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호 김민선 2025-09-05 11:07
‘봉사’ 위해 참여, “학우들로부터 인정받을 때 보람”
261호 최익현 2025-08-29 11:12
260호 이현구 2025-08-17 12:19
259호 윤상민 2025-08-01 10:08
제49회 방송대문학상 공모전 마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방송대문학상은 5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데서 알 수 있듯 그 역사와 의미가 깊다. 등단을 목표로 한 이들에게는 ‘등용문’의 역할을 하고, 대학 재학 중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성찰의 창구로도 기능한다. 2년 전, 한 재소 여학우는 글쓰기를 통해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만났다고 위클리로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8월 29일(금) 마감하는 2025년 제49회 방송대문학상에 많은 학우들이 도전하기를 기대하면서, 응모작을 창작하고 있는 이들에게 ‘중간 점검’ 포인트를 공유하는 ‘방송대문학상에 도전하기’를 커버스토리로 준비했다. 방송대문학상에 도전해 당선의 영예를 얻은 학우들과 현역 시인, 소설가들의 조언을 담았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당선자들은 방송대문학상이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장’이 됐다고 입을 모으면서,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볼 것을 권유했다. 마감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올해 제49회 방송대문학상은 시, 단편소설, 에세이 등 3개 부문에서 작품을 접수하고 있다. 기존의 단편동화 부문, 희곡·시나리오 부문은 응모작이 해마다 줄어들어 공모전에서 제외했다. 시: 새로운 시선과 감각 그리고 문장 시 부문은 단편소설 부문이나 에세이 부문보다 분량 면에서 수월해 보여선지 매년 가장 많은 응모작이 몰리고 있다. 응모작이 많은 건 좋은 현상이지만, 습작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는 건 문제다. 제47회 방송대문학상 시 부문 예심을 진행했던 유형진 시인은 “일기와 같은 내용의 글에 시 형태의 행갈이만 해놓은 글들도 상당수 있었다. 일상적 소재 속에서도 발화자의 고유한 인식과 새로운 시선으로 포착된 문장이어야 시로 읽힐 수 있다”라고 당시 예심평을 남겼다. 시 부문에 도전하는 학우들이라면 유형진 시인이 말한 ‘고유한 인식과 새로운 시선’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당선작에 대한 평가도 참고하면 유용할 것이다. 제47회 방송대문학상 시 부문 본심 심사를 맡았던 김소연 시인은 당시 당선작을 두고 “시인이 자신이 쓰고 싶은 모티브를 어느 만큼 골똘히 상상하고 섬세하게 감각해 보았는지가 고스란히 배어난 작품이었다. 첫 행부터 마지막 행까지 군더더기 없는 문장은 물론이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깃든 리듬의 완급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대상에 몰입하는 태도와 물러서는 태도, 두 작용 모두를 균형 있게 갖췄다는 점도 눈에 띈다”라고 평했다. 단편소설: 경험과 상상력, 묘사와 퇴고 단편소설 부문은 200자 원고지 70매 내외가 기준이다. ‘플롯’이라는 소설의 구조 미학을 이해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70매를 써내려갈 수 있는 소설적 체력을 지녀야 한다. 지난 제48회 방송대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인 허석준 학우는 매일 A4 한 장씩 글 쓰는 것을 습관화했다. 방송대문학상에 당선된 것을 계기로 대학원 문예콘텐츠창작학과에 진학한 그는 후배들에게 이런 조언을 들려줬다. “단편소설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사 구조의 시작과 끝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점이다. 이야기가 중간에 흐트러지거나 끝맺음 없이 마무리되면, 독자의 기억에 남기 어렵다. 저는 보통 도입과 결말을 먼저 구상해 두고, 속을 채워가듯이 쓴다. 결말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으면, 중심을 놓치지 않고 흐름 있게 쓸 수 있어 도움이 된다. 특히 도입부는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한다. 첫 문단에서 이야기의 방향이나 긴장을 암시하지 못하면, 끝까지 읽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또 “문체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문장은 간결하고 논리적이어야 하며,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길면 독서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전개 과정에서는 시간적 전개에만 의존하지 말고, 회상이나 장면 배치에 변화를 주어 긴장감을 조절하는 것도 좋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번 꼼꼼하게 퇴고하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제47회 방송대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인 김태완 동문도 일기처럼 소설 쓰기를 7~8년 하면서 체력을 키웠다고 고백했다. 