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출제 교수님들의 ‘해설’, 이보다 좋은 건 없다!
1학기 수강 신청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기말평가 시즌이다. 4월 중간과제물을 잘해낸 학우들이라면 기말평가도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위클리는 기말과제물 해설을 준비하면서, 출제 교수님들이 말하는 과제물 팁을 한눈에 모았다. 과제물이라고 지레 겁먹을 것도 없다. 출제 의도 파악, 본인의 생각을 글에 담기, 투명한 인용은 좋은 과제물로 가는 공통요소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서는 기말과제물 출제 교수님들이 강조하는 작성 팁을 정리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과제물의 출제 의도를 파악한 후 글의 기조를 세운 뒤 도서관을 뒤져서 자료를 모으고 글을 구성하면 끝. 말은 쉽지만, 이것만으로는 과제물을 흡족하게 완성할 수 없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야구 선수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공을 칠 수 없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도 딱 하나다. 욕심 때문이다. 잘 쓰려는 욕심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든다.” 『대통령의 글쓰기』(2014)의 한 대목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8년 동안 대통령의 말과 글을 쓰고 다듬었던 강원국 씨가 저자인데, 그는 뒤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한 줄 쓰고 나면 더 이상 쓸 말이 없다? 자료 부족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만으로는 글을 쓸 수 없다.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욕심내지 말자, 자료를 확보하자! 기말과제물을 제출해야 하는 학우들에게도 이 두 마디는 유용할 것이다. 이 말을 염두에 두고 과제물의 출제 의도를 파악한 후 글의 기조를 세운 뒤 도서관을 뒤져서 자료를 모으고 글을 구성하면 끝. 말은 쉽지만, 이것만으로는 과제물을 흡족하게 완성할 수 없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과제물 작성에도 상상력 필요 일단 교재를 읽고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교양 과목인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맡은 김재형 교수(문화교양학과)는 교재를 충실히 읽고 ‘자신의 문제로 생각할 것’을 주문한다. “국제적인 사건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결국 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민하고”, “우리와 무관하게 보이는 타인의 고통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동시에 우리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국제 질서의 변동이 실제로는 각 지역의 사람들의 집합적인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강조한다. 거시적인 문제일수록 사건과 사건의 연결점과 그것이 우리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상력과 함께 ‘성찰력’도 놓칠 수 없다. 교육학과 1학년 과목인 「생애발달과 교육」을 담당하는 정민승 교수는 과목의 목적으로 “강의를 모두 듣고 그 가운데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강의를 선정하는 작업을 통해, 생애발달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자신에 대한 성찰력을 제고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과제물 역시 이런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작성해야 하는데, 여기서 눈여겨봐야 하는 단어가 ‘성찰력’이다.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피는 힘’을 의미하는 성찰력은 문제를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 풀어가는 것과 연결된다. 「생애발달과 교육」의 또 다른 과제물 문항이 ‘나’를 중심에 두고 생애주기를 고려해 자신에게 필요한 발달과업을 추출해 보는 문제로 출제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감상문은 형식적인 구조 탈피해야 그렇다면 ‘감상문(소감문)’을 요청하는 과제물이라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생활체육지도과 1학년 과목 「체육학개론」의 박상현 교수는 “본 과제물은 전형적인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반드시 취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느낌이나 견해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귀띔한다. 감상은 철저히 개인적인 것이기에 형식적인 구조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문제 가운데 ‘체험 스포츠’를 선택했다면, 먼저 언제, 어디서, 어떠한 스포츠를 체험했는지를 서술하고, 체험 과정에서 느끼게 된 감정을 스포츠의 가치(신체적·정신적·심리적·사회적)와 연결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지식의 나열 아닌 자신의 언어로 물론 이 경우에도 ‘자신의 언어’로 과제물을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박상현 교수는 생활체육지도과 4학년 과목 「국제 스포츠의 이해」의 과제물과 관련해 이런 말을 잊지 않았다. “대학 교육에서의 과제물을 위한 글쓰기는 단순히 지식의 요약이나 나열이 아니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숙지하고, 제시된 과제에 대해 자신의 언어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숙지해 자신의 언어로 서술해야 한다는 지적은 사실 출제 교수들의 공통된 요청이기도 하다. 이는 무엇보다 표절 금지와도 연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국제 스포츠의 이해」과제물 해설에서 분명하게 가이드를 제시했다. “강의 자료실에 탑재된 강의자료(강의록) 및 시중 교재(한 권으로 읽는 국제스포츠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지만, 요약된 표를 그대로 과제물로 가져오는 것은 명백한 감점 사유다. 또한 무단으로 타인의 자료를 그대로 가져오거나, 학습자 간 표절률이 기준(80%) 이상일 때에는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다.” ‘자신의 언어로 서술한다’는 것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핵심 내용의 파악 여부가 전제돼 있다는 점이다. 통계·데이터과학과 3학년 과목 「데이터 시각화」를 담당하는 박서영 교수는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전달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해 간략하게 기술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 시각화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 교재와 강의에서 논의했던 개념을 참고해 평가한 후, 평가 내용과 이유를 정리해서 기술한다. 