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호 김민선 2025-03-07 10:52
“40~42대 학생회 주축, 청년 학우들에게 희망 전하겠다”
241호 최익현 2025-02-28 11:58
240호 윤상민 2025-02-14 11:58
239호 김민선 2025-02-07 13:29
“서구에 관한 기존의 ‘교과서적 지식’ 넘어서려고 했어요”
방송대출판문화원(원장 박지호)은 2025학년도 1학기에 신규 교재 10종을 내놨다.『옛 수필의 세계』(국문),『노동법 Ⅰ』(법학),『행동경제학』(경제),『쉽게 이해하는 법인세: 이론과 실무』(경영),『나눔의 예술』·『후배시민론』(사회복지),『의류소재염색』(생활과학),『학교교육과 청소년』(청교),『디지털교육』(유아),『서구지성사입문』(문화)이 그것이다. 특히 문화교양학과 2학년 과목으로 개설된 「서구지성사입문」은 역사학의 일부로서 정치사상사, 지성사를 조망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과목이다. 11명의 저자가 공동 집필했으며, 이우창 교수가 6개 강의를 진행하고 나머지 9개 강의는 이 교수가 해당 부분 집필자와 대담하는 방식으로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과목 개설자이자, 교재 대표 집필자인 이우창 교수를 만났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서구의 사상과 담론에 관해서는 여전히 너무 낡은 이야기들이 유통되고 있고요. 그것들을 갱신해 서구 근대를, 궁극적으로는 우리 세계를 좀 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는 것도 이 과목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과목 명칭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한편으론 왜, 지금 ‘서구지성사’인가?라는 물음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이 과목을 개설하신 이유, 목적이 궁금합니다 일차적인 이유는 지성사(intellectual history) 분야를 좀 더 많은 학생에게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현대적인 의미의 지성사 연구를 개척한 이들로 보통 “케임브리지 역사학파”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1960년대 이래 영국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점차 활동반경을 넓혀왔고, 2000년대 이후에는 미국과 유럽의 여러 학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요즘엔 이전까지 특별히 지성사 연구에 관심이 없던 학자들도 자기소개를 하면서 관심분야에 ‘지성사’를 추가할 정도입니다. 저는 10년쯤 전 박사과정 중에 우연히 지성사 연구를 처음으로 접하고 곧바로 그 가능성에 매료되었습니다. 문제는 한국어로 공부할 수 있는 자료가 너무 없고, 사람들도 지성사가 정확히 어떤 연구인지 잘 모르더라고요. 한국의 서양사·정치사상 연구자들은 주로 미국과 유럽의 동향에 관심을 쏟다보니, 영국 학계의 흐름에는 상대적으로 낯선 측면이 있는 거죠. 한 명씩 붙잡고 설명하다가 차라리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게 낫겠다 싶어 리처드 왓모어(Richard Whatmore)의 『지성사란 무엇인가?』(오월의봄, 2020)를 번역 출간했습니다. 대학원생이나 연구자에겐 반응이 꽤 좋았는데요, 아무래도 역사학 방법론을 다루는 책이다 보니 좀 더 넓은 독자를 위한 ‘입문’의 통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한 문제의식이 지성사 연구가 실제로 역사서술을 어떻게 바꾸었는가를 보여주는 「서구지성사입문」 과목의 신설로까지 이어진 거죠. 좀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서구 근대를 직시해야만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기분 좋은 사실은 아닐 수 있지만, 결국 오늘날 한국, 나아가 세계 자체의 변화나 위기를 설명하고자 할 때 서구 근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잖아요? 아쉬운 점은 한국 사회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서구 근대의 상(像)이 지나치게 낡고 피상적이라는 사실입니다. 관련 전공자로서 말씀드리면, 서구 역사학계는 지난 수십 년간 근대세계에 관한 기존의 통념을 바꾸는 연구가 놀라울 정도로 풍부하게 축적해 왔습니다. 그 결과 몇십 년 전까지 ‘교과서적 지식’이었던 것 상당 부분은 이제 더는 설득력이 없는 이야기로 비판받고 있죠. 문제는 한국의 서양 연구가 규모도 작고 지원도 부족하다 보니 이렇게 업데이트된 논의가 매우 제한적으로만 들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연구자가 적은 사상·담론의 역사는 서구 학계와 한국의 격차가 너무 커서 어디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를 정도예요. 따라서 이를 갱신하여 서구 근대를, 궁극적으로는 우리 세계를 좀 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는 것도 이 수업의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홍보 차 덧붙이면, 올해 2학기에 문화교양학과에서 새로 개설될 「인물로 본 근대」 과목도 유사한 목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문화교양학과 2학년 과목으로 개설됐는데, 문화교양학과 재학생이 아니어도 수강이 가능할까요? 교재 『서구지성사입문』은 교양 차원에서 일반 독자들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입니다! 처음 기획 단계부터 집필자 선생님들께 ‘방송대만이 아닌 전국 어느 역사학과에서도 교재로 채택할 수 있는 책’을 만들자고 말씀드렸죠. 