김 동문은 단편소설 부문에 도전하려는 후배들에게 ‘끝까지 쓰고, 그렇게 쓴 이야기를 거꾸로 읽어보기’를 강조했다. “이미 원고를 완성하신 학우님도 있지만, 이제야 비로소 단편소설의 첫 문장을 아슬아슬하게 쓴 학우님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저는 그런 학우님께 끝까지, 학우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 학우님이 결단코 손을 놓고 싶지 않은 그 주인공의 이야기를 어떻게든 마무리 지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마무리된 나의 이야기를 우리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발표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는 소설가 정유정의 이야기를 빌려와 ‘자신의 글을 거꾸로 읽는 것’을 퇴고의 좋은 팁으로 소개했다. 즉, 거꾸로 읽으면 생소한 느낌을 받고 그 생소함 덕택에 매듭이 묶이지 않았거나, 떡밥 회수가 되지 않았거나, 등장시켜놓고 깜박 잊어버린 인물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경험과 상상력의 관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방송대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심사위원을 지낸 한 중진 작가는 ‘경험의 빈자리를 채우는 상상력’의 중요성을 환기하면서, “경험은 소설을 쓰는 데 리얼리티를 살려주는 기능을 할 수 있으나 소설의 전부가 되어주지는 못한다. 모든 소설은 허구이고, 허구는 상상을 활용해 실제와 다른 변형과 변주, 새롭게 끼워넣기를 하는 것이다. 평소 세심하게 관찰하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기억 속의 이미지를 공간 안에 구축할 수 있는 묘사훈련을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에세이: 경험을 녹여내는 성찰적 글쓰기 방송대문학상의 독자성이자 특별함은 ‘에세이 부문’에서 찾을 수 있다. 자기성찰적 글쓰기인 에세이를 문학상의 범주에 넣고, 이를 학우들의 글쓰기로 일상화할 것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제47회 방송대문학상 에세이 부문 당선자인 유승본 학우는 에세이를 가리켜 “일상에서 경험한 희노애락의 장면과 지식 그리고 기능 등을 통해 색다른 느낌과 깨달음을 얻고, 자기성찰을 통해 삶의 형식을 재구성하는 글쓰기”로 규정한다. 흔히들 에세이를 수필처럼 ‘물 흐르듯 붓 가는 대로’ 쓰는 글로 생각할 수 있지만, 좀더 조직화된 글쓰기로 여기고 문학상에 응모했다고 밝힌 유 학우는 “글 전체를 하나의 인생, 하나의 현상, 하나의 가치관 등으로 정하고, 주제에 대해 가능한 한 깊고 폭넓은 관점에서 공간과 시간을 넓혀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영역을 쉽게 표현한다면 독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느 장르와 달리 에세이 부문은 매년 새로운 주제를 글감으로 제시하는 게 특징이다. 올해 에세이 부문 주제는 ‘내 인생을 바꾼 선택’이다. 제48회 방송대문학상 에세이 부문 당선자인 송명흡 학우의 경험담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48회 문학상에서는 공모 주제가‘시간’이었다.에세이는 자기 경험에서 소재를 찾는 게 기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그래서‘시간’이란 주제어를 큰 종이에 써 놓고,몇 날 며칠을‘시간’생각만 했다.저는 목적지 없이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가면서 습작을 구상하는 편이다. 그렇게 ‘시간’이란 단어에 주목하며 거기서 연상되는 단어들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파생되는 개념어들을 모으고, 거기서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개인적 경험과 사건들을 정리했다.그런 것들만 따로 모아 놓으니 어떤 것은‘스토리’가 되기도 하지만,또 어떤 것은‘텔링’에서 멈췄다. 결국‘서사’에 힘이 실려야 했다.다시‘사유’하기 시작했다.” 글은 고치면 고칠수록 좋아지기 마련이다. 송 학우는 초고를 마치고, 응모 전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수정했다고 귀띔했다. 또 하나, 그가 강조한 것은 ‘솔직함’이다. 에세이는 자기성찰적 글쓰기이기에 자신을 돌아보는 용기가 필요한데, 솔직하고 정직할수록 글은 힘을 지니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들 당선자들은 방송대문학상이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장’이 됐다고 입을 모으면서,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볼 것을 권유했다. 마감일인 8월 29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258호최익현2025-07-25 09:52