핵심 내용만 간략하게 적으면 되고, 답안이 길다고 해서 추가 점수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길게 쓴 글이라고 해서 추가 점수가 부여되는 건 아니라는 점, 꼭 명심해야 한다. 제작 과제물은 성실성도 평가 유튜브 영상 제작이나 패턴메이킹과 같이 직접 작품을 제작하거나 안전을 진단하는 과제물은 어떻게 하면 될까. 미디어영상학과 3학년 과목「1인 미디어 기획제작」을 맡은 권승태 교수는  “제작할 때는 고민하지 말고, 과제라고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재미로 즐겁게 만들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 역시 “과장되고 포장된 작품보다 진솔한 작품이 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또 기말과제물은 프로 같은 전문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서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했는지 바로 그 ‘성실성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생활과학부 의류패션전공 3학년 과목 「패턴메이킹」을 담당하는 류수현 교수는 참고 동영상과 자료를 꼼꼼히 살필 것을 주문했다. “실습을 직접 진행해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기에 실습 영상을 반드시 꼼꼼히 학습해야 한다. 특히 타이트스커트 제작 방법이 교재나 멀티미디어 강의와는 달리 안감이 없는 형태로 제작되므로 유노캠퍼스의 강의 공지에 게시된 참고 동영상과 참고 자료의 내용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참고 동영상에서 영상과 음성 지도 내용, 자막까지 꼼꼼히 잘 살펴서 과제물을 진행하길 바란다.” 보건환경학과 3학년 과목「산업안전」을 담당하는 김상령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 작업하는 분들의 의견 청취와 위험성 공유’를 강조했다. “인터넷이나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작성하면 안 된다. 기말평가는 실제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 화기작업, 밀폐작업, 위험성 평가기법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기에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실제 작업을 하신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위험성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

KNOU광장

수학 때문에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하여
수학(數學) 관련 교과목이 아니더라도 강의에서 중요한 개념을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설명할 때 수식(數式)을 사용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가장 많이 듣게 되는 피드백은 대부분 ‘수식만 나오면 너무 긴장된다’,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교과목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다’, ‘수학을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이 있느냐’는 부류다. 이 칼럼을 통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많은 학생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전공 교과목을 충실히 이해하는 데 수학적 지식이 필요한 전공은 생각보다 많다. 수학과 과학이 기본이 되는 이공계열의 전공 교과목은 물론이고, 상경계열의 전공 교과목을 충실히 이해하기 위해서도 수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모형을 이론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렬 연산과 벡터의 미적분, 그리고 확률·통계와 관련된 지식이 필요하다. 이런 지식이 없어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인공지능 모형을 구현할 수 있지만, 새로운 모형을 개발하고, 개발된 모형의 성능을 측정하여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지식이 필수적이다. 경제학에서 설명하는 ‘한계수입’ ‘한계비용’의 ‘한계’는 미분과 관련된 개념이고, ‘생산자 잉여’, ‘소비자 잉여’, ‘사회후생’은 적분과 관련된 개념이다. 미적분에 관한 지식이 없어도 이러한 개념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수요함수와 공급함수의 형태에 따라 미적분을 활용해야만 하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강의에서 이런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수식을 사용하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식이 나오면 긴장된다’, ‘수학으로 설명하니까 이해가 안 된다’라는 피드백을 받게 된다. 수학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학생의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데도 적절히 대비하지 못한 학교의 책임이 더 크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우리 대학은 고등학교 졸업 또는 이와 동등한 학력 기준을 갖추면 입학할 수 있는 학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전업 학생으로 입학하기도 하고, 이미 학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 계발 또는 커리어 전환을 위해 전혀 다른 전공으로 편입하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우리 대학을 찾는 사람도 있다.   입학하는 학생의 배경이 다양할 수밖에 없고, 전공 교과목을 충실히 이해하는 데 필요한 수학적 지식 역시 학생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충분한 준비 없이 전공 교과목에서 수학적 개념을 마주하게 되는 학생은 매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모든 지식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수학은 절대적인 시간을 투입하지 않고 지식을 키울 방법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자 경제학자로도 유명한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1903~1957)도 “수학에서는 무언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수학적 지식을 키우기 위해서는 익숙해질 정도로 자주 접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 대학에서도 수학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수학에 익숙해질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이 제공되길 바란다.

