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위클리>와 문화교양학과 교수진이 공동 기획해 ‘교양과목 톺아보기’를 연재하고 있다. 교양과목 이해와 접근이 어려운 학생에게 분명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번 호에는 진보성 교수(문화교양학과)의 「동서양 고전의 이해」마지막 연재를 싣는다. 5월에는 김재형 교수의「세계의 정치와 경제」, 6월에는 남기현 교수의「한국사의 이해」해설을 게재할 예정이다.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제11장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철학을 얘기하면 회자되는 철학자들이 있습니다.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는 칸트, 헤겔, 니체 등과 함께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철학자입니다. 보통 쇼펜하우어를 염세주의자라 부르곤 하는데, 실은 생(生)철학[philosophy of life]으로 분류되는 반이성주의 철학의 원류로, 니체가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종일 붙들고 있었다던 책이 바로 쇼펜하우어의『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의지’와 ‘표상’을 자기 철학의 중심 개념으로 삼습니다. 우리 인간의 능력으로 세상에서 감지하고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표상이라고 한다면 의지는 이 세상의 만물을 있게 하는  바탕의 본질이자 근원적인 힘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쇼펜하우어는 착각이라고 합니다. 쇼펜하우어에 의하면 우리 인간은 맹목적인 의지로 인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삶이 고통스러워도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는 것은 이 ‘의지’ 때문입니다. 한편 의지는 다른 말로 욕망이라고 읽을 수도 있습니다. 절대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인해 현실 삶에서 인간은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 맹목적 의지의 지배와 고통의 세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가진 유일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의 욕구와 욕망에 따르는 삶을 벗어나야 합니다.  쇼펜하우어는 말합니다. “우리는 각자 서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모두 고통의 세상에 같이 사는 존재이다. 나와 너의 고통이 다르지 않음을 알아서, 나만 혼자 잘 살려고 발버둥 치지 말고, 모두 함께 사는 세상으로 나아가자.” 제12장 다윈 『종의 기원』인간과 생물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혁명적으로 바꾼 고전이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의『종의 기원』입니다. 생물체가 진화한다는 생각은 고대부터 있었습니다. 다만 너무 투박하거나 단순한 발상에서 출발했기에 그것을 인류와 생명 전체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다윈은 생물체의 진화가 자연선택을 통해 일어나며 지속한다고 주장해 진화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론체계를 제시했습니다. 생물의 진화에 대한 생각은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주변의 것들을 새로운 눈으로 관찰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다윈이 남아메리카를 여행하면서 섬의 동물과 육지의 동물이 어째서 다르게 생겼는지 의문을 품지 않고 당연시했다면『종의 기원』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의 같은 종에서 유래했으나 오랜 시간 변이의 과정을 거쳐 새롭고 완전히 다른 종으로 나뉠 수 있다는 생각은 기존의 지식사회나 종교계의 고루한 인식과 이해 방식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다윈은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경쟁 구도를 자연에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이른바 생존을 위한 투쟁을 통해 결과적으로 생물체들이 진화한다는 다윈의 생각은 어떠한 이념이나 도덕관념에 입각한 것이 아닙니다. 자연 속 생물체를 관찰하고 얻은 지식을 정리해 적절한 추론을 통해 진화에 대한 이론체계를 정립한 것입니다. 후대에 사회이론가들이 유럽 중심의 사고로 제국주의적 인종 차별과 지배를 정당화하는 사회진화론의 논리를 편 것은 다윈이 진화 이론을 체계화한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습니다.『종의 기원』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확실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점입니다. 제13장 마르크스 『자본』19세기 중반 이후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준 고전이 두 권이나 출간됐습니다. 다윈의『종의 기원』과 비슷한 시기에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는『자본』을 써서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운동 법칙을 해명하려 했습니다. 자본주의 세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자본의 물신성(物神性)을 드러냈습니다. 여기에는 인간과 사회 운용에 대한 총체적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역사와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는 철학의 일반적 문제의식으로 여겨지던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