“돼지털? 디지털!” 20여 년 전 휴대폰 광고에 나왔던 이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의 우리는 첨단 IT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년층에겐 여전히 디지털은 돼지털입니다. IT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죠. 노년층은 현금 의존도가 높은데, 현실에선 현금을 받지 않는 상점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실물 신용카드 대신 휴대폰으로 신용카드 바코드를 보여주는 식의 결제를 선호하는 곳도 많아졌고요. 점원을 대신해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게 보편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부로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1천24만4천550명이 돼, 전체 주민등록인구(5천122만1천286명)의 20%를 기록하며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그만큼 대비가 필요할 때입니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방송대가 노년층을 포함한 학생들의 디지털 격차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컴퓨터 초보라서 입학 망설였지만 몇 학기 반복 학습하니 어느새 나도 당당한 ‘방송대인’ 대학 곳곳 조력자와 함께 해요.” 방송대는 고등평생교육을 수행하는 원격학습 방식의 국립대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디지털 격차 현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방송대 미래원격교육연구원(원장 이봉민)은 학생들 간 디지털 격차를 최소화하고 모든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탐색, 도출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방송대 정책방안 연구」(과제책임자 정혜령)를 실시했다. 방송대생의 디지털 능력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담겼다. 이 보고서는 고령학습자들이 호소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심층 인터뷰로 담아냈다. 고령일수록 ‘원격교육 방식’에 서툴러 실제로 앞선 조사에서 방송대의 원격교육 방식 때문에 입학 지원 당시 망설였다는 학생들의 응답도 있었다. 「2022학년도 재학생 실태조사」(과제책임자 서희정)에서 방송대 진학 결정을 어렵게 한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12.4%가 ‘원격교육 방식에 적응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를 선택해 8개 조사항목 중 3순위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 항목을 택한 비율이 높아져, 고령 학습자들이 이 같은 이유로 방송대 입학을 망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지난해 조사에서 진행된 심층 인터뷰에서 나온 응답들이다. 4학년 학우들의 신입생 시절 회고다. “처음에 컴퓨터 켜는 것을 누르니까 켜지는데 끌 줄 몰라서 코드를 뽑아버렸어요. 그랬더니 뭐 컴퓨터 헤드가 나가버렸다고. 급하니까 딸한테 얘기했더니 막 난리가 났죠. 안에 헤드가 다 이제 나가버리고 전부 다 제로가 돼버렸다고. 투덜투덜하면서도 새 걸로 사주더라고요.” -중어중문학과 4학년 70대 A씨 “나 혼자 이제 막… 마우스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막 혼자 소가 뒷다리 쥐 밟듯이 막 혼자 터득했어요. 그러다 뭐가 하나 되면 ‘이거 되네’ 했지요. 혼자서 ‘이거(과제물) 어떻게 보내…’ 하면서 키보드를 치는데요. 영어를 치려니 이제 잘 못 쳐요. 한 달 내도록 키보드를 이제 친 거야. 그러니까 손가락이 막 당기고 그랬어요.” -영어영문학과 4학년 70대 B씨 고령 학습자의 경우 학습에 대한 열망은 높을 수 있으나 기초적인 수준의 디지털 활용 능력이 부족한 경우, 본격적으로 학업을 시작하는 것조차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주로 동료 고령 학습자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해결하고 있었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던 고령 학습자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후배들을 돕기 위해 직접 그림 파일을 만들어 카카오톡 채팅방에 공유하기도 했다. 