뉴스

“눈부신 오월의 광주여! 그 정신 간직하리”
제42대 전국총학생회(회장 백만복)가 주최하고, 제42대 광주·전남총학생회(회장 진성)가 주관하는 44주년 5·18 민중항쟁 추모제가 열렸다. 지난 11일, 가슴에 5·18 기념 배지를 단 총학생회 임원단·동문 90여 명이 광주 북구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40m 높이의 5·18 민중항쟁추모탑 앞에 선 백만복 회장의 분향에 이어 희생된 영령에 대한 묵념이 이어졌다.   햇살이 눈부신 이날 민주묘지를 돌아보는 동안 5·18 기념재단의 안내해설사가 동행해 장소에 얽힌 역사와 「님을 위한 행진곡」의 유래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용철 해설사는 “5·18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여러분이 알고 있는 5·18과 실제의 모습은 다르다”면서 “5·18은 과격 시위가 아니라 그 전부터 학생을 때리고 시민들을 잡아갔던 것에 대항한 민중 항쟁인데 아직도 부마 항쟁과 같은 항쟁과는 달리 광주라는 지역 이름을 넣지 않고 부르고 있다. 5·18 민주화 운동의 영문 안내에는 아직도 ‘uprising’(폭동)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 (중략) /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 / 겨우내 얼어붙었던 이 땅에 봄이 오면 / 소리 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 / 흰빛 꽃잎이 되어 / 우리네 가슴 속에 또 하나의 / 목련을 피우는 것을”과 같은 5·18 당시 중학생이었던 박용주의 시 「목련이 진들」 등 비석에 적힌 시를 감상하기도 했다. 이어 5·18 구묘지로 이동해 1987년 6월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고 이한열 열사의 묘소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묘소, 광주의 참상을 영상으로 전 세계에 가장 먼저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의 유품이 묻힌 장소 등을 방문했다. 앞서 광주·전남지역대학(학장 조승현)에서는 추모사, 추모시 낭독 등의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강상준 인천지역대학장은 “1990년대 초 제가 대학에 다닐 당시에는 5월에 광주를 오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웠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5월에 광주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여러 가지 난관이 있었기에 많이 힘들었다”면서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역사의 진보를 이어 나가기 위해 수많은 희생이 있었으며 남아 있는 이들 역시 오랜 시간 고통 속에 던져져 있었다는 것을”이라고 말했다. 진성 회장은 “5·18은 누군가에게는 폭동이고 누군가에게는 민주화 운동이며 누군가에게는 이웃들의 희생이었다. 오늘 행사를 통해서 여러분이 어떤 의미를 찾아가시고 그것을 통해 역사를 만들어 가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백만복 회장은 “44년 전 이 땅에 뿌려진 민주와 인권 그리고 자유와 평화를 향한 열망은 5월의 광주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으로, 그리고 전 세계를 향하여 힘차게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 제40대 국어국문학과 학생회장을 지낸 김은하 동문의 자작 추모시 「또다시 오월」 낭독도 눈길을 끌었다. “또다시 오월, 죽은 사람들은 말이 없지만 오월의 광주가 눈부시다”는 그의 시구(詩句)처럼 오월의 정신은 추모하는 이들의 마음에 남았다. 이후 행사 참석자들은 당시 주먹밥을 만들어 민주화 운동을 도왔던 시민들의 뜻을 되새기는 의미로 주먹밥을 함께 나눠 먹었다. 광주=고서정기자 human84@knou.ac.kr  

학습

국제적 관점에서 삶의 문제 고민하기
  세계의 정치와 경제 기말과제물은 학번과 관계 없이 A, B, C형 중 하나를 골라 작성하는 선택형입니다. 세 문제를 모두 작성하시면 감점을 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한 문제에 대한 답을 작성하셔야만 합니다.   A형은 교재 3장 ‘포스트 민주주의와 포퓰리즘의 부상’의 내용을 숙지한 후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서 생각해보십시오. 20세기 말 사회주의의 몰락과 함께 시작된 탈냉전의 결과 자유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적 정치’에 대한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불만의 이유 중 하나는 세계화 이후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됐고, 국가가 그러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가의 의지와 역량의 감소는 정치에 대한 효용성의 감소와 불신과 분노로 이어집니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나는지에 주목해 과제를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문제의 원인을 약화 혹은 제거하거나, 새로운 제도 등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현재 민주주의 위기를 설명하다보면, 그러한 위기를 불러오는 원인과 그 원인을 제거하는 대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B형은 교재 10장 ‘세계화와 스포츠’의 내용을 숙지하고 산업구조의 변화, 인종주의, 경제적 불평등, 도시의 변화 등과 관련지어 살펴보길 바랍니다. 