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자로서 저의 역할은 학우 여러분이

즐겁게 학업에 매진해 현장에서

어린이에게 실천할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3월은 어린이들에게 긴장과 설렘의 연속입니다. 태어나보니 이미 일원이었고, 구성원 모두가 자신에게 무한한 사랑과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던 ‘가정’이라는 사회에서 나아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전혀 모르는 새로운 사회를 접하게 되는 어린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두근거릴까요?


언젠가 처음 만났던 어느 날, 즐거워 보이면서도 긴장이 가득한 묘한 표정으로 “선생님, 저 머리가 펑 할 것 같아요!”라고 저에게 이야기했던 다섯 살 어린이의 실감 나는 표현이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넓고 새로운 사회. 아마 어른의 경우로 빗대어 본다면 나와 전혀 다른 말을 사용하는 외국인 집단을 처음 접해보는 것, 그 이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마음은 선생님도 못지않습니다. 올해는 어떤 어린이들을 만나게 될까, 그 어린이들의 발달과 성장을 위해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어린이들에게 교사로서 어떤 사람이 되어 주어야 할까. 한두 해도 아닌데 매번 새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선생님도 즐겁고, 긴장해 두근거리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아니 오히려 해가 지날수록, 교사 경력이 많아질수록 생각과 고민은 깊어져 갑니다.


교육은 학습자와 교수자, 즉 교육의 대상자들이 서로 필요한 것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과 상호작용이 전제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소통과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위해서는 교수자와 학습자가 서로를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를 알고 필요한 것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교수자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학문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가짐과 동시에 학습자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합한 교수를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교수자는 학습자가 누구인지 더욱 잘 알기 위해 노력하며, 전문 지식을 교류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거리의 접근성이 아닌 마음과 마음의 만남, 관심과 포용이 필요한 순간순간입니다.


유아교육의 학습대상자는 어린이입니다. 다른 어떤 연령의 학습자보다도 여리고 잠재력이 무한한 대상이기에 교수자의 사랑과 관심이 더욱 요구됩니다. 교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아와 교과 교육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함께 하는 어린이 개개인의 발달 상태를 파악하고, 현재 흥미와 관심은 무엇인지 관찰해야 합니다. 알아낸 것을 바탕으로 ‘가르칠 수 있는 순간(teachable moment)’을 찾아내고, 그들의 학습과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 지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린이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임과 동시에 무한하게도 개성이 강한 존재여서 그 개별성을 존중해야 하기에 늘 유아 교사의 교수는 어렵기도 합니다.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은 결국 다시 돌아가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입니다. 힘든 가운데에서도 어린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며, 그들의 반짝거리는 호기심과 재치를 사랑할 때, 힘듦도 잊고 더욱더 매진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방송대에서 교수자로서 저의 역할은 학우 여러분이 어려운 학업이지만 즐겁게 매진해 현장에서 어린이에게 실천할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 또한 여러분들과 함께 같은 유아교육자로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겠지요.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자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