문화교양학과 학생이 아니라도 사상이나 정신의 역사, 정치, 서양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재밌게 들으실 수 있지 않을까요? ‘이쪽에 관심은 있는데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걱정하시는 학우님들의 문의도 종종 받는데요, 「서구지성사입문」 과목은 당분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모두 서평 과제물로 진행할 예정이니 시험공부 걱정은 너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무엇보다도, 『서구지성사입문』 집필진은 지금 한국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로 이루어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진지하게요. 머리말에서도 밝히셨지만, ‘좋은 입문서를 쓰기라 상상 이상으로 까다로운 과제’일 것 같습니다. 교재 『서구지성사입문』도 여러 학자가 참여해 집필하셨는데, 이 책이 입문서로서 갖추고 있는 미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교재가 서구의 역사 전반을 부분적으로나마 조망할 수 있도록 고대 그리스부터 21세기 신자유주의·포퓰리즘까지 다양한 시대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교재 특성상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이번에 담지 못한 주제도 여럿입니다만(교재를 받지도 못했는데 벌써 6년 뒤 개편방향을 고민하고 있지요!), 이 정도의 시간적 길이를 한 권에 담아내는 지성사 입문서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처음이지 않을까 합니다. 두 번째는 한편으로 익숙한 통념을 바꾸면서도 독자에게 가급적 친절하게 다가간다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주제에 따라 때로 서술이 다소 밀도가 높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멀티미디어 강의는 좀 더 요점 위주로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교재 구성과 관련해 전체 15장(플라톤의 『국가』에서부터 냉전 이후 민주주의의 위기까지)으로 모두 11명의 학자가 집필에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필자가 참여해 지성사의 일관된 흐름을 읽어내기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서로 시각도 다양할텐데, 어떤 방식으로 교재 15장 구성과 같은 사상의 흐름을 잡아냈는지요 보통 정치사상사 교과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키워드를 정하고 그에 따라 사상의 역사를 쓰는 방식을 채택하는 편인데요, 그런 배치가 유용한 점도 있지만 지성사적 혹은 역사적 접근법이 갖는 풍부함을 살리기에는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시대가 달라지면 사람들이 사상과 정치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식도, 나아가서는 ‘정치’라는 범주 자체를 규정하는 관점까지도 변하곤 하니까요. 이 사실을 깨닫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그래서 일관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우선은 시대별로 주요한 주제와 흐름을 선별하고, 그 뒤에 실제 원고 집필·수정 단계에서 그것들이 느슨하게라도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 두고자 했습니다. 한두 개 주제로 전체를 관통하는 직선을 긋기보다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분리된 여러 주제의 결합체를 보여주는 게 좀 더 수강생의 지성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으면 너무 낭만적일까요?(웃음) 지성사를 다룬 기존의 책들은 정치사상을 중심에 놓고 접근했습니다. 정치사상을 다루지만, 사상의 역사이기에 ‘역사학’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정치사상사나 지성사 연구가 역사학과 밀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우리가 정치사상사나 지성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중요하고 까다로운 질문이군요. 지성사 연구자들이 사상을 역사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상이, 또 사상을 만들어내고 활용하는 사람들이 허공에 붕 뜬 존재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상가들은 각각 그들이 살아가는 시공간의 여러 요인과 상호작용하는 존재고, 그들이 남긴 말과 글 역시 그것이 속한 세계의 여러 요인과 연결되어 있는 대상인 것이죠. 따라서 지성사가들은 과거의 사상을 이해할 때, 또는 심지어 우리 동시대의 사상을 이해할 때도 그것이 어떤 맥락과 논쟁 속에서 어떤 전략과 의도를 위해 만들어졌는가를 보려고 하죠. 우리가 지성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바도 마찬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지성사적 감각이란 지금 우리 자신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말과 생각이 원래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는지를 질문하고, 그러한 말과 생각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능하게 또 불가능하게 만드는가를 이해하려는 태도와 거의 같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교훈으로 나아가자면, 요즘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내 편인지 아닌지,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인지 여부에 따라 너무나 쉽고 빠르게 판단을 내리도록 유혹받는 시대잖아요. 