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사랑방포럼(공동대표 이경수·강상규)이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4』(방송대출판문화원 지식의날개) 출판을 기념해 3월 6일 오후 6시 30분부터 방송대 열린관 강당에서 ‘한국과 일본의 공존을 위한 네 번째 이야기’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에 출판된 4권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 학생들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던 야나기하라 기치베, 안중근을 존경한 일본 사람들의 이야기, 일본의 무장 가토 기요마사가 축성한 울산왜성과 구마모토성, 일본 사료와 지명에서 발견한 왕인의 발자취 등 ‘한국 속의 일본, 일본 속의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야나기하라 기치베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건너가 민족적 차별을 겪었던 조선인들을 지원했고, 특히 조선인 여자 유학생들을 후원했는데 조선 최초의 여류 화가 나혜석과 최초의 피아니스트 이애내 역시 기치베의 후원을 받았다. 정유재란 당시 울산왜성에서 조명연합군을 상대로 식수와 식량이 부족한 상태로 농성전을 겪었던 일본의 무장 다이묘 가토 기요마사가, 이후 구마모토성을 축성하면서 우물을 120개나 팠다는 이야기도 절실하게 다가온다. 지나간 과거는 지워지지 않지만, ‘한국 속의 일본, 일본 속의 한국’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의 목적은 한국과 일본의 공존, 즉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이다.

 

책의 의미를 두텁게 들여다본 발표와 토론
학술대회는 이러한 책의 의미를 좀더 두텁게 들여다보는 형태로 진행됐다. 일본학과 재학생으로 참여한 전인옥 방송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가 「다문화 예술교육과 일본 전래동요, 전래동화의 만남」(토론 우오즈미 야스코 방송대 교수)을, 도이 미호 한성대 교수가 「고슈인, 나만의 인연을 수집하다」(토론 이주영 자포니즘 연구가)를, 이혜영 방송대 강사가 「슈쿠바(宿場), 에도시대로의 여행」(토론 유혜준 방송대 대학원 원우)을, 지계문 한일비지니스컨설팅 대표가 「비지니스맨의 도전, 일본 기업연구 구상」(토론 박규훈 변호사)을 각각 발표했다.
발표자나 토론자 대부분이 방송대 일본학과 학부 또는 대학원과 인연을 새긴 이들이다. 특히 대학원 일본언어문화학과에 적을 둔 지계문 대표는 발표문을 토대로 석사학위 논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권 저자들을 대표해 “일본을 연구하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열린 토론을 통해, ‘일본을 깊숙하게 보는’ 시선을 넘어 ‘일본이 세상을 바라보는’ 내면의 영역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한일관계가 어려운 가운데 이렇게 네 번째 책을 내놓는 것은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과 스토리텔링이 유연하고 풍부해지는 것이야말로 한일 상호 간의 소통, 신뢰와 존중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라고 책의 의미를 매겼던 강상규 일본학과 학과장은 “오늘 발표를 들으면서 받은 느낌은 재미와 감동과 함께 우리가 큰 그림 속에서 어떤 깨달음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우리 동아시아포럼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이야기들을 만들어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깨달음 던져준 논의들, 계속 이야기 만들어가야
공동대표인 이경수 교수 역시 “오랜만에 열띤 발표와 토론을 경험했다. 10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었고, 많은 분들이 행사를 도와 성황리에 잘 마칠 수 있었다. 55명의 다양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청주, 광주, 부산, 요코하마, 마츠모토에서도 참석해 주셨다. 발표와 토론을 들으면서 오늘도 많이 배웠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한 학술대회는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9시 40분에야 마침표를 찍었다.발표와 토론, 방청석 청중의 질문까지 그야말로 열띤 분위기였다. 일본학과의 ‘사제동행’을 벤치마킹하려고 참석한 타 학과 교수들도 눈에 띄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