방송대인의 남다른 디지털 자신감 앞서 주목한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방송대 정책방안 연구」에는 방송대생의 디지털 능력에 관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들이 소개됐다.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이해도)를 다양한 측면에서 측정했는데, 디지털기기 이용 효능감 부분에서 방송대생들이 일반 국민보다 남다른 자신감을 지니고 있음을 수치로 확인했다. ‘더 많이 이용하고 싶다(방송대 90.5점. 일반 국민 72.6점, 이하 점수만 표기)’, ‘사용 방법을 빠르게 알아낼 수 있다(72.1점, 62.3점)’, ‘활용하는 데 자신이 있다(80.6점, 65.9점)’, ‘배우는 데 자신이 있다(86.5점, 68.9점)’ 등 모든 문항에서 일반 국민의 점수보다 높았다. 방송대생(2024년 기준)과 일반대생(2023년 기준)의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 조사 결과에서도 방송대생의 지표가 두드러졌다. 5개 부문 중 △디지털 숙련도 △탐색 및 검증 △디지털 윤리 부분에서 방송대생의 점수가 일반대생보다 높았고, △분석 및 활용 부문에서 근소하게 1점 이내 차이로 밀렸으며, △디지털 활용 학습 부분에선 방송대생들이 34.13점으로 일반대생 42.24점에 비해 크게 뒤졌다. 다만 이 조사에서는 60대 이상 집단의 점수가 디지털 리터러시 6개 영역(△디지털 숙련도 △탐색 및 검증 △분석 및 활용 △디지털 윤리 △디지털 활용 학습 △디지털 자기효능감) 모든 부분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전 연령대가 분포하고 있는 방송대생의 디지털 역량 수준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성된 일반대생, 그리고 일반 국민과 비교해볼 때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은 시사적이다. 원격대학 입학을 결정한 학습자들의 디지털 역량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방증이다. 더 나아가 방송대의 교육환경이 기초 수준의 디지털 역량으로도 충분히 학습할 수 있도록 이미 조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방송대생 간 디지털 격차가 크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연령이나 학업 수준으로 볼 땐, 디지털 격차가 벌어져 있음이 두드러지는 점 등을 유념해야 한다. 이에 따라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생들의 교육요구도 수준에 따라 다양해 이를 고려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학습 기회 곳곳에 열려 사회 전반에서 고령자 디지털 격차 문제가 심중하지만, 방송대의 경우 학교 자체가 디지털을 수단으로 한 학습의 장이라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방송대에 재학 중인 고령 학우라면 아마 디지털 학습을 각오하고 입학했기 때문에 이미 그것만으로 충분히 ‘스마트’해질 준비가 된 분들이라 할 수 있다. 방송대에는 디지털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길이 마련돼 있다. 학기 초 학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중앙도서관 과제물·정보 활용 교육 교실에 가보면, 공부법을 배우러 온 중장년층 학우들이 상당히 많이 참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과제물 작성법 및 제출하는 방법, 자료 찾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물론 배우려는 열정은 크지만, 이 자리에서 소개되는 기초적인 내용조차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학우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학우들이라면 슬며시 다른 조력자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입학 첫 학기에 배정되는 멘토의 도움을 받거나 지역 대학에 연락한다든가, 학과 학생회나 스터디에 가입해 선배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방송대 홈페이지에는 ‘인터넷 상담’ 서비스가 있다. 특히 고령 학우들에게 인기가 많은 서비스다. 미래원격교육연구원의 통계사업보고서인 「2024학년도 재학생 실태조사」(과제책임자 이솔비)를 보면 방송대 홈페이지 인터넷 상담 서비스는 모든 연령대에서 반응이 좋았는데, 70대 이상 학우들의 경우, 응답자의 29.2%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학기엔 컴퓨터 완전 초보 학습자를 위한 강의도 유노캠퍼스에 처음 공개됐다. 정재화 교수(컴퓨터과학과)가 강의한 「디지털 생존기 101: 한글에서 ChatGPT까지」다. 학점이 배정된 강의가 아니어서 재학생이라면 누구든지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강의 목차를 보면 윈도우11 실행에서부터 최신 기술인 챗GPT 활용법까지 초보 학습자의 수준에 맞춰 차근차근 배울 수 있다. 그 어느 곳보다 디지털 능력을 고양하기 좋은 곳이 바로 방송대다.
