적인 요소였다.

1~3학년 대표와 교육학과 학생회장 그리고 전국연합회장을 거쳐 부산지역대학 총학생회장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방송대 교육학과의 주력상품인 평생교육을 실천적으로 경험해 온 시간이었다. 학과 학생회와 총학생회에서 행사를 기획, 준비, 실행하고 평가하는 과정은 평생교육사의 일상과 닮아 있었다.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 되려면 지식 전달을 넘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과 역량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비누의 성분과 제조공정을 안다고 해서 손과 얼굴이 반드시 깨끗할 것이라는 법은 없다. 

따라서 나는 방송대 교육을 ‘실천적 지식’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나에게 방송대는 무엇인가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1학년 때부터 주제로 등장한 과제는 ‘교육이란 무엇인가?’였다. 비슷한 과제를 접할 때마다 많이 고민했다. 초창기에는 정답을 찾는 고민이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찰적인 고민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나의 두 번째 방송대 교육 경험은 답을 찾기보다는 성찰하는 능력을 키워주었다.

나에게 방송대 교육은 ‘변화’이자 그 변화로 인해 생기는 ‘기회’다. 한 예로 학교에 입학할 때는 평생교육이나 평생교육사에 관심이 없었지만, 교육과정을 통해 관심을 두게 됐고, 지금은 직업전환을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이 모든 변화는 방송대 교육 경험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에게 방송대는 실천적 지식을 얻은 곳이며, 성찰의 능력을 키워주었으며, 또한 기회를 제공하는 실현된 교육의 장이었다. 이러한 경험이 모든 학우에게도 일어나기를 나는 바란다.
 
42대 부산총학생회를 시작하면서 내건 슬로건은 ‘The 뻔(FUN)뻔 리더, 부산총학!’이다. 첫 번째 ‘뻔’은 우리는 공부라는 뻔한 이유로 학교에 들어왔다. 그러니 뭔가 학업에 도움이 되는 일을 돕고 싶다. 최근 총학 주최로 엑셀 특강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계속해서 한글, 파워포인트, 미리캔버스 등에 대한 특강을 이어갈 생각이다. 
 
두 번째 ‘뻔’은 아무리 공부하러 들어온 학교이지만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 최대의 어려움은 ‘고립감’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뻔(FUN:Friendship, Union, Networking)한 공부하자고 외친다. 학우들의 교류를 위한 오프라인 모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며 함께 공부하는 학우를 만들고, 함께 연합하고, 선후배와 교수·학생을 그리고 지역과 지역을 연결해서 교류간격을 줄이는 일을 하고자 한다. 
 
마지막 ‘뻔’은 우리 대학의 모토가 ‘내 인생을 바꾼 대학’인 이문익?제42대 부산총학생회장(교육 4)것처럼 부산지역대학 학우 모두가 졸업 후 ‘와, 내가 방송대 안 왔으면 어쩔 뻔했나!’라고 감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에게 방송대 공부는 ‘변화’와 ‘기회’다. 인풋(input)이 없으면 아웃풋(output)도 없다. 공부는 변화를 불러오고, 그 변화가 기회를 만든다. 방송대 공부는 삶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