꼭 정치적인 주제가 아니라 해도요. 지성사가들은 그렇게 이미 정해져 있는 ‘나’의 관점에서 만사를 재단하는 대신, 설령 당장 거슬리고 동의할 수 없다고 해도 우선은 ‘남’의 주장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가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를 가능한 면밀하고 정확하게 헤아려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러한 태도에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미덕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의 견해에 휩쓸리지 않고 사태를 끝까지 바라보는 냉정함과 현명함,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감 같은 미덕 말이죠. 3월부터 방송대학보〈KNOU위클리〉에서도 교재 내용의 이해를 돕는 ‘서구지성사입문 연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단행본 교재와 달리 학보 연재에서는 어떤 점에 더 무게를 두실 예정인지요 일단은 원 교재에 비해 매우 한정된 지면에서 풀어나가야 할테니, 요점을 간결히 짚으면서도 짧은 지면 내에서 재밌게 읽히는 글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겠죠. 말씀드리고 나니 뻔한 답변입니다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사실 저는 각 필자의 개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편이라 대략의 목적과 유의 사항만 말씀드리고 지켜보는 편인데요, 그렇다 보니 저도 다들 어떤 글을 쓰실지 궁금합니다(웃음). 모쪼록 연재를 통해 더 많은 학우님께서 지성사를 향한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38호최익현2025-02-03 07:46
을사년, 방송대의 새 도전은 3월 1일자로 학과명을 바꾸는 세 학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광학과는 도시콘텐츠·관광학과(학과장 장호찬)로, 보건환경학과는 보건환경안전학과(학과장 한선기)로, 청소년교육과는 청소년교육복지상담학과(학과장 하혜숙)로 학과명을 변경한다. 새롭게 바뀐 이름으로 힘차게 학과를 이끌어갈 각 학과장 교수진을 만나 △학과명을 변경하게 된 계기와 추진 과정 △변경된 학과명에 담은 의미 △바뀌는 부분(새 교과목 런칭 등) △새롭게 또는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행사 △재학생, 신·편입생, 동문에게 전하는 당부와 학과장으로서의 각오 등을 물었다. 모두 새롭게 바뀐 학과명으로 어떤 변화들이 생길지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세 학과 학생 중 아직 등록을 망설였다면, 기사를 읽고 새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 보자!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도시콘텐츠·관광학과 ‘도시콘텐츠’와 ‘관광’의 만남이라니! 한껏 기대되는 학과명이 탄생하기까지 교수진의 고민은 깊고도 길었다. 외부적으로는 10여 년 전부터 학과가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4년제 대학을 중심으로 확산했고, 내부적으로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더 실용적이고 흥미로운 교과목에 대한 바람이 있었다. 결정타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직장과 집 그리고 휴가지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일과 여가의 경계도 허물어지면서 워케이션, 버추얼 투어 등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여행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새로운 변화의 촉매제가 나타난 것이다. 기존 관광학을 더욱 구체화, 확장화하는 방안을 찾던 중에 ‘콘텐츠’와 ‘도시’라는 키워드에 주목했다. 관광에서 도시를 뺄 수 없고, 사람들은 도시와 관련된 콘텐츠를 즐긴다는 분석에서다. 둘을 결합해 도시와 관광을 융합하는 ‘도시콘텐츠’가 탄생했다. 학과명 변경에 따른 신규 교과목 개발에도 한창이다. 「세계의 관광도시」는 문화·자연에 국한했던 관광을 도시에 초점을 맞춰 도시의 어떤 특성들이 관광자원화되고 있는 지를 들여다본다.「도시관광론」은 일명 ‘어반 투어리즘’ 또는 ‘시티 투어리즘’으로 불리는 도시 관광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도시콘텐츠」는 그 과정에서 도시가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확장해가는지를 살펴본다. 학생들의 요청이 많았던 「여행의 기술」이 개설되며, 타 학과 학생들도 교양과목으로 수강할 수 있게 준비되고 있다. 여기에 관광개발전략과 정책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부동산법제」, 「부동산공법」 등의 과목도 법학과, 경제학과 등과 연계해 제공한다. 지난해 학과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시작한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수거)을 전국적 행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13개 지역대학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동참해준다면 관광지에 여행, 답사를 가서 환경 보전도 생각하는 ‘정의로운 관광’, ‘책임있는 관광’을 실천할 수 있다. 