스포츠는 정치 및 경제와 무관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밀접히 관련돼 있는 영역입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스포츠계의 모습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세계화의 결과입니다. 먼저,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스포츠의 관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스포츠 구단은 엄청난 수익을 내는 초국적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세계화 속에서 스포츠 구단이 초국적기업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변화한 스포츠 구단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이러한 변화로 선수, 팬, 자본과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세계화의 변화 속에서 소외된 집단들이 등장합니다. 소외된 집단들은 팬, 노동자, 유색인종, 구단 뿐 아니라 한 지역의 스포츠 리그를 포함합니다. 세계화 과정 속에서 소외된 집단들은 없는지, 어떻게 소외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 서술하시기 바랍니다.   C형은 교재 14장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건강 위협’의 내용과 교재 2~3장, 8장의 내용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자유로운 시장과 자본의 이동을 위해 다양한 국제 협약들이 맺어지고 그러한 협약들은 국민을 위한 정책보다 자본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게 됩니다. 특히 자본을 위한 국제 협약은 각 지역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초국적기업 역시 협약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국가의 보건 정책을 공격해 지연시키거나 약화시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에 대해 모색하시기 바랍니다. 작성 전 교재 1장을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세계의 정치와 경제는 국제적인 사건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바라보고 결국 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민하는 교과목입니다. 국제적인 정치 및 경제, 그리고 군사적인 질서와 우리의 일상이 관계를 맺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와 무관하게 보이는 타인의 고통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깨달음은 중요합니다. 동시에 우리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국제 질서의 변동이 실제로는 각 지역의 사람들의 집합적인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국제적 수준에서의 ‘사회학적 상상력’입니다. 사회학적 상상력에 기대 기말과제물을 작성하시다 보면 나의 확장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김재형 방송대 교수·문화교양학과    

문화

‘지질한 변태’ 역할 찰떡 같이 소화 … “40대 앞둔 지금, 연기가 재밌어요”
올해 서른아홉인 배우 변요한은 가장 바쁜 30대의 끝자락을 보내고 있다. 주연한 두 편의 작품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와 OTT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삼식이 삼촌」(감독 신연식)이 5월 15일에 동시 개봉, 공개된다. 두 작품의 홍보 프로모션이 중에도 이미 다음 영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감독 이종필) 촬영에 돌입했다.   대중이 변요한 배우를 인식한 작품은 드라마 「미생」(2014)일 것이다. ‘현장이 답!’이라고 외치는 파이팅 넘치는 영업사원 ‘한석율’을 보며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후 드라마(「육룡이 나르샤」(2015), 「미스터 선샤인」(2018)를 거쳐 영화계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데뷔작 「소셜포비아」(2015)는 그에게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을 선사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김윤석, 2016), 「자산어보」(감독 이준익, 2021)을 거쳐 이순신 3부작 중 2편인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2022)에 왜장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으로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변요한 배우는 스스로를 ‘힙합씬’ 출신이라고 소개한다. 