257호김민선2025-07-18 11:07
K2 스터디는 문화교양학과가 만들어질 때 결성된 5개 대표 스터디의 하나였다. 2004년 3월 문화교양학과가 처음 생기던 해, 강촌유스호스텔로 오리엔테이션을 가던 차 안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정상까지 완주하자 즉, 졸업까지 완주하자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붙인 스터디다. 이후 다양한 활동을 펼치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신입 회원도 줄고, 이왕이면 후배들이 더 좋은 스터디에서 공부할 수 있게 배려하자는 생각에서 선배 회원들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스터디룸 보증금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탁, 후배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되길 바란 것이다. 스터디를 이끈 동문 선배들은 4월 9일 고성환 총장을 찾아 발전기금 기탁식도 가졌다. 6월 14일 오전 10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K2 스터디 동문들을 만났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K2 스터디는 아쉽게 문을 닫았지만, 마지막까지 후배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K2 스터디는 졸업이라는 개인의 정상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하며 진정한 ‘정상’에 도달했다. 한때 학우들의 열정으로 빛났던 스터디가 방송대 역사에 길이 남을 감동적인 유산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바로 문화교양학과 소속 스터디 ‘K2’의 이야기다. 학습 공동체를 넘어, 학우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학교 발전에 이바지하며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은 K2.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스터디의 해체가 아니라, 진정한 학습 공동체가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남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K2’, 그 이름에 담긴 의미와 시작 K2 스터디의 이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K2’에서 따왔다. 이는 “졸업이라는 정상까지 함께 올라가자”라는 결연한 목표를 담고 있었다. K2 스터디 1대 동문회장인 민중근 동문(9기)과 2대 동문회장인 변원숙 동문(10기)은 “험난한 과정을 거쳐 정상을 향해 나아가되, 겸손함을 잃지 않고 언제든 내려올 수 있다는 겸허한 자세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창립 당시 참여 회원들은 서병선 1대 문화교양학과 학생회장(1기)을 비롯해 5~6명이었지만, 오랫동안 자체 스터디룸 없이 더부살이로 운영해야 했다. 스터디 현판 하나도 걸 수 없는 셋방살이의 서러움을 톡톡히 겪으면서 ‘자체 스터디룸’을 갖춰야겠다는 꿈을 키우다가 강동윤 동문(12기)의 룸 마련 기부금 100만 원을 시작으로, 2019년 권동명 동문(13기)과 살뜰한 살림꾼 이미정 동문(13기) 기수에서 마침내 K2 스터디 현판식을 하게 됐다. 기금은 졸업한 동문과 재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했다. 변원숙 회장은 “보증금을 내고 책걸상과 에어컨 구입, 인테리어 비용, 중개수수료를 내고 나니 마이너스 통장이 됐지만, 동문들이 재학생을 돕는다는 취지로 찬조할 때마다 조금씩 더 보태가면서 마이너스 통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K2 스터디의 운영 방식은 간단했다. 졸업한 선배나 먼저 공부한 재학생이 1학년 후배들이 낙오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게 6명이 각각 한 과목씩 맡아서 학습지도를 했다. 민중근 회장은 “당시 K2가 시도한 운영 방식을 보고, 다른 스터디에서 공부하던 많은 학우가 저희 스터디로 옮기고 싶어 했다. 이후 다른 스터디들도 K2 스터디가 하는 공부 방식을 따라 하기 시작해 신입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안내했다”라고 말했다. 학업을 넘어 삶의 활력소가 된 공동체 K2 스터디는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었다. 이곳은 회원들에게 학업적 지원뿐만 아니라 끈끈한 유대감을 제공하며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했다. 서병선 1대 회장은 “2004년에 문화교양학과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학생회 활동을 병행했는데, K2 스터디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K2 스터디가 아니었으면 아마도 저는 학교생활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스터디가 학업 지속에 큰 동기 부여가 됐음을 강조했다. 