플로깅 행사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10년, 20년 진행해 관광을 즐기는 것 이상으로 소중하게 대하는 국민이 많아지도록 도시콘텐츠·관광학과가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장호찬 학과장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새로운 변화에는 어렵고 불편함이 존재한다. 신규 과목이 열릴 때 관심을 두고 들어보고, 졸업 후 폭넓은 진로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강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보건환경안전학과 최근 보건 및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022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으로 산업현장에서의 안전 문제도 큰 이슈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보건·환경·안전 분야의 통합적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커지면서 학과 교수진은 그 부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 보건·환경·안전의 통합적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학과명과 교육과정을 점검하고, 안전 관련 과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였고, 기존의 보건 분야 및 환경 분야를 넘어서, 안전 분야까지도 중심축으로 하는 종합적인 학문 영역을 다룬다는 의미를 담아 학과명을 보건환경안전학과로 변경했다. 안전을 전공한 겸임교수를 3월에 초빙할 예정이고, 신규 교과목으로 3학년 2학기에 「건설안전보건」을, 프라임칼리지에「건설업에서 중대재해 위험 관리 실무」를 개설했다. 학과명 변경을 계기로 여름방학에 진행하는 가장 큰 학과 행사인 ‘전국 학생 연합 MT 및 보건환경안전 학술경진대회’를 보다 크고 다채롭게 추진할 예정이다. 방학 중에는 하계 실험·실습 특강을 통해 실험이 필요한 교과목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전국 각 지역대학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스터디 모임들은 학과명이 바뀐 올해에도 그 열기를 이어가며 보건·환경·안전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아갈 것이다. 한선기 학과장은 “올해 보건환경안전학과로 새롭게 거듭나게 됐다. 이번 학과명의 변경은 단순한 이름의 변화가 아닌, 보건·환경·안전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더욱 강화하고, 변화하는 시대요구에 발맞춰 나간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새로운 출발을 맞이해 학문적 성장뿐 아니라, 보건환경안전 전문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학과 구성원이 다 함께 노력하자. 변화는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시작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보건환경안전학과가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청소년교육복지상담학과 청소년 인구가 줄어들면서 청소년학계에 위기의식이 스며들었다. 수년 전부터 학과 교수진이 머리를 맞댔고, 기존 학과 명칭에서 청소년 교육이라는 포괄적 의미는 있지만, 구체적인 의미 전달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교과 영역에 있던 청소년 지도 교육, 청소년 보호·복지, 상담을 학과명에 드러내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청소년교육복지상담학과라는 명칭이 탄생했다. 새 학과명에 학생들은 환영하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존에는 ‘청소년 교육’에 집중된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졸업 후 교육(청소년지도사), 복지(청소년 보호·복지전문가), 상담(청소년 상담사) 등 어떤 영역으로 나가도 학과 이름이 뒷받침해 줄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변화는 커리큘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임 교수를 영입하면서 연도별로 새 교과목을 개발할 계획인데, 당장 2025학년도 2학기부터는 「청소년기관현장실습」 과목을 개설한다. 2027년부터 청소년지도사가 되려면 현장실습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것으로 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생의 전문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양과목을 줄이고, 전공과목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재정비한다. 전공에서 보완이 필요한 과목 중 유관 학과에 전공과목이 있다면 협력해 일반선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새로운 학과명하에 학과 발전 사업 행사인 청소년교육포럼을 비롯해 전국 한마음대회, 사례발표대회, 시연회, 공모전, 우수 스터디 경진대회, 학생회 임원 LT 등 학과 행사도 풍성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대학본부의 도움으로 역대급 홍보에도 나섰다. 하혜숙 학과장이 학과의 변화를 소개한 쇼츠 영상들은 4만 뷰를 넘는 기록을 세웠고, 학과 차원에서 다양한 SNS에 최적화된 카드뉴스를 제작해 학생회와 함께 알렸다. 덕분에 2025학년도 1학기 정시 모집에서 신·편입생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하혜숙 학과장은 “청소년 교육부터 활동지도, 보호·복지, 상담까지 전 영역에서 공부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학과이고, 학생들의 열정도 대단하다. 학과명이 바뀌는 걸 계기로 해서 이런 부분들이 더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학생들이 더 발돋움할 계기가 될 거로 생각한다. 청소년교육복지상담학과는 여러분의 꿈을 펼치기에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237호윤상민2025-01-18 13:40