영화계에서 힙합씬은 언더그라운드, 그러니까 ‘독립영화계’를 일컫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하고 독립영화만 30여 편에 출연하면서 연기 기초를 탄탄히 다져왔다.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변요한 배우를 만나 영화와 연기 인생에 대해 들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그녀가 죽었다」에서 ‘훔쳐보기’라는 악취미를 가진 ‘변태’ 공인중개사 ‘구정태’를 맡았습니다.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랑 완전히 반대인데요. 선택의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게 저의 또 다른 길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웃음) 농답입니다. 「자산어보」 작업을 함께 했던 PD가 대본을 줬어요. 정의롭지 않은데 재밌는 시나리오가 있다면서요. 읽어 보니 정말 재밌더라고요. ‘세상에 내가 맞춰야 하는가, 세상이 내게 맞추게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가 느껴지더라고요. 구정태는 세상에 맞추는 사람이고, 한소라(신혜선)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게 하려는 사람이죠. 그 시작부터 흥미로웠어요. 앉은 자리에서 두 번 읽고 바로 출연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한산」 이후 바로 참여하게 됐고요.   변태 연기를 정말 잘하신 것 같습니다. (웃음) 음흉한 변태 역에 딱 맞아떨어지게 연기하려는 게 제게 정말 재밌었어요. 대본을 보면 볼수록 범죄자라는 것이 정확하죠. 초반에는 관객에게 남을 관찰하는 취미를 가진 평범한 사람 정도로 인식되게 했는데, 중반부터 관객이 보기에 구정태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해야 했어요. 내레이션이라는 장치가 큰 도움이 됐죠. 제 노력도 있었지만, 디테일에 강한 김세휘 감독님의 디렉팅이 좋았습니다.   김세휘 감독님이 변요한 배우의 ‘찐팬’이라고 하더라고요. 스스로를 ‘성덕’(성공한 덕후)로 소개하기도 했고요. 감독님이 제게 애정이 있어서 캐스팅하신 거 같더라고요. 제가 힙합씬 출신이잖아요? 그러니까 영화계에서 힙합씬이라고 하면 독립영화계를 뜻해요. 저도 독립영화계 출신이고, 김세휘 감독님도 그쪽에서 오래 작업하다가 이번 영화로 상업영화 데뷔를 하는 거고요. 거기서 저에 대한 어떤 이야기들도 들으셨을 테고, 뭔가 에너지를 보신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 부분들을 이번 영화에 녹일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현장에 아무리 혼란이 와도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으로 배우와 스태프들을 이끌어주셨어요.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서요. 구정태는 SNS로 다른 사람을 스토킹하고, 고객의 집에 몰래 들어가기도 하죠. 그런데 변요한 배우가 연기한 구정태는 밉지 않고 귀엽습니다. 캐릭터 구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처음에 대본을 읽어보니 끝인상이 남는 영화더라고요. 평범하게 시작해서 점점 변태가 됐다가 마지막에는 범죄자로 끝나죠. 대본을 다 읽은 다음에 처음 생각한 건 ‘범죄자로 시작해보자’였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범죄자로 보이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중간지점인 변태로 해볼까? 했는데 이것도 안 맞았어요. 와, 구정태라는 인물이 정말 까다로운 캐릭터구나 하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시작하는 캐릭터를 평범한 사람으로 잡았습니다. 말은 안 했지만, 스릴러적인 부분은 신혜선 배우에게 다 맡겼어요. 김세휘 감독이 상상한 구정태는 친구가 별로 없었을 거라더라고요. 친구가 없으니 어릴 때도 개미만 관찰했을 거 같다고요. 그래서인지 성인 구정태의 집에는 거대한 개미굴이 있죠. 고객 집에서 빼온 사진들을 보관하는 창고도 있고요. 이런 캐릭터는 처음일 텐데 대본을 받고 기분이 어땠나요? 어항, 수족관이 있는 집은 있는데, 개미집을 벽 하나에 설치한 사람은 저도 처음 봤죠. 조사도 해보고, 개미 키우는 사람들을 보는 등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 이런 설정이 추상적으로 의미가 있더라고요. 개미집도 결국은 사회잖아요? 그 안에 규율이 있는 거고요. 죽은 개미가 저라고 생각했기에 독특하게 감정을 몰입할 수 있었어요. 그런 디테일한 장면들을 고안해낸 걸 보면 김세휘 감독님은 정말 천재입니다. ‘휘테일’이에요.(웃음)   구정태는 관음증이 있는 인물이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영화 주제가 숨겨져 있는 거 같아요. SNS를 통해 누군가를 지켜보는 시선과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등등이요. 우리 모두는 사회구성원으로 눈치를 보고 살아요. 좋은 눈치, 배려도 있죠. 구정태는 잘못됐죠. 선을 넘었잖아요. 영화에서 SNS로 표현된 부분은 ‘시선’의 문제라고 봤어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세상이 나를 바꾸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세상을 바꾸는 것인가 하는 문제죠. 저는 배우니까 직업적으로 사람들을 관찰해요. 연기할 때도 선배 배우들의 장면을 멀리서 관찰합니다. 