변원숙 회장은 K2 스터디를 ‘사랑과 졸업’으로 표현하며, 선후배 간의 봉사와 사랑 없이는 졸업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힘겹게 공부하고 이겨낸 사람들만의 특별한 ‘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민중근 회장은 K2 스터디를 ‘제2의 인생의 축복’이라고 표현하며, 스터디 동문회 결성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임주연 동문(16기)은 조리사라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문화교양학과의 다양한 과목에 매료돼 입학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 역시 문화교양학과와 K2 스터디가 ‘인생의 활력소’가 됐고, 늦은 나이에 다시 학교에 와서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K2 스터디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김미선 동문(16기) 역시 처음에는 사회복지학과를 염두에 두고 친구를 따라 문화교양학과에 입학했지만, 공부하면서 역사와 문화를 보는 인식이 달라졌고, K2 스터디 덕분에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졸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살뜰한 살림꾼 총무로 활동했던 이미정 동문은 2015년 어느 날 여고 동창회에 갔다가 방송대를 졸업한 동창들이 ‘방송대는 졸업하기 힘들어 어렵지만, 문화교양학과는 우리랑 너무 잘 맞는 것 같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는 집에 돌아와 학교 커리큘럼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2016년에 딸애가 고1이 되면서 만만치가 않았다. 그래서 그럼 엄마도 같이 공부를 할게, 이렇게 말하고 문화교양학과에 입학했다. 시험 기간에 같이 시험공부도 하면서 약간의 동질감을 가지게 되니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았다. K2 스터디에 정말 많은 애정을 쏟았다.” 그렇게 말하는 이미정 동문의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졌다. 그는 문화교양학과를 다니면서 성격이 굉장히 밝아졌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화교양학과’라는 이름에 반해 학과를 선택했다는 권동명 동문은 집이 목동 쪽에 있어서 처음에는 다른 스터디에서 활동을 시작하다가 입소문을 듣고 다니던 스터디 ‘몰래’ 가입 신청하고 면접까지 봤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애가 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늦게 가입한 K2가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저희 때에 비로소 뚝섬 서울지역대학 근처에 스터디룸을 가지게 됐다. 물론 동문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남의 스터디룸에서 눈치 보면서 지낸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스터디룸을 장만해서 집기를 들이고 내부 정리를 하면서 정말 기뻤다. 그게 엊그제의 일만 같다.” 영원한 유산,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기부 승승장구하던 K2 스터디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신입 회원 모집이 어려워지고 스터디 운영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이 만날 수 없게 되면서 소통이 어려워졌고, 이는 신입생 모집 부진으로 이어졌다. 결국, K2 스터디는 2019년부터 2025년 2월 18기가 졸업할 때까지 운영된 후 문을 닫게 됐다. 권동명 동문은 자신의 손으로 다듬은 K2 스터디룸을 2025년 2월 8일, 황승민, 최정순, 오미숙, 이미정, 김미선, 김은지, 변원숙 동문과 함께 ‘폐쇄’하고 모든 집기를 정리했다. K2 스터디는 활동을 마무리하며 학교 발전기금을 기부하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다. 권동명 동문은 “이미정 총무가 스터디룸을 만들 때 만약 스터디가 없어지면 보증금을 학교에 기부하자고 제안했고, 선배님들도 좋은 취지라고 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회원 대부분이 찬성해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민동근 회장과 변원숙 회장은 “후배들이 몇 명 안되는 스터디에서 고생하기보다는 차라리 더 좋은 환경의 스터디에서 공부할 수 있게끔 배려하는 것도 먼저 걸어본 선배들이 할 역할이라 생각하고 결정한 일이다. 스터디룸을 정리한 보증금은 얼굴은 모르지만, 더 많은 후배를 위해 학과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K2 스터디는 졸업이라는 개인의 정상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하며 진정한 ‘정상’에 도달했다. 이들의 아름다운 유산은 앞으로도 많은 학우에게 영감을 주며, 학습 공동체의 참된 가치를 일깨워 줄 것으로 보인다.