“행복의 샘물은 타인의 마음에서부터 샘솟는 것” “행복은 반드시 타인을 필요로 한다” 을사년 새해가 밝았지만 정치적 혼란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어려운 경제 상황 등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들이 가득합니다. 방송대 학우들과 동문들이 맞이한 새해는 어떤가요?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들로 힘들다면 헬렌 켈러의 행복에 관한 명언을 추천합니다. “행복의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닫힌 문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우리를 향해 열려 있는 다른 문을 보지 못한다”라는 말인데요. 현재의 힘든 상황의 무게가 버겁지만 어려움에 빠져 있기보다 한 발짝 물러서서 주어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힘들수록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귀한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송대 학우들은 어떤 순간에 행복하시나요? 다양한 인물들이 말하는 행복에 대해서 들여다보면서 행복의 순간들을 보다 많이 느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고서정 기자 human84@knou.ac.kr 언제 행복하신가요? 기자의 경우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글쓰기가 아직 서툰 여섯 살 아들과 함께 새해 소망을 적을 때였다. 아빠 어깨 위에 올라가 말타기를 자주 하고 싶은 소망을 담아 종이에 ‘말따기 하기’를 연필심을 꾹꾹 눌러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적어 가는 모습을 보며 행복감을 느꼈다. 어쩌면 이렇게 작은 것에 행복해할 수 있을까? 장난감 크리스탈 메달에 환호하고, 100원짜리 동전을 돼지 저금통에 넣으며 행복해하는 아들을 보며 그 순수하고 예쁜 마음을 볼 때 덩달아 행복해졌다. 아이의 마음이 참 부럽기도 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아이의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한 순간을 보다 더 자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작가 박완서는 자신의 소설 쓰기를 ‘양말 깁기나 뜨개질만큼의 실용성이 없는 일’로 겸손하게 칭하면서 “누구를 위해 공헌하는 일도 아닌 일, 그러면서도 꼭 이 일에만은 내 전신을 던지고 싶은 일, 철저하게 이기적인 나만의 일인 소설 쓰기를 나는 꼭 한밤중 남편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면서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규칙적인 코 고는 소리가 있고, 알맞은 촉광의 전기스탠드가 있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술술 풀리기라도 할라치면 여왕님이 팔자를 바꾸재도 안 바꿀 것 같이 행복해진다”라며 ‘글 쓰는 순간의 행복’에 대해 수필집에서 소개한 바 있다. 혼자만의 방에서 글을 쓰는 대신, 남편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스탠드 불빛이 새어나가 남편이 행여라도 깰까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작가의 모습은 독자들의 마음마저도 행복하게 만든다. 방송대 학우와 동문들의 행복한 순간 방송대 학우들과 동문들은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낄까. 대학원 간호학과를 졸업한 최종녀 동문은 꽃과 식물을 키우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 “한겨울 눈 속에서도 피는 국화꽃, 매년 꽃을 피우고 있는 행운목까지, 제 주변은 생화꽃으로 늘 둘러싸여 있다”면서 “식물을 기르면서 새싹이 나오거나 꽃이 피면 기분도 좋아지고 살아있음을 느끼며 행복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사회복지학과, 국어국문학과 등을 졸업한 김삼곤 동문은 역사탐방을 즐긴다. 김 동문은 “여행을 준비하면서 사전 답사 과정에서 왕릉이나 문화 유적들을 방문하는 순간에 행복을 느낀다”면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더 알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봉사나 나눔에서 행복을 찾기도 한다. 40여 년 연극배우로 활동한 홍성수 전 일본학과 회장은 “배우로서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할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행복인 줄 알았다. 