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그리고 여러분! 오늘 이 행사는 제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닌 이래 최고의 행사였습니다.”

 

우리 지역대학 3개 학과를 졸업하고 관광학과에 재편입해 15년째 학구열을 불태우는 어느 선배가 마이크를 잡고 총학생회장을 향해 큰 소리로 말하자 선후배 및 동기들과 대화의 꽃을 피워가던 학우들이 모두 말을 멈추고 그 선배를 바라보며 함성과 함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 행사는 대전·충남지역대학 모든 학과 회장과 임원 그리고 총학생회임원 등 1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송별회와 환영회를 하는 자리였다. 우리 지역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추진한 행사였지만 뜻깊은 자리였다. 그간의 노고와 앞으로 학생회를 발전시켜 달라는 부탁이 모두 담겨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너나 할 것 없이 열띤 대화를 나누는 학우들을 보고는 눈물을 흘릴 뻔한 감동이 지금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제42대 대전·충남총학생회장을 맡아 학생회 활동을 시작한 것은 봄바람이 잔설과 틈새를 주지 않고 싸우는 2월이었다. 내 마음속에는 서서히 1년의 계획을 다잡고, 물감으로 서서히 색칠해 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커다란 돌덩이가 올려있는 것처럼 걱정에 걱정이 앞섰다.


우리 대전·충남지역대학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자가용이 없으면 학우들이 방문하기에는 멀고 먼 거리였다. 그것도 시내버스 노선이 1개밖에 없어 출석수업이나 기말시험 때만 학우들이 학교를 찾고 있으니, 학우들과의 소통은 물론 학교에 대해 홍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올해에도 학우들은 못다 한 대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봄기운과 함께 기대를 듬뿍 안고 대학 문을 두드렸지만, 그것도 잠시 지역대학과의 거리감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것은 당연하다.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출석수업과 기말시험에만 학교에 오고, 피치 못할 서류 발급 및 제출 시 행정실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학장님이나 총장님의 얼굴 한 번 못 보고 입학하고 졸업하는 학우들이 많았다. 동기간에도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여전히 그럴 것이다. 아마도 이런 점이 일반대학과 다른 점일 것이다. 여느 대학들은 비슷한 나이 또래의 학생들이 입학해 매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졸업하면 정도 쌓이고 인맥도 형성해 사회생활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받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방송대는 대부분 직장과 가정 그리고 공부라는 삼중고 속에서 대학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교양을 쌓기보다는 졸업장을 받으려는 학우와 시간적 여유가 있어 다른 학문을 공부하려는 학우들로 크게 구분되는 것 같다. 학우들은 내일의 과제물이나 기말시험이 먼저지 총학생회와의 소통, 나아가 학장님이나 총장님을 머리에 새겨두는 일은 부차적이다.


나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까지 추진해 온 금강체육대회와 임원 LT, 출범식과 총장배가요제 참가를 위한 금강가요제 등 연례행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가능한 많은 학우를 이들 행사에 초청해 지역대학과 학우 간에 소통과 인맥이 형성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고자 한다. 우리 총학생회에서 더욱 심혈을 기울여 열심히 할 것을 약속한다.


그리고 한 걸음을 더 나아가 ‘제42대 학과 회장 송별회 및 제43대 학과 회장 환영식’을 학과 회장과 임원 그리고 총학생회임원이 모두 참석해 축하해 주는 자리로 만들고 싶다. 또한 예산만 가능하다면 우리 지역대학 학우들이 모두 모여 ‘대청호 5백리 둘레길 걷기 대회’ 자연사랑 캠페인을 전개할 구상도 하고 있다. 대전·충남지역대학이 건재하다는 것과 우리나라 상수원의 젖줄인 수자원의 중요성을 전국에 알리고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