256호최익현2025-07-04 10:05
이른 장마, 치솟는 물가에 한숨 쉬어지는 요즈음, 학과장 교수진이
255호윤상민2025-06-25 18:07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총장 고성환, 이하 방송대)가 2025학년도 2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기간은 7월 8일(화) 밤 8시까지다. 신입생인 1학년은 4만1천510명을, 편입생 2학년은 3만9천220명, 3학년은 4만1천782명을 모집한다. 이 가운데 재입학생 모집도 눈여겨볼 만하다. 방송대 학사과정에서 제적된 학생이 제적 전의 학점 등을 인정받고 동일 학과에서 중단된 학업을 재개하는 것으로 잔여 학점 취득 등 졸업요건을 충족해 졸업하는 제도다. 현재 개설된 24개 학과에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대상은 방송대 학사과정 제적생으로, 현재 개설 학과에서 제적된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254호 커버스토리에서는 재입학의 의미와 실제로 재입학을 실천하는 동문 학우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젊은이들과 어울린다면 나는 노인이 아니다. 젊은 청춘이다. 그래서 방송대는 노년들에게 젊음을 가져다주는 회춘의 장소가 아닌가 싶다 - 11번째 학과에서 공부 중인 김상문 동문 잠시 시계를 2024년 4월 18일, 경남 진해시 이순신리더십 국제센터로 돌려 보자. 이날 전국총동문회 동문통신원단 연수와 전국회장단 간담회를 마친 뒤 고성환 총장과 손현례 전국총동문회장이 ‘모교 재입학 캠페인 상호협력 협약식’을 가졌다. 방송대 신입생 감소에 따른 모교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졸업한 동문들이 ‘동문 재입학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총동문회, 재입학 캠페인 펼친 이유 재입학 캠페인의 의미는 당시 고성환 총장과 손현례 회장의 말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고성환 총장은 “이미 졸업한 동문들이 전국 곳곳에서 모교를 위해 재입학 캠페인을 자청한 것은 학교로서도 무척 고마운 일이다. 학교와 동문이 더욱 단합해 지혜를 찾으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손현례 회장은 “재입학을 통해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을 추구하는 우리 동문들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함으로써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각종 행사에서 동문 재입학 캠페인을 벌이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동문회를 중심으로 재입학 캠페인이 시작됐다. 방송대학보〈KNOU위클리〉도 ‘KNOU광장’면의 ‘마로니에’ 꼭지를 ‘동문 재입학 캠페인 다시 뛰는 방송대인’으로 할애해 재입학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이 캠페인에 참여한 이들은 ‘발전기금 1만 원 기부 릴레이’ 취지에 공감해 원고료 가운데 일부를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남총동문회(회장 김철수)도 ‘동문 재입학 캠페인’을 확산하기 위해 의미 있는 시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철수 회장은 “경남총동문회장으로서 올해의 계획은 편·입학생 감소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대학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동문 재입학 운동을 추진해 모교 사랑 정신과 평생학습자로서 100세 시대의 새로운 꿈을 우리 대학을 통해 펼치게 함으로써 방송대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동문 재입학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공약을 내걸고 실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남총동문회의 ‘동문 재입학 운동’의 실천 방안은 이렇다. 방송대 4개 단과대학과 1개 학과 이상(4개 학과)을 졸업했거나 혹은 2025년에 한시적으로 3개 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4번째 학과에서 학업을 하는 학우에게는 경남총동문회가 ‘자랑스러운 방송대인’을 분기별로 선정해 상패를 수여한다는 것이다. 경남총동문회가 주관하는 ‘자랑스러운 방송대인’ 첫 번째 수상자는 은윤기 학우(71) 학우다. 은윤기 학우는 2007년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쉼 없이 재입학해 청소년교육과(2010), 유아교육과(2015), 교육학과(2018), 통계·데이터과학과(2025)를 졸업했으며, 현재는 생활과학부 2학년에서 평생학습자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틈나는 대로 주변 지인들에게 방송대 입학을 권유하고 있다는 은윤기 학우는 “지금 제가 일흔이 넘었는데도 유치원 배움터지킴이 2년 차로 근무하고 있다. 