내가 한 일이 봉사나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덕분에 큰 도움이 됐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생면부지였던 누군가가 나로 인해 희망과, 웃는 얼굴을 되찾는 것을 보니 행복의 샘물은 내 가슴 속에서가 아니라 타인의 마음에서부터 샘솟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대학원 생활과학과를 졸업한 뒤 법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서재호 학우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마음 자세가 바뀌었다. 회사에서 중추적인 일을 맡아 신사업 추진을 하고 있고, 법학과 3학년에 입학해 선배님, 동기, 후배님들과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학습 경험을 나누는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 경기지역대학 법학과 수석부회장으로 법학과와 경기지역대학, 안양학습관 등에 봉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행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관계 슈바이처 박사는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지 말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살라. 그러면 자신도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교육자인 마틴 셀리그먼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은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교제 범위가 넓고 사회생활에 능하며 혼자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특징을 보인다. 자신 혹은 자신의 감정을 생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관심을 가지면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을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장석주 시인은 그의 에세이에서 “행복은 반드시 타인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통찰한 철학자는 장 자크 루소다. 행복이 타인을 필요로 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연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평론가인 츠베탕 토도로프도 “안타깝게도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타인을 필요로 하고, 타고난 불완전함이 우리의 정체성 자체를 규정한다”라고 했다. 우리는 과거의 실수를 후회하거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느라 현재를 불행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다. 마틴 셀리그먼은 “현재를 즐기면서 미래를 계획하고 과거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그렇기에 마음챙김(mindfulness)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음챙김은 요즘 심리학계에서 중시하고 있는 개념인데, 현 순간에 발생하는 정서, 사고, 감각에 대해 수용적·비판단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늘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앉아 있다면 의자에 닿고 있는 느낌에, 서 있다면 땅을 밟고 서 있는 느낌에 집중하고 충실히 느끼는 것이다. 심호흡, 명상도 매우 효과적인 마음챙김 방법이다. 행복하기 위한 조건은? 플라톤은 행복의 다섯 가지 조건으로, 재산은 먹고 살기에 조금 부족하고, 외모는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는 떨어지며, 명예는 자신의 생각보다 절반밖에 인정받지 못하고, 체력은 남과 겨루었을 때 한 사람에게는 이기되 두 사람에게는 지며, 말솜씨는 연설을 할 때 청중의 절반 정도가 박수를 치면 된다고 했다. 다섯 가지의 공통점은 모두 부족하고 조금은 모자란다는 점이다. 부족한 상태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도 행복이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많은 연구에서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긍정 정서, 삶의 만족, 활력, 낙관주의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우울과 스트레스에서는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감사는 부정 정서를 줄이는 효과보다 긍정 정서를 늘리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우호성이 높고 신경 과민성이 낮으며, 친사회적 행동과 지지적 행동을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평가됐다. 일상생활 속의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생활화하고, 감사 편지 쓰기, 감사 일기 쓰기를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약점을 강점으로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유명 작가가 된 소감을 묻자 “내가 못생겼기 때문에 「미운 오리 새끼」를 쓸 수 있었고, 우리 집이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다”라고 말했고, 해리포터로 유명한 조앤 롤링도 딸에게 읽어줄 책을 살 돈이 없어서 직접 딸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했다. 삶의 역경이나 불확실성에 맞서 일어날 수 있는 마음 근력을 확보해서 방송대 학우들이 행복한 순간들을 보다 만끽하길 소망한다.