이런 건 괜찮아요. 한 작품이 잘되어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향해 뛰어가는 팀이니까요. 그런데 너무 남의 시선을 타는 건 줏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반대로 너무 시선을 따라오게 하려는 건 나르시시즘일 수도 있죠. 둘은 어쩔 수 없이 공존해요. 너무 무시하면 꼭 사고가 나더라고요. 시선에 대한 관점은 평상시 잘 정리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변요한도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가요? 배우는 대중의 관심이 중요한 직업이죠. 사랑을 받아야 해요. 그런데 시선을 의식하다 보면 작품 선택이 자유롭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눈치는 안 보고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시선을 너무 의식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좀 더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 정한다거나, 역할 설정에 있어서 지키는 원칙이 있을까요? 어떤 작품이든 감독님들한테 정말 질문을 많이 합니다. 새벽에도 전화하고 아침에 눈 뜨고 전화하고.(웃음) 물론 그전에 허락은 받고요. 저는 시나리오를 쓴 사람도 아니고 연출도 아니니까 작품들의 세계관에 명확하게 들어갈 수 없어요. 그래서 감독님들에게 많이 묻는 편이죠. 그렇게 소통해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는 거고요. 하나 더 말씀드리면 어떤 역할이든 진심으로 하려고 합니다. 구정태가 죽은 개미를 들고 울 때도 진심으로 했던 것처럼요.   스스로를 관찰해 봤을 때 변요한은 어떤 사람인가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아직 어떻다 라고 규정하고 싶지도 않고요. 다만, 그냥 집중을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집중할 때 편협하지 않은 시선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집중한다는 건, 상대방도 제게 집중한다는 거겠죠? 그럼 둘 사이에 공간이 생기고,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지거든요.   연기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었죠. 관찰력도 뛰어나다 보니 기억에 남는 선배 배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선배 배우들은 사실 작품을 책임지는 간판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훌륭한 선배들이 많고, 또 무서울 정도로 강한 후배들도 많아요. 저는 「미생」의 한석율처럼 현장이 좋습니다. 아직도 배울 게 많죠. 구체적으로 어떤 선배에게 뭘 배웠다기보다는, 여러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노하우를 조금씩 관찰했어요. 지금까지는 깊게 파고 들어가고 싶은, 훈련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해왔던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 배우고 싶으니 더 깊이 들어가 보려는 마음이 컸거든요. 대충 고민하고 카메라 앞에 서면 절대 깊이 들어갈 수 없고 선배 배우들에게 민폐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40을 앞둔 지금의 저는 조금은 차가워지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열정을 가지고 덤비는 게 아니라, 휴식의 시간을 주면서요. 인간 변요한은 언제가 가장 행복한가요? 반려견 하루랑 있을 때죠. 또 제가 편한 사람들이랑 있을 때요.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해요. 오늘 하루 잘 보냈구나, 내일은 누가 나한테 연락할까? 궁금해하면서 사는 일상이 좋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고 좋다는 감정도 표현하면서요.   지금이 배우 변요한의 전성기인가요? 단 한 번도 지금이 제 전성기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요즘 들어 연기가 더 재밌어요. 재미는 편협되지 않은 시선으로부터 오는 자유에서 느껴집니다. 30대 후반인 저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 더 배우고 수련해야겠죠. 40대가 되면 진짜 제 모습이 나올 거 같아요. 시선이나 관계 정리도 좀 알고, 옳고 그름을 더 명확하게 아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커버스토리