면접 때 방송대에서 취득한 유치원 정교사 2급과 보육교사 자격증이 도움이 된 것으로 안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 배움을 이어간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더 배워서 이웃과 사회 위해 살고파” ‘마음에 품었던 공부’를 겨냥해 재입학을 활용하는 동문들도 있다. 공부를 통해 이웃이나 사회에 뭔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크다. 정년을 앞두고 방송대 농학과에 입학한 이후 10년을 방송대와 함께한 전직 경찰공무원 조현권 동문은 농학과를 마친 뒤 관광학과를 거쳐 법학과에 편입학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젊은 청춘을 다 보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닌, 바쁜 경찰공무원 생활이었지만, 그 시절 다 못했던 법학 공부가 늘 머리를 떠나지 않아, 마음을 크게 먹고 지난 3월 법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배워서 남 주나’란 것이 있지 않나. 앞으로 배워서 남에게 더욱 베풀고 나누고 도움 주는 것 또한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였던 이혜선 동문은 지난 3월 영어영문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이 동문의 경우, 이번 영어영문학과 도전은 두 번째다. 오래전 그는 교사로 근무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 방송대를 찾았지만, 일과 육아를 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게 너무 어려워서 한 학기도 마치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이후 다시 관광학과에 도전해 졸업하고, 셰익스피어의 영문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재입학을 선택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방송대와의 만남은 새로운 꿈을 꾸고 그 안에서 삶이 더욱 행복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살아온 세월도 환경도 모두 다른 학우들이 모여 있는 방송대, 그들과의 만남 속에서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배우고 있다. 앞으로 2년 후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면, 수학으로 살아온 인생 한 부분과 영어로 살아가게 될 남은 인생에 취미인 음악을 합쳐 사회를 위해 살고 싶다.” 청소년교육과를 졸업한 박윤하 동문은 “졸업과 동시에 작은 꿈 너머의 꿈을 위해 어떤 성장이 필요한지 스스로 묻고,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다가 ‘건강’에 주목하게 됐다. ‘건강한 청소년’이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된 박 동문은 새로운 성장을 위해 다시 방송대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생활체육지도과였다. “재입학은 회춘의 기회다!” 젊은 학우들이 부르기에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재입학을 계속 선택하게 된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올해 광주·전남지역대학 입학식에서 최고령(85세) 최다학과(11개 학과) 학우로 소개돼 박수를 받은 김상문 동문이다. 1982년 방송대와 처음 인연을 맺은 그는 지난 2월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생활체육지도과에 편입학했다. 오랜 시간 ‘재입학’을 계속하고 있는 그는 “방송대라는 삼밭에서 젊은이들과 어울린다면 나는 노인이 아니다. 젊은 청춘이다. 그래서 방송대는 노년들에게 젊을 가져다주는 회춘의 장소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 “금년 2월에 졸업하고 그만두고 싶어도 마땅히 함께 놀아줄 친구들이 없어 두려웠다. 그래서 같이 놀아줄 젊은 친구를 찾아 생활체육지도과에 편입학했다. 편입학을 축하하는 후배들이 나를 반겼다. 그리고 나는 그들로부터 진정한 박수를 받았다. 젊은 학우들이 나를 부르기에 ‘그만두고 싶다’가 아니라 ‘다시 시작하고 싶다’로 마음이 바뀌었다. 그게 전부다.” 사정은 모두 다르지만, 재입학을 선택하는 학우들에게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 목적이 이끄는 삶은 늘 나의 존재 이유를 성찰하게 마련이다. 재입학 신청 기간은 오는 7월 1일(화)까지며, 재입학 승인 및 발표일은 7월 10일(목)이다.
254호최익현2025-06-20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