236호고서정2025-01-10 13:25
사랑하는 방송대 가족 여러분!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이 순간,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25년은 을사년(乙巳年), 즉 뱀의 해, 그중에서도 푸른 뱀의 해입니다. 올해를 을사년이라 하듯이 모든 해에 대해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짝지어서 칭하는 것은 우리가 천간과 지지의 긍정적인 뜻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보다 밝은 내일을 꿈꾸도록 하고자 하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동양의 전통에서 뱀은 지혜와 변화, 그리고 끊임없는 재생의 상징으로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설과 신화 속의 뱀은 때로는 창조의 지혜를, 때로는 변화의 역동성을, 그리고 끊임없는 성장의 모습을 우리에게 일깨워줍니다. 새해를 맞아, 중국의 철학서『주역(周易)』의 구절인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이는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간다”는 뜻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변화는 익숙함을 내려놓고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고 때로는 두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뱀이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나듯이 우리 방송대도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혜롭게 변화하며, 교육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혁신을 통해 더 큰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뱀이 허물을 벗는 것은 단순한 변신이 아니라 과거를 바탕으로 성장과 재생을 준비하는 변화입니다. 우리 대학도 그동안 쌓아온 역사와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과 재도약의 길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대학의 50여 년의 원격교육 역사를 바탕으로 하되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원격교육 모델은 미래 교육의 핵심이자 필수조건이라는 것이 매우 자명한 사실이 됐습니다. AI 등 첨단 기술을 교육에 접목해 온라인 교육의 질적인 고도화에 집중해야 합니다. ‘공유’와 ‘협력’은 올해에도 여전히 핵심적인 화두입니다. 교육의 본질은 지식을 나누고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우리의 교육은 이미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해외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원격교육 노하우뿐만 아니라 교육과정도 공유함으로써 국내외 대학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 우리 대학이 글로벌 평생교육의 중심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변화와 발전은 관성에서 벗어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용기를 가질 때 가능합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미래 교육의 중심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를 통해 많은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여러분들의 헌신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용기와 도전정신, 그리고 헌신과 열정이 있다면 더 큰 비전과 희망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방송대 가족 여러분! 2025년 푸른 뱀의 해, 우리는 새로운 희망과 도약의 한 해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뱀의 지혜와 끈기 그리고 재생의 힘을 우리 대학의 에너지로 삼아 변화의 길 위에서 두려움이 아닌 기대와 확신을 가지고 우리 대학의 미래 가치를 더욱더 단단히 세우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을사년 한 해, 여러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우리 대학에도 더 큰 성과와 발전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5년 1월 2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고성환
235호최익현2025-01-03 22:04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봉준호 감독에게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긴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 배우는 이렇게 말했다. 방송대인도 마찬가지다. 연초에 금연, 절주, 외국어 하나 익히기, 주 3회 운동, 독서, 장학금, 졸업, 저축, 이직 등과 같은 계획이 분명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연말인 지금쯤 우리는 성공했어야 한다. 그런데 2024년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돌아보니, 성취한 것보다 이루지 못한 것이 더 많다. 왜, 우리의 계획은 번번이 실패하는가? 2025년 계획 세우기를 실패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계획이 번번히 실패하는 이유는?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해 다짐에 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32.1%가 새해 결심을 3일 이내에 포기했다.(2020.01.) 하루도 못 지킨 사람은 20.7%, 일주일 이내에 포기한 사람은 14.8%, 한 달 이내에 포기한 사람은 18.8%였다. 그러니까 총 86.4%의 직장인이 한 달 이내에 새해 다짐을 포기했다. 끝까지 새해 결심을 지켰다는 답변은 2.5%에 불과했다. 