  • 추락하는 성인 독서율 … 1년에 책 몇 권 읽으세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발표했다.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은 10명 중 6명이나 됐고, 독서량과 도서 구입량 모두 곤두박질쳤다. 소득이 적을수록 책을 덜 읽는다는 ‘독서율 양극화’도 심해졌다. ‘너무 많은 책들이 우리를 무식하게 만든다’라는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의 말을 변명으로 삼는다 해도 한국인의 독서실태가 심각한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독서인구의 감소는 출판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10호 커버스토리에서는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분석하며 독서의 의미를 짚어본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성인 10명 중 4명만 독서 「국민독서실태조사」는 1994년에 시작한 국내 유일의 종합 독서지표 조사로 2년마다 시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2022년 9월 1일부터 2023년 8월 31일까지, 성인 5천 명(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학생 2천400명(초등학생(4~6학년)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동일 설문 문항으로 조사했다.   먼저 성인의 지난 1년간 종합 독서율은 43.0%로 나타났다. 종합 독서율은 최근 1년 내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중 1권 이상 읽은 비율을 의미한다. 최근 10년간 성인의 종합 독서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72.2%에서 2023년 43.0%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1994년 실태조사 실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조금 더 자세하게 연령 별로 들여다보면, 성인의 경우 종합 독서율은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2021년 대비 하락했다. 고연령대(60대 이상)일수록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대의 종합 독서율은 74.5%, 30대는 68%였지만, 40대는 47.9%, 50대는 36.9%, 60대 이상은 15.7%였다. 고연령대의 종합 독서율 하락의 주요인을 보고서는 ‘건강(눈이 침침해져서)’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대에서는 전자책 독서율이 종이책 독서율을 크게 앞질렀다. 젊은 연령대가 책을 많이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20대인 송지수 서울지역 무역학과 학생회장은 “자기계발에 대한 열망이 있고, 스마트 기기 활용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갓생’(영어 ‘God’과 한자 ‘生’이 합쳐져 부지런한 삶을 뜻하는 신조어)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듯이, 이들은 자기 삶과 능력을 성장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e-book 리더기와 같은 스마트 기기의 보급으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독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책 읽는 성인은 1년에 종이책 1.7권, 전자책 1.9권, 오디오책 0.3권 등 총 3.9권을 읽거나 들었다. 성인 독서자라고 해도 1년에 채 4권을 읽지 않는 셈이다. 매일 책을 읽는 성인은 1.3%에 불과하며, 일주일에 한두 번 읽는 성인은 15.9%, 한 달에 한두 번은 14.8%, 몇 달에 한 번 읽는다는 성인은 11%였다.   소득에 따라 독서량도 달랐다. 월평균 200만 원 이하 소득자의 종합 독서율은 9.8%로, 월평균 500만 원 이상 소득자의 54.7%와 비교해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른바 독서율 양극화 현상이 더욱 고착되고 있다.   반면 학생 대상 결과를 보면 그나마 안심이 된다. 종합 독서율은 95.8%로 학생 10명 중 9명 이상이 책을 읽었다(교과서·학습참고서·수험서는 미포함). 2013년 종합 독서율 96.8%에 비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2021년 91.4%가 최저치인 점을 감안하면, 10년간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학생 독서량은 종이책 26.2권, 전자책 7.8권, 오디오북 2권으로 1년에 36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 시간도 평일 평균 46.3분, 휴일 평균 46분으로 비슷했다(종이책 기준). 매일 책을 읽는 학생은 17.9%, 일주일에 한두 번 읽는 학생은 31%, 한 달에 한두 번 읽는 학생은 24.7%, 몇 달에 한 번 읽는 학생은 22.3%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은 4.2%에 불과했다.   보고서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성인의 종합 독서율은 지난 10년간 지속해서 하락했지만, 학생은 2021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성인 종합 독서율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학력 및 가구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높았다. 학생 종합 독서율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학년이 낮을수록 높았다.   성인 67.3%와 학생 77.4%가 ‘풍부한 정서와 감성 발달’, ‘정보 수용과 해석 능력 향상’, ‘전문 지식의 습득’ 등을 이유로 들며 ‘독서가 삶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하지만, 본인의 독서량에 대해서는 성인 71.9%, 학생 52%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독서하지 않는 이유? ‘바빠서’가 1위 그렇다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서자 성인의 독서 장애 요인은 △일(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 △다른 여가·취미 활동을 해서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 △시력이 나빠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아서 △독서가 재미없어서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0대 초반인 김현지 통계·데이터과학과 연합회장은 ‘시간이 없다’는 대답은 ‘핑계’라고 일축한다. 대부분의 방송대 학우들은 직장 일과 가사,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전공·교양 도서를 읽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처럼 디지털 기기가 발전한 시대에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태블릿으로 책을 읽거나, 그마저도 어려운 환경에서는 오디오북으로 꾸준히 독서하고 있다. 다만 1년에 몇 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부담될 수 있으니, 독서를 즐기듯이 하는 마음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독서 장애 첫째 요인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였다. 보고서는 독서 습관 부족보다는 시간 부족으로 인해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증가했고, 비독서자의 경우 독서 흥미 고취를 통한 습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가정에서는 자녀가 어릴 때 부모가 책을 읽어 주는 활동이, 학교에서는 독후감, 서평 등 글쓰기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독서지도가 학생 자녀의 독서 습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해당 나이의 자녀를 둔 학부모인 방송대 학우들이라면 눈여겨볼 대목이다.   하혜숙 청소년교육과 학과장은 “일상에서 자녀 눈앞에 스마트폰이나 패드를 놓고 좋아하는 영상을 틀어주는 장면을 흔히 목격한다. 부모들은 이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하는데, 결국은 편한 식사나 담소 즉, 부모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평소에 이렇게 하면서 책을 읽으라고 잔소리하는 것은 효용이 없다. 자녀의 발달 수준에 맞는 적절한 책을 선정하고 자녀가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며 독서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문들에 대해 대답도 하고,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소감을 나누고 독후감도 작성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스마트폰 영상을 틀어주는 것보다 번거롭다는 것이다. 기억하자. 아이들은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부모가 하는 대로 한다’”라고 조언했다.   독서 목적은 ‘마음의 성장(위로)을 위해’ 책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의 24.6%가 ‘마음의 성장(위로)을 얻기 위해’ 독서를 했다. ‘책 읽는 것이 재미있어서’(22.4%), ‘자기계발을 위해’(21.4%), ‘일이나 학업에 필요해서’(10.6%) 순이었다. 흥미로운 지점은 독서의 주된 목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2021년 조사에서는 독서의 주된 목적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으려고’(26.9%)와 ‘교양과 상식을 쌓으려고’(20.3%) 등 지식 목적이었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흥미 및 내적 성장’을 위해 독서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신현욱 영어영문학과 학과장의 조언이다. “종이책 자체 그리고 책 한 권 전체에 대한 오롯한 충성도는 세상의 복잡다단한 발전에 따라 줄었을지 몰라도 책이 독점적으로 맡던 다양한 역할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었다고 할 수 없고, 어쩌면 놀라울 정도로 늘어난 면도 있다. 그에 부응하듯 세상에는 ‘읽을거리’들이 넘쳐난다. 그렇다면, 책만을 대상으로 몇 권 읽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좋지만, 마음의 성장을 위해, 자기계발을 위해, 독특한 취미와 재미를 위해 어떤 책, 영화, 영상들을 ‘읽고’ 있는지, 더 나아가 그것들을 활용해 자신만의 어떤 포트폴리오(책)를 구성하고(‘쓰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독서실태조사’에 늘 야단맞으면서 어떻게든 핑계를 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지 않으려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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