작심삼일도 아니고, 계획이 실패한 원인부터 찾아봐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 1년 만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신림동 전설 이형재 작가는 저서『나는 무조건 한 번에 합격한다』(웅진지식하우스, 2022)에서 계획 실패 원인을 △과도한 욕심 △초심자의 실수 △스스로를 과신하는 것 △ 계획 수정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구분한다. ‘과도한 욕심’과 관련해서는 처음 계획을 세울 때는 의욕이 앞서 현실을 보지 못하기에, 계획은 초반 의욕의 75~80%가 좋다고 조언한다. ‘초심자의 실수’에서는 스스로 경험치가 없다면, 하루 목표치를 너무 과도하게 설정하거나 적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스스로를 과신하는 것’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분야라고 해서 쉽게 이룰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계획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마지막으로 ‘계획 수정에 대한 어려움’에서는 첫 1~2주가 지나면서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할 때 ‘어차피 못 지키니 여기까지만 하자’라며 무너져 내리는 사람이 많은 이유로, 계획을 바꾸기를 싫어하는 마음을 꼽았다. 계획은 완벽할 수 없으며, 수정은 필수다. 계획을 수정하는 걸 두렵게 여기고 실패를 되풀이하기보다는 계획을 수정해 다시 실천해나가는 것이 좋다는 제안이다. 실패하지 않는 계획을 세우는 구글·인텔·MS의 전략 ‘OKR’ 그렇다면 실패하지 않는 계획 세우기는 어떤 전략으로 추진해야 할까?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다산북스, 2021)를 쓴 이소연 작가는 인텔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사용하는 목표달성법 ‘OKR’을 추천한다. 이 작가는 일본 대학 졸업 후 현지 취업해 10여 년을 보내며 번아웃을 겪는다. 출근을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병원 검사는 모두 정상. 유리 천장, 외부인에 대한 차별 등에 마음이 병든 것이었다. 그를 일으켜 세운 ‘OKR’에서 ‘O’는 목표(Objective)를 뜻하고, ‘KR’(Key Results)은 핵심 결과를 의미한다. O가 좀 더 근본적이고 질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꿈이라면, KR은 그 목표의 성공을 위해 사용하는 수량화된 기준이다. 이 작가는 개인 삶과 업무 목표 세우기와 구현하기에 OKR을 접목해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개인 목표 O로 이 작가는 ‘멋진 수영인이 되자!’를 설정했다. 핵심 결과 KR은 총 3개로, KR1은 자유형 500m 10분 안에 주파하기, KR2는 접영 연습 50km, KR3은 수영장 100번 가기 등으로 정했다. 이 후 할 일이 명확해졌다. 기록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스마트 워치를 구입했고, 1년에 100번 수영장 간다는 목표를 지키기 위해 주 2회 이상 꼬박꼬박 수영장으로 향했다. 점점 더 수영에 빠져들어 연말에는 주 4회 수영장을 갔다. 1년 후 핵심 결과 1, 3은 달성했지만, 2번 접영 연습량은 과도하게 설정했단 걸 깨달았다. ‘엉망진창’ 커리어를 바로 세우기에도 OKR은 도움이 된다고 이 작가는 강조한다. O를 ‘월요일 아침에 즐거운 기분으로 한 주 시작하기. 일본을 떠나, 자유롭고 혁신적인 사내 문화를 가진 직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 일하기’로 설정했다. KR1은 구직, 일할 수 있을 만큼의 영어 실력 갖추기(아이엘츠 점수 8.0 취득), KR2는 ‘링크드인에 이력 등록하고 외국계 회사에 10번 지원하기, KR3은 UX 디자이너 모임에 한 달에 두 번 이상 참가하기 등이다. 커리어 목표를 세우고, 추구해야 하는 정량 지표인 KR 달성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아주 작게, 지금 당장’ 시작하기 계획을 세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목표를 달성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OKR’을 충분히 이해했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실행에 옮길 시간이다. 이 부분에서는 독일의 광고 기획자이자 강연가, 라이프코치인 필리프 바르트가 『작은 시작의 힘』(와이즈맵, 2020)에서 강조한 내용을 참고해볼 만하다. 그는 ‘왜 꼭 오늘이어야 하고 내일은 안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을 가로막는 이유와 누구에게나 있는 미루는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 그리고 모든 계획을 이루게 만드는 건 다름 아닌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말한다. 언젠가 해야 할 일임을 알면서도 미루고 미루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새해 계획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그는 △반드시 이루고 싶은 미래에 걸맞은 명확한 목표 세우기 △목표를 달성으로 이끌 실천 계획 세우기 △산만함과 이별하고 집중하기 △‘아주 작게, 지금 당장’ 시작하기 △최악의 경우라는 두려움에 정면으로 마주하기 △계획을 끝마치고 습관을 형성하기 등과 같은 팁을 제안한다. 방송대생이라면, 2025년 새해 계획을 세우고 나서 미루지 말자. 바로 작은 실천으로 시작해 보자. 오늘 우리가 세상을 떠나지 않는 이상, 일을 미룰 내일은 또 오기 때문이다. 위대한 예술가 파블로 피카소 역시 “하지 못하고 죽어도 되는 일만 내일로 미루라”고 하지 않았던가. 시작을 방해하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시간이 없다는 변명도 하지 말자. 당장 사무실 의자에 앉는 터무니 없이 작은 일부터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획 실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기 부여’ 사실 계획 세우기는 시간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사람 수만큼 존재할지도 모르는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방법보다 중요한 건 바로 ‘동기부여’다. 세밑이니, 남들이 다 세우니, 그냥 보내면 허전할까 해서 세우는 계획이라면 아무리 멋지고 그럴싸해 보인다 해도 무용지물(無用之物)이다. 계획에는 자신만의 서사가 필요하다. 왜 내가 이 계획을 세웠는지, 어떻게 필요한지, 이 계획을 이루고 난 나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그 달라진 모습으로 다른 어떤 것에 도전할지를 아는 사람은 더 열심히 계획을 실천할 수밖에 없다. 계획을 세우고 지독하게 지켜나갈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바로 동기부여이고, 그것은 자신의 서사 안에서 창조해내야만 한다